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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프랑스 할머니의
마지막 인생

죽음에 대한 첫 번째 레슨

by tea웨이

장수가 축복일까.

점례네 엄마, 8동 할머니, 당구장집 형님, 성순네, 큰 형님, 내 동생들,.... 지인들 다 떠났다.

아들 딸 가족들이 아무리 잘해준다 해도

같은 비슷한 또래들과 웃고 떠들고 노래 부르고 구경 가고 그것 만큼 내 맘을 따뜻하고 위로를 주는 게 있을까 그런데 어느 날 보니 다 사라지고 나만 살아남았다. 지독하게 외롭고 외로웠다 지금도 무섭고 외롭다.

남편 복, 돈 복은 징그럽게도 안 주더니만.. 이 놈의 목숨줄만 길게 늘여서. 장수복?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장수

나 혼자 장수하문 무엇하니? 시끌벅적하던 온 식구 둘러앉던 밥상이 그립다. 큰 양푼에 잘 만들어 놓은 다대기 한 덩이 터트려 살짝 소금 흩부려 절군 배추 쓱싹 비벼서 내놓으면 금방 사라지던...큰 곰 솥에 뼈 고아서 먹고 또 고아서 먹고...뼈속까지 고아 먹던 그 큰 곰솥도 그립고..


딸이 아무리 훤할 때 운동하라고 잔소리해도

"늙은이가 얼마나 더 오래 살려고 아침부터 운동하냐"

사람들이 흉볼까 봐 사람 없는 시간에만 주로 어둑어둑한 시간에 아파트 주변을 걸었다

그나마 잠시 방심하여 뼈라도 부러지면 얼마나 자식들 고생시키는 지 경험해 봐서 안다.

고관절 골절로..내 고생도 말도 못할 정도였다.그래서 걷기라도 한다

이제 남은 인생이 나 혼자 밥상 .아니 내 대변의 양을 걱정하여 식판에 염소똥처럼 한 방울씩

떨구어 주는 이 식판이 내 밥상이라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너무 오래 살아 자식들 돈 축낸다는 죄책감 기저귀찬 노인이라는 현실이 비참하다

난 죽을 복도 없다. 이제 그만 죽고 싶다. 간절히!!!



영화 마지막 레슨'의 프랑스 할머니는 자신의 발이 돼주는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갑자기 차가 서게 되자 당황한다. 더구나 길 막힌 행인의 '휠체어나 타지."라는 치명적인

악담에 멘붕상태에 빠진다. 92세

그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자기 만의 찻잔이 있으신 분이다

인생 마지막도 어떻게 보내아할지 명확히 아신


"병원 침대에서 마지막을 맞고 싶지 않다

여력 있을 때 내 의지대로 세상을 떠나고 싶다 "


차근차근 준비해 놓은 자신의 안락사 플랜을 자신의 생일날

가족들에게 선언한다. 멘붕에 빠지는 가족

랑스 할머니의 플랜은 플랜대로 잘 될까? 아무리 의식이 선진국이라 해도

자식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들은 노인 우울증이라고 치료약을 먹으라고

하고 딸은 자기가 케어한다고 같이 살자 한다.


할머니가 침대에 오줌을 흘리고 가스레인지로 냄비를 태우고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할머니가 처한 상황을 딸은 이해하고

"지쳤다. 여력 있을 때 떠나고 싶다 침대에서 죽기 싫어 떠나게 날 놓아다오"

라고 절규하는 할머니 플랜에 조력한다.

젊어서부터 자신의 엄마로서 보다는 사회 바꾸는데 열심히 셨던

엄마의 삶이 불만이었던 아들은

" 품위가 머 대수라고, 사람 사는 게 중요하지. 기저귀 차고라도 사랑하는 사람 옆에 살아!

끝까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 용기가 없어서"라고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정성스러운 찻자리를 준비한다


끝내 아들은 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은 말없이 할머니를 이해하고 마지막 찻자리를 준비해 준다,

할머니 말대로 어떤 상황이든지 누구도 편한 사람은 없디.


영화 속의 딸이 엄마에게 배운 마지막 레슨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앤 것..이라 했으나


내가 프랑스 할머니에게 배운 것은

죽음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 내 주도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다.

내겐 죽음에 대한 첫 번째 레슨이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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