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앵버박사 Feb 11. 2020

인생 실험 #1

#행복 #시간 부자 #조화로운 삶의 실천

개요


지난 백수 8개월 이후 재미가 들린 나는, 삶의 중요한 결정들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한다. 그래서 쓰게 된 이번 인생 실험 시리즈 또한 결정에 대한 당위성을 제고하는 글이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중대한 결정은 바로 귀촌, 시골살이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예상되는 바와 같이 지인들의 만류와 걱정을 해결하기 위함이며, 이후에 나를 돌아보기 위한 정리이다.



그래서 왜 귀촌을 하려고 하세요?


이 질문을 들으면 간결하게 답하기가 쉽지 않아 항상 어물쩍 넘어갔다. 순간적인 결정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차근차근 자리 잡은 생각들이 모여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막막했던 것 같다.


그래도 우선은 최대한 간추려 말해보려 한다. 이 글의 부제와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행복

더 행복하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함이다.


#시간 부자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함이다.


#조화로운 삶의 실천

자연과 더불어 나와 우리 가족을 포함한 모든 생명과의 조화로운 삶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여기까지만 말하면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더 이어가자면 이야기가 꽤 길어진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대답을 망설였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풀어가겠다.



결심을 한 계기가 뭐예요?


이 질문 역시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말한 것처럼 갑자기 결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경험과 생각이 쌓여 자연스럽게 원하게 됐다.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포인트가 될만한 사건들이 있었다.



2015년 10월 결혼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함께 살게 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각자의 사상과 생각, 가치관, 행동 패턴, 사고방식, 정서, 습관 등 두 사람의 우주가 만나 하나의 우주로 융합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삶이 변화할 수 있다.


나 역시 결혼 전에는 이런 결정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아내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 시야가 넓어지자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됐고, 행복의 스펙트럼도 함께 넓어졌다.



우리 부부의 청첩장 표지. 돌아보니 이런 디자인을 선택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결혼을 선택한 순간부터 귀촌은 이미 예정된 순서였는지 모르겠다.



2016년 9월 하동 여행


지리산 자락의 경상남도 하동으로 여행을 갔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한 숙소의 호스트는 귀촌을 한 부부였다. 그분들이 텃밭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해주신 음식은 충격적으로 맛있었고, 들려주신 삶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또한 우리 부부에게 중요한 차(茶)를 좋아하게 된 것도 다 이 곳 덕분이다.


이 여행은 좋은 추억이었고, 시골에서의 삶의 형태에 대해 처음으로 호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2018년 12월 조화로운 삶


하동 숙소의 호스트께서 추천해주신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2년이나 지난 뒤에야 읽게 됐다. 이 책은 내 인생에 큰 변혁을 가져다 줄 만한 영감을 주었다.



스코트 니어링, 헬렌 니어링 부부가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하여 생활한 기록으로, 자신들의 삶의 방향에 대한 철학과 행동력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시골 살이라니 읽기 전에는 올드할 줄 알았는데, 이 부부는 굉장한 사회 운동가이며 자신들의 철학을 관철시켜 나가는 적극적인 행동가다. 또한 20세기 배경이지만 사고방식이 현대의 누구보다도 앞서있다고 느낄 만큼 진보적이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뜻으로 많은 돈을 가지진 않았지만 일 년에 절반, 하루에 절반만 먹고살기 위한 노동을 하였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하여 진정한 시간의 부를 누렸다. 남편인 스코트 니어링은 100세에 스스로 음식을 끊고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만큼 자유로웠다.


이 책에는 자신들의 생각을 삶 속에서 실험하며 확인하고 방향을 잡아간다는 식의 표현이 자주 나온다. 즉, 자신의 인생에 실험이란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나는 이러한 생각의 전환에 큰 영감을 얻었으며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의 제목이 인생 실험인 이유다.



결론은 행복이다


지금까지 귀촌을 선택한 이유와 그 계기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해 보았다. 더 자세히 풀어봐야 하겠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국 행복이다.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다. 나머지 두 개의 부제인 시간 부자조화로운 삶의 실천은 행복을 위해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즉, 자아실현의 도구인 것이다.


다음 편에는 가장 핵심이 되는 행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하는데, 행복은 너무 포괄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정의부터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우리는 왜 불행한지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써의 귀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가지고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수 8개월 - 외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