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시간, 1분. #11
분명 걸어서 2분 거리라고 했다.
그런데 길을 건너는 데 5분이 넘게 걸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길을 건너기 위해 서 있던 시간이 5분이었다.
빨간불.
계속 빨간불.
아무리 기다려도 초록불은 오지 않았다.
운 나쁘게 신호를 막 놓쳤나 싶어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한참 기다리고 있자 내 옆으로 한 명이 더 왔다.
'이 사람은 운도 좋네, 곧 신호가 바뀔텐데.' 하고 생각한 그 순간,
'딸깍'
그는 버튼을 눌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불이 켜졌다.
'어?'
분명 신호등 기둥면에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
신호를 바꾸고 싶다면 버튼을 눌러야 한다.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 구조.
나는 그 앞에서, 그저 알아서 바뀌겠지 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행동은 없고, 기대만 잔뜩인 채.
그날, 나는 횡단보도만 건넌 게 아니었다.
바뀌길 바란다면, 언젠가는 나도 버튼을 눌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