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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욕.욕

#욕심 #욕망 #욕구

by 헤이민 HEYMIN


덕지덕지 잔뜩 끈적이며

입 안 가득 들어찬 욕은 과연

나를 관통하는 심인가

보름달 닮은 망인가

단전에서 역류하는 구인가


욕심과 욕망과 욕구

단맛과 쓴맛과 떫은맛


포도알갱이처럼

둥글게 목구멍을 넘어가는 것이기도

얼음알갱이처럼

시리게 식도를 내려가는 것이기도

덜 발라진 가시처럼

삼키다가 상처 나는 것이기도


뒤엉킨 맛과 감각 사이로

길을 잃은 혀는

무어라 말하길 포기해버렸다.


이제 그만 -


고민을 쥐고 있던 손깍지를 풀고

헐거워진 육신으로 모든 걸 토해낸다.


그것이 심이든, 망이든, 구이든

단 것이든, 쓴 것이든, 떫은 것이든

포도알이든, 얼음이든, 가시든


뱉어내는 것만이 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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