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지 않고 연애하는 법

-연인들과 마지막 찻자리-

by tea웨이

# 1. 상처입지 않고 조용히~~


참 오래동안 잘 살았다. 무명으로, 엑스트라로, 평범으로 . 길을 가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작고 평범한 몸과 얼굴, 그 몸에 어울리는 숨어 살기에 적당한 작고 소박한 집.나를 드러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큰 집, 독특한 집으로 바꾸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순간이지. 그 순간만 넘기면 숨어서 살다가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사라지기 라는 은둔의 삶을 즐길수 있었다.

상처입지 않고 조용히 ~~

우주에는 어쩌다 그렇게 사는 사람 한 명쯤 있을 수도 있는 법


-작은 으아리꽃-


깊은 계곡 으슥한 외딴 곳에서 고독도 그리움도 혼자 은밀히 자위하며 피었다 지는 흰 작은 으아리꽃처럼...

조용한 삶


유일한 즐거움은 인연따라 흘러온 각양각색의 다관의 색과 모양과 자태를 보고 쓰다듬고 다관에 어울리는 차와 찻잔을 맞춰보며 상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많은 사람의 입술과 손길을 간직한 골동찻잔에 찻물을 주르륵 부으면 축소한 지도 위의 길처럼 금이 간 찻잔선을 따라 찻잔이 걸었던 길이 펼쳐지며 찻잔의 수다가 시작되면 기꺼이 귀와 마음을 열어주는 즐거운 사치를 누리며.


공개하면 그 신비와 순수성이 변질될까봐 지하서재에 숨겨둔 서재 속의 애인들을 불러내어 같이 차 한잔 마시면서 연애질 하면서 .


상처입지 않고 조용히 ......


생을 마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삶은 반전이다.


그 사치를 혼자만 누리는 것이 차마 미안해서 조촐한 차실을 열게 되고 숨은 다실 밀다헌(密茶軒)이라 명명하게 된다. 작고 눈에 안 뜨이게 납작 엎드린 차실. 숨으면 숨으려고 할수록 이 차실은 더 들어나 유명세를 타 번잡해지고 설상가상 영혼의 집,몸이 수상해졌다. 천장에 구멍이 나서 비가 줄줄 새고 아주 작은 태풍에도 대들보가 흔들려서 어지러웠다.더 이상 내 몸이 차분하게 영혼을 담아줄 집이 못 되어 몸은 리모델링이 아닌 새집을 원했고 낡은 집은 허물게 되었다. 낡은 집을 허물면서 내 서재에 오래동안 머물러 있었던 나의 오랜 연인들을 세상으로 내보낸다. 내 은밀한 차실을 개방하여 누군가와 나누었듯이...내 분신과도 같았던 그들을 세상으로 방류하여 해방시켜줍니다. 오래동안 제 분신처럼 기대고 의지했던 그 분들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당분간 나는 텅빈 영혼의 방 속에서 허한 마음을 지드레곤의 미씽유, 이적의 거짓말 ,윤도현의 너를 보내고 ,영화 “비긴어게인”OST의 'A Step You Can't Take Back '음악으로 슬프고 허한 마음을 달래며


굿바이 빨강머리 앤, 굿바이 암굴앙 , 굿바이 누우 , 굿바이 위즈치 ,굿바이 시몬느베이유.굿바이 싣달타, 굿바이 지원, 굿바이 마플여사, 굿바이 연희...


내 집을 떠나는 그분들과 마지막으로 눈물로 굿바이 하는 제 찻자리에 여러분을 수줍게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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