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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하 Nov 27. 2022

성장 속 기업의 질문

<철학이 있는 기업>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데임이라는 독일 최대의 드러그스토어 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지금 시선으로 책을 보면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 많아 메세지를 뽑아내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이 그 당시에는 왜 필요했고 어떻게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경험을 통해 깨닫고, 직관을 붙들고 나아갈 길

경험으로는 과거를 파악하고, 직관으로는 미래를 극복하며 우린 나아간다. 세상을 살며 수많은 경험을 하고, 이 경험들에서 고유한 인식을 얻는다. 이렇게 얻은 인식에 스스로 근거를 마련하면서 확신을 가지고 계속 나아간다. 이러한 여정이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며, 그 과정에서 저마다의 관심 영역과 직관이 새롭게 정립된다.


직관을 자유롭게 활용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 속으로 들어가 호기심과 열린 마음을 갖고서 주변을 바라보아야 한다. 단 하나의 옳은 결정만이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가능성을 보면서 직관을 토대로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직관력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외적 증거가 없어도 내면적 확신이 생긴다. 다시 말해 자기만의 북극성이 하늘에 선명히 새겨지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명확히 알게 된다.


사업을 하며 어떤 단원에서는 실수를 거듭하기도 하고, 어떤 단원은 소화하기 어려워 완전히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 속에서 내가 인생의 수업에서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갔는지 계속 알아가야 한다.


우리는 "(과거에) 무엇을 더 잘했어야 했나?"라는 질문을 그만두고 "(앞으로)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뭔가 새로운 것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일단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한층 능동적으로 만들기 위한 일이다. 느림과 멈춤(요즘에는 ‘느리게 살기’라고도 말한다)은 경영 능력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경영자는 전체적인 조망을 확보해야 하며,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것을 행하거나 혹은 행하지 않아야 한다. 기업가에게는 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행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가정신이 없는 사람의 눈에는 오로지 문제점이 보이고,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의 눈에는 가능성이 보인다. 



'일관성'과 '창의성'의 리듬

기업은 ‘일관성’과 ‘창의성’ 사이에 일정한 리듬이 필요하다. 창의성, 다시 말해 혁신과 성장에만 치중하면 세포가 무분별하게 증식하여 암이 발생할 위험이 생긴다. 반대로 일관성에만 치중하면 어느 순간 경화증이 발병할 수 있다. 이 또한 치명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건강한 기업이 되려면 리듬을 찾아야 한다. 일관성과 창의성이 교차하는 리듬 속에 곧 기업의 힘이 존재한다.

일관성 :
창의성 : 


성공적인 기업가가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명확한 미래상'과 '세부적인 사항'을 끈질기게 파고드는 것이다. 뚜렷한 미래상을 가지고 있지만 세부 사항은 돌보지 않는 경영자도 있고, 세부 사항에는 신경을 쓰는데 미래상이 희미한 경영자도 있다. 길게 보았을 때 두 경우 모두 성공하지 못한다. 만약 여러분이 이 두가지를 모두 구비한다면 어떤 일이든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명확한 미래상 : 
세부적인 사항 : 


성과급 보다 중요한 WHY

성과급은 필요한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방적인 성과급 지급 기준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실을 잘 모르는 상사들이 일률적으로 정해놓은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직원들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 최대의 관심사는 ‘어떻게 해야 나에게 유리할까’이다. 다른 중요한 대상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보상을 가져올지 수시로 점검하고 계산하며, 심한 경우 보상과 직결되는 일만 처리하게 된다. 제시된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급은 본래의 업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흐리게 만들며, 오히려 능률과 성과를 방해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잊는 것이다. 스스로를 일에서 소외시키는 셈이다. 그 결과 일을 할 동기도, 에너지도 결핍된다. 오로지 월말에 받을 급여명세서나 성과급만을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이 받을 보상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만,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일을 끝마치려 한다.


무수한 심리학 연구와 실험들은 자신의 일이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이 진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한다. 일의 의미를 확신할수록 사람들은 더 적극적이 되며, 때로는 놀라운 수준의 성과에 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직원은 본인의 능력을 뛰어넘어 훌쩍 성장하게 된다. 그들이 최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 성과가 어떤 상황에 정말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많은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급여보다도 사람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관계’다.


공동체는 급여보다 중요하다. 개인은 공동체의 성과를 위해 기여하며, 여기에 노동의 결실이 따라온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인간에게 주어야 할 것은 존중이다. 돈은 보상으로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할 뿐이다. 또한 일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계발하고, 자신을 뛰어넘어 성장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사람이 정말 하고 싶은 업무를 맡기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일과 하나가 되어야 하며, 하나가 되고자 해야 한다.


회사가 급여를 지급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일을 ‘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경영

대화의 경영이 추구하는 목표는,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책임지며 행동하는 경영 문화를 확고하게 조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로지 ‘왜’라는 물음으로만 가능하다. ‘우리는 왜 이것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는 순간 의식에 불이 붙는다. 내가 이것을 하는 이유는 왜 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생각은 더 이상 나의 밖이 아닌, 나의 안에 있게 된다. 처음에는 조직에서, 그 다음에는 한 명 한 명의 개개인에게서 의식이 내면화된다.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무언가를 한다면 그의 행동은 신뢰할 만한 것이다.


#'의미' 없는 업무 지정

이 모델을 가장 정확히 정의하는 어휘가 바로 ‘업무 지정’과 ‘성공 관리’다. 이에 따라 우리는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을 지정해주었고, 이후에 각 조치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검토했다. ‘의미’는 우리들의 사전에 존재하지 않았다.


#'의미' 있는 전달

대화의 경영을 시도한 후부터는 직원들에게 단순한 지시를 내리는 대신,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이를테면 왜 새로운 품목을 들여와야 하는지, 혹은 왜 품목이 변경되어야 하는지 그 원칙을 설명했다. 대화의 방식을 아주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 그 미묘한 차이가 우리의 의식을 변화시켰다. ‘이유를 설명하는 행위’에 우리는 곧바로 적응했고 확실하고도 쉽게 그 방식을 익혔다. 이처럼 변화가 자연스러웠던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원칙을 일단 이해하고 나니,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유동적으로 실현할 수 있었다.


전체 직원이 여기에 동참했고, 자신과 자신의 행동에 항상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였다. 매일같이 새롭게, 끝없이 연습해야 하는 일이었다.


경영자는 직원의 감정을 존중하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그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고무해야 한다. 기업이 직원들 각각에게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리하여 직원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다면 그 기업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모든 직원들이 ‘꼭 해야만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일한다고 상상해보라.


직원들 개개인에게 발전 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각 직원은 어디에서 의미를 찾는가? 그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느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는가?" 경영자가 이런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는,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고객은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직원과 납품업체까지 포함한다. 기업은 세 부류 고객들의 욕구를 각각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성과를 생산하는 고객, 즉 직원과 동료다. 둘째는 우리가 무언가를 하도록 도와주는 고객, 즉 납품업체다. 셋째, 매장에 와서 물건을 구입하고 돈을 지불하는 고객, 소비자다. 이들 모두 는 경영자가 사고하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된다.


직원이 이렇게 말할 때 기업은 성공한다. “클레어에 다니는 건 의미 있는 일이야. 이 일에 한번 전념해보고 싶어.” 납품업체에서는 이런 반응이 나와야 한다. “클레어는 가장 중요한 고객이야. 물건을 더 달라는 기업들도 있지만, 클레어에 납품하는 게 나에게는 이익이야. 최대한 신경 써서 좋은 물건을 줘야지.”소비자들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와야 한다.“새로운 동네로 이사 가게 되어서 좋아. 거기 클레어 스토어가 없다는 것만 빼면.”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우두머리를 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를 경영하는 경영자’가 된다. 자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제를 추구한다. 기업가로서 나는 사람들이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그곳에서 적극적으로 자기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직원으로서, 납품업체로서, 혹은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으로서 사람들은 저마다 주도권을 가지고 기업과 접합점을 찾는다. 다만 자유와 권리, 스스로를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될 때에만 가능한 이야기다. 사람들이 기업 안에서 자신의 인식을 바탕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더 잘 알수록, 그곳은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는 기업이 된다. 모두가 경영자가 되는 셈이다.



배움의 경영

일일이 지적하는 누군가의 충고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기를 바라며,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는 ‘배움의 기회’와 ‘손해의 위기’ 사이에서 정교한 저울질을 해야 한다. 직원들이 이룰 성장이 더 큰가, 아니면 기업이 입을 수 있는 손해가 더 큰가?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원래대로 돌이킬 수 있는 문제라면 직원들이 배우도록 내버려둘 수 있다. 그러나 되돌릴 수 없고 위험이 크다면 개입해야 한다. 만약 지속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그 상사는 불안감이 지나친 셈이다. 대부분의 상황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상황에는 해결책이 존재한다.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사람은 모든 배움의 문화, 모든 혁신, 모든 발전을 저지한다. 실수가 없다는 것은, 이미 할 수 있는 일만 시도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발전하는 조직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통해 배우도록 장려한다. 그러므로 배움은 실수를 허용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개인이 주도권을 갖도록 하는 것은 경영자의 임무다. 직원들 한 명 한 명은 각자 자신이 중요하다는 확신을 마음에 품어야 한다. 즉, 나는 다른 사람이 생각해낸 일을 수행하는 대리인이 아니며, 나 역시 내 영역에서는 언제나 새롭고 독창적인 통로를 발견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기업은 생동감 있는 유기체가 된다. 만약 모든 사람이 항상 똑같은 일만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스스로를 톱니바퀴나 기계 정도로 여길 것이다. 그런 기업은 단조롭고 활기가 없는, 말하자면 죽은 기업이 된다. 이 미묘한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경영자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고무할 수 있는지, 어떻게 그들의 주도권을 일깨울 수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자기 역할을 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자조(自助)하도록 돕는 일’. 기업가로서 지녀야 할 사회적, 나아가 예술적 자질이다.


22년 12월 1on1 미팅 질문지

1.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나요?
2. 당신은 왜 이 일을 하나요?
3.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새로운 직무 혹은 지금 직무 속에서 새로운 접근)


여전히 많은 경영자들은 직원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성과급, 스톡옵션, 보너스 등의 미끼를 사용해 직원들이 위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묻도록 유도한다. “마음에 드시나요, 사장님?” 하지만 직원들은 위계가 아닌 과정을 바라보아야 한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지, 회사의 경쟁력을 촉진하는지를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직원들은 “마음에 드나요?”라고 남에게 묻지 않고 “다음에는 뭘 해야 하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직원들이 서로에게서 함께 배우고, 서로를 동료으로서 대하며, 다른 사람의 개성을 인정하고 기회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직원들은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스스로 발전해나가며, 주어진 임무를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각 사람의 특성을 인정하고 개성적인 존재로 대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도전이다.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해나가며, 기업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모범이 되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협동하고 함께 나눈다는 것은, 즐겁게 일한다는 의미 그 이상이다. 이는 능동적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 일이다. 모든 직원들은 근무 첫날부터 어느 정도의 책임을 맡는다. 여기에는 소통의 즐거움, 건강한 호기심, 데엠에 대한 열정이 모두 수반된다. 모두는 서로에게서 배운다.



격려의 경영

일상의 경험은 충분한 학습 동인이 된다. 일상적인 업무 전반에는 새로운 과제와 도전의 요소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직원 개개인은 계속하여 발전할 기회를 얻는다. 규정된 진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규 직원은 규칙적으로 과제를 받아 독자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과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접근하는 법도 배운다. 교육자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신규 직원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혹은 하기 원하는지를 함께 결정하고 직접 알아나간다. 그렇게 문제에 몰두하여 독자적인 해결책을 발견하며, 스스로 책임을 맡는 법을 배운다. 신규 과정은 미래의 운영자인 직원들이, 책임감 있는 전문가로서 자신의 업무와 고객에게 완벽한 조언을 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신규 과정의 평가회 자리에서는 각자의 경험과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상세한 피드백을 받게 된다. 실수가 있었을지라도 이 기회를 통해 성찰하고 더 좋은 결과를 모색할 수 있다. 더불어 격려도 쏟아진다. 실수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만이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진정한 역할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자신의 소명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잠재적 능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이렇게 외쳐야 한다.“자기 길을 가십시오.”



사람을 위한 조직

이제 리더십이 수직적인 지위에 근거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각 상황에 필요한 능력이 리더십을 결정한다.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목표에 끌어들이고 열광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각 상황에서 리더가 되는 것이다.


지위에 근거해 직원을 이끄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해당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조직의 어느 곳에 자리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비공식 조직’이라 부를 수 있다. 조직도에 나타나 있는 공식 조직과 달리, 비공식 조직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조직도에 위치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이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기를 원했다. 이는 또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우리는 매뉴얼을 쓰지 않기로 했다. ‘매뉴얼을 일일이 읽는 사람은 없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우리는 ‘조직이란 어떻게든지 굴러가게 되어 있다’는 자세를 택했다. 사람들은 하고자 한다면 항상 최고의 길을 찾는다. 이를테면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릇을 어떻게 넣어야 더 많이 집어넣고 정리도 간편한지 조만간 스스로 알게 된다. 


“조직의 목표는 전체라는 의미 안에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지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의지가 있는 사람은 길을 찾지만, 의지가 없는 사람은 변명거리를 찾는다. 자신이 일하는 기업 안에서 의미를 찾고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은 공동의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직원들은 클레어가 성공적인 기업이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그저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는가? 이것은 결정적인 질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되도록 많은 관계자들이 이 안에서 의미를 찾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의미만이 사람의 마음속에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직원들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이런 생각을 먼저 할 것이다.


‘그래도 회사에 가야지. 내가 필요할 거야. 동료들을 실망시키면 안 되잖아.’


직원을 비용이나 인건비로만 생각하면 직원들이 탐욕스럽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경영 모토는 ‘통제가 최선이다’가 될 것이다. 엄격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역담당자를 시켜 직원들의 가방과 사물함과 자동차를 검사하거나, 직원을 감시하기 위한 카메라를 매장에 설치하게 될 것이다.



기업에게도 중요한 WHY

우리 사회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노하우(know-how)’가 아닌 ‘노와이(know-why)’이다.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그 일을 하는가? 이는 경영자가 제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노하우에 집중하지만 노와이는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 노와이를 묻는 사람은 예산이나 이익이 아닌 사업의 목표, 사업의 의미에 몰두한다. 그런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논의와 대화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문제는 기술과 업무계획표를 넘어선 의미와 목표다.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우리가 그 일을 하는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은 어디에 있는가?


북극성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는 북극성을 향해 직선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하지만 북극성은 우리가 망망대해를 항해할 때, 일상의 어려움을 겪을 때, 경쟁이라는 거친 바다를 헤엄칠 때 방향을 제시해준다. 엄밀히 생각해보면 인간은 오로지 두 가지를 추구한다. 바로 목표하는 방향과 의미다.


나의 행위는 의미를 생성해야 한다. 나는 인간으로서 나를 뛰어넘어 성장하기를 원한다. 누구나 태어났을 때와는 다른 사람으로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그저 자극에 반응하도록 결정된 존재가 아니다. 훨씬 더 많은 결과를 이룰 수 있는, 발전 가능한 존재다. 또한 인간은 타인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에만 자신의 존재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일한다. 그런 점에서 경영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


“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가?”, “왜 우리의 일은 소중한가?”, “고객들에게는 왜 우리 매장을 찾는 일이 중요한가?”


이것은 양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인 것에 관한 문제다. 양적인 것은 생각의 여지를 좁게 만들지만 질적인 것은 가능성을 열어준다.


노하우만을 고민하면 각 과정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은 본래의 의미를 빼앗기고 만다. 그렇기에 기업은 직원을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직원들이 무언가를 할 때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하는가를 안다면 스스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을 것이다. 목표에 이르는 길은 실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이 항상 노하우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은 이렇게 답한다. “우리는 2년 후까지 두 배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혹은 “우리는 20퍼센트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리석은 대답이다. 성장은 목적 자체가 아니다. 우리가 일을 훌륭하고 수행하고 의미 있게 만든다면, 다시 말해 사람들이 그 일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 기업은 필연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있다.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유일한 합리적인 대답은 이것이다. “저는 기업을 더 훌륭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어질 것이다. “무엇을 더 훌륭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질적인 영역에 저절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이미 최고의 성과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판매지수를 묻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우리 매장에는 고객이 없는지를 직원에게 물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우리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 싶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직원이 상사를 생각하는 것보다 고객을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라고, 직원이 고객의 욕구를 자기 힘으로 인식하는 법을 배울수록 그 기업의 '기업가정신'은 한층 강해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 회사에서 일하는가?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그것이 바로 이유다.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성공적인 회사를 원하는가, 아니면 그저 확실한 일자리를 원하는가?


동료의 경험과 건설적인 불만

누구나 무언가를 경험함으로써 배운다. 다만 경험한 내용에서 무엇을 인식하는가는 저마다 다르다.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볼지라도, 무엇이 중요한지 인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경험에서 배운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더 적으며, 배운 내용을 행동의 원칙으로 삼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것은 하나의 단계다. 경험하기, 인식하기, 배우기, 배운 것으로부터 삶의 본보기를 만들기.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경영자들은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직원들의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것에 늘 마음을 열도록 장려해야 한다.


당신의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기업가는 모든 것을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은 조직에 새로운 자극을 꾸준히 부여하고 모든 것의 근거를 물어야 하며, 이를 통해 항상 새로운 동기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직원들이 새로운 생각에 과감히 도전하고 그 과정에 숙련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기업가는 직원들에게 가서 어떻게 지내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관찰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물어야한다.


모든 사람은 자기를 둘러싼 여건에 불만을 품는다. 뭔가를 불평하고 투덜거리는 사람을 어디에 가든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불만은 다른 사람의 신경을 건드린다. 하지만 건설적인 불만의 경우에는 그 안에 엄청난 기회가 내재되어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혁신의 전제조건이다. 부정적인 불만과 달리, 건설적인 불만 속에는 늘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어떻게 하면 그걸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걸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세상에 던지며 나아가는 것이다.


‘건설적인 불만’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우리 삶의 과제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기업의 변화는 언제나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 : 가장 먼저 현재의 상태에 대해 비판적으로 물어야 한다. ‘미래는 출처를 필요로 한다’는 말처럼, 내가 현재의 이 지점까지 어떻게 도달했는지를 분명하게 인식한다. 여기는 어디인가?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한다 해서 무미건조하고 냉정할 필요는 없다. 따뜻한 마음으로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2단계 : 그 다음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으로 현재의 상태를 바라본다. 이 두 번째 단계는 첫 번째 단계보다 훨씬 어렵다.


3단계 : 세 번째 단계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4단계 : 네 번째 단계에서는 새롭게 만들어낸 것을 기존의 것에 통합시킨다. 이것은 일종의 기술, 즉 사회적 기술이다. 사람들에게 먼저 기존 상황의 부정적인 측면을 명확히 이해시킨 다음 대안이 될 해결책을 전달하고 이러한 해결책을 확고한 의식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가’라는 아이디어가 의식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변화가 일어난다. 명백하고 구체적이며, 실행 가능한 대안이 제시될 때 사람들은 단호하게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 ‘그래, 내가 앞으로 하려던 게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새로운 행동 방식을 습득한다. 개인의 일상에서도, 기업에서도, 거대한 정치계에서도 모두 마찬가지다.


여기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 바로 예전 것을 ‘잊어내는’ 일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것을 위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과거의 습관을 내려놓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전에 과거의 것을 버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이는 경영자의 본질적인 임무에 속한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항상 새로운 것만 쌓이고 또 쌓인다. 그 결과 매듭은 점점 커지며, 얽히고설킨 채 불어나고 또 불어난다. 그런 이유로, 노련한 베테랑 직원들과 변화를 일궈내는 일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오랜 직원들은 익숙한, 어쩌면 그래서 더 좋다고 느끼는 반복적인 틀을 깨는 데 훨씬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무엇을 위해 그것을 하는가? 왜 이러한 방식을 따르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이렇게 얼버무릴 뿐이다. "뭐, 항상 그렇게 해왔잖아요." 이 지점에서 우리의 의식을 투입해야 한다. 왜 어떤 일을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무의식적으로 따르지 않게 된다. 고정된 틀 속에서 반복되는 무의식적인 행위. 여기서 벗어나기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그것도 아주 큰 가치가.



'창의성'과 '일관성'

기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고 나면 '높은 생산성' '반복' 에 집중하게 되고 (ex불량률을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리자.) 여기서부터는 틀에 박힌 업무가 반복되기 시작한다. '늘 하던 대로 계속해라'라는 모토가 적용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경영자는 '혁신' '새로운 시도'이라는 과제에 반드시 집중해야한다. 직원들을 반복적 틀에서 벗어나게끔 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실현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반복'과 '새로운 시도'는 한 쌍으로서 조화로운 리듬을 이루어야 한다. 이 두 영역은 기업에서 똑같이 중요하다. 일관성과 창의성 사이에서 적절한 리듬을 찾기란 정말 어려운 도전이다. 경영이란 '기존의 것을 유지하기'와 '변화를 끌어내기' 사이에서 리듬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 안에 기업이 번영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 창의성이 너무 강한 탓에 안정성이 흔들리면 그 기업은 잠시 주목을 받다가 어느 순간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반면 견고화에만 비중을 두어 모든 것을 예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구조가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적적한 리듬을 통해서만 유기체는 활력을 띤다. 리듬은 곧 생명이며, 생명은 리듬이다. 리듬 속에 에너지가 존재한다. 직원들이 반복적 틀 안에서 확실성을 찾고, 동시에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대상을 탐색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경영의 과제다. 다시 말해 '반복적 특을 이루어내는 것'과 '반복적 틀을 깨는 것'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할 때에만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상사는 일상적 업무와 과제가 무엇인지, 즉 반복적 틀이 무엇인지 확인하여 기업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과제가 무엇인지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제는 반드시 틀 바깥에서 수행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업의 과제는 혁신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오래된 틀을 포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변화를 향한 직원들의 내적 갈망이 꺼지지 않도록 보살피고, 구조적 불만을 표현할 때 무미건조한 지시로 억누르지 않는다면 기업 내에서 언제나 변화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영자는 매일같이 링에 오른다. 조직이 똑똑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경영이다. 마냥 무기력하게 두어서도, 섣불리 움직여 무너뜨려서도 안 된다. 창의성과 일관성이라는 서로 다른 과정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조화시켜 나갈 때 기업은 성공할 수 있다.



기업에 변화를 정착시키는 방법

기존의 시스템을 고치는 일은 기업에서 흔히 일어난다. 이때 의식적으로 하나를 다른 하나와 구분하는 일에 소홀하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이를테면 윗사람, 혹은 외부 자문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와 이것저것 조금씩 바꾸려는 시도를 할 때가 있다. 그러면 ‘변화 관리 프로세스’가 발동되면서 조금씩 나사가 조이고 풀리는 과정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변화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현재 진행되는 프로세스와 아직 개발되지 않은 프로세스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새로운 것이 최적의 상태로 조율을 마쳤을 때 비로소 기존의 시스템에 통합될 수 있다. 변화에는 고된 과정이 따른다. 담배를 서서히 끊으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변화는 한꺼번에 오든지, 그렇지 않으면 전혀 오지 않는다.


모든 기업은 지금까지 이루어온 상태에 비판적인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 내부에는 구조적인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소수든 다수든, 비판과 함께 개선할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여기에서 프로젝트 그룹이 출발한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산 단계까지 무르익으면 기존의 과정에 통합할 수 있다. 이런 프로젝트를 아주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 프로젝트 도중에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며, 기존에 진행되던 프로세스를 방해하지도 않는다. 일상적 업무와 무관하게 개발된 새로운 프로세스는 적절한 시점이 되었을 때 기존 업무에 통합된다.


예를들어 기업에서는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시범 모델이 완성되면 먼저 두 군데 매장에서 시험을 해본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매장에서는 모델을 완벽하게 발전시키고, 마지막 단계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방식이 표준화되어 기업 전체에 자리 잡는다.


‘더 나은 것이 있다면 옛것은 기꺼이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식은 비판적 질문을 일깨운다. 앞서 ‘옛것을 잊는 일’이 혁신의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옛것을 해롭지 않게 떼어내려면 새로운 것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깨끗한 물을 채우기 전에 탁한 물을 버려서는 안 된다. 자칫 혁신에 대한 자만심 때문에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겨나고 기업이 비틀거리게 될 수 있다.새로운 것을 배우는 순간은 일종의 위기를 경험하는 일이다.


성장과 수축(기쁨과 슬픔)이 있는 곳에 유기체는 존재한다. 유기적인 기업은 두 가지 과정을 모두 거친다. 하나는 성과 과정이며, 다른 하나는 변화 과정이다. 변화 과정은 보통 성과 과정을 방해한다. 변화를 도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막대한 에너지가 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가는 마치 정원사처럼 유기체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 정원사는 잔디에 물을 주고 잡초를 없애야 한다. 토마토를 재배할 때는 가지를 단단하게 고정시켜주어야 하고 가끔씩 곁순도 제거해야 한다.


경영자도 기업이 꽃을 피우고 무성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때 싹을 너무 일찍 뽑아서는 안 되며, 뿌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 성공은 강요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신뢰하면서 끈기 있게 노력해야 한다. 물질주의적이고 기계적인 접근으로는 기업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 기업을 착취하는 결과만 불러올 뿐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는 성장과 수축, 개혁과 쇠퇴라는 현상들을 반복해서 겪어나간다.


유기체의 생명 원리에 따라 씨앗을 제대로 뿌리고 알맞은 여건을 만들어주었다면 이제 언젠가 싹을 틔울 것이라고 믿으며 기다릴 때다. 자연에서 그렇듯이 말이다. 봄이 시작되면 공기의 냄새가 달라지고 따스한 햇살이 비추며 습도도 변한다. 그리고 갑자기 새싹이 돋아난다. 봄이 땅으로부터 새싹을 끌어당긴다. 이때 정원사는 아무 일도 할 필요가 없다.


기업 문화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압력이 아니라 생기를 조성해야 한다. 성장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끊임없이 개혁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기존의 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건강이 성장보다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그렇기 때문에 ‘확장’이라는 말 대신 ‘재생’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하나가 다른 하나에 대한 전제 조건이 된다. 오로지 성장에만 초점을 둔다면 재생을 소홀히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성장은 했지만 사업 모델을 쇄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몰락할 수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본질과 실체를 쇄신하지 않기 때문에 한순간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유기적 기업은 그 반대다. 스스로 본질을 쇄신하며, 이를 통해서 이윤을 달성할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러한 힘은 성장으로 이어진다.



광고의 방향

사람은 능동적인 존재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배우기 위해, 목표를 갖기 위해,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광고가 인간의 어두운 충동에 호소하거나 기만 행위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호소하기를 원했다.


고객의 마음을 유혹하고 꾀는 방식에서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탈바꿈해야 한다. 또한 고객에게 압박을 가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마케팅으로 전환해야 한다.



재무 관리의 방향

성과의 값을 계산해야 한다.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이라는 것을 산출한다. 이는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값으로, 이렇게 산출된 공헌이익은 외부 서비스(난방, 전기, 보험 등), 선급금(정보기술, 관리감독, 물류 등), 내부 서비스(직원 급여, 세금, 투자, 채무 및 채무 상환 등)로 배분된다.


부서마다 가치를 산출하여 수행된 모든 성과(내부적이든 외부적이든 상관없이)에 대해 그 가치에 해당하는 액수를 할당하고 일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이 이를 인식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모든 부서는 스스로 얻은 수익과 부서의 활동으로 발생한 비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서 업무를 돕는 A와 B, C부서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각 부서는 자신의 성과 창출 과정을 업무 협력의 구성 요소로서 인식하게 된다. 이런 성과를 놓고 누군가가 자의적인 분배 기준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의 값을 계산하는 것이다.


가치형성산출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의 가장 끝부분까지 유지되는 투명성이다.

부서와 부서 사이에 오가는 업무의 흐름을 투명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의 업무 내역에 관해서도 투명성을 유지하게 한다.



의식적인 성찰

기업도, 삶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지만 둘 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의식적으로 해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 삶과 기업에 의식을 품는 순간 나는 그 누구와도 다른 삶, 다른 기업을 경영하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며, 모든 일상과 모든 성과들을 이전과는 다르게 판단하게 된다. 


경영자에게는 멀리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선취하거나 최소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넉넉히 움직이고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다. 미래에는 현재와 살아가는 방식도, 소비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의식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이렇게 자문한다. 내가 구입하는 이 상품을 만드는 기업은 어떤 곳인가? 내가 이 제품을 삼으로써 누구를 후원하게 되는가?


근본적인 성찰을 일깨우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당신들의 기업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당신들이 이 일을, 혹은 저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고객과, 또 직원과 연결시켜야 합니까?’


“우리는 가장 큰 기업이 될 필요는 없으며, 가장 좋은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최고의 기업을 유지한다면 언젠가 가장 큰 기업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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