애피타이저 놔드릴게요. 제목은 '결핍'입니다.

글 읽는 시간, 1분. #12

by 글민

"분모자는?"


"넣어."


"오케이, 이대로 시킨다."


회사에서의 점심 식사 이후, 9시간째 공복.

친구의 퇴근 후 같이 저녁 먹자는 말에 밥때를 놓쳐버렸다.


'꼬르륵-'


이쯤 되자 위장이 '퇴근 안 했냐?' 하고 물어본다.

조금만 기다려봐. 배달시켰어.


'띠링-'

배달 어플의 알림 소리.


'지금 조리 중입니다.'


1초가 1분 같다.


'배달원이 가게를 출발했어요!'


이젠, 1분이 1시간 같다.


'근처에 도착했어요!'

.

.

.

드디어-

'띵동' 소리와 함께 세상이 열리고, 포장 용기를 열자 김이 피어오른다.


첫 한 입.

내 혀가 미슐랭 별 셰프음식이라도 맛본 듯 박수를 친다.

아니 어쩌면 이 순간에는 미슐랭보다 맛있을지도?


조리 시간이 긴 게 아니었다. 행복 예열 시간이었다.


문득, '결핍 없이 오는 행복은 소화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저녁은 미각이 아니라, 기다림이라는 애피타이저 덕에 더 맛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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