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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배

#모자람 #넘침

by 헤이민 HEYMIN


잔을 높이 들어

축배를 들자.


-


빈 잔과 빈 잔이

부딪히며 울리는 공명.


우리 손에 들린 빈 잔이 짠 한 건지

당신과 나, 우리의 존재가 짠한 건지

이건 축하의 울림인가, 슬픔의 울림인가.


꿀꺽 -


보이지 않는 잔을 입에 대고

보이지 않는 것을 한 모금.


다 삼킨 표정만 보고는

도무지 알 길 없는

빈 잔들의 파티.


투명한 울림에 취하는 밤

축배를 들자 빈 잔을 들고,


우리는 온통 넘치는 빈 잔

울리는 온통 투명한 공명.


당신 눈동자에 건배를 청한다.

채워진 빈 잔으로,

넘치는 빈 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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