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심플 케익
사회생활을 한 지 10년 차...
나이가 들 수록 사회생활이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길 줄 알았는데... 전혀... 요령이 생기지 않고 점점 더... 떠나고 싶고 피하고 싶어 진다... 남편에게 아침을 먹으면서 진지하게 말을 해보았다. 요즘 회사생활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난 행복하지 않다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여유를 즐기고 싶다고... 사람들이 왜 사색과 명상을 즐기는지 알 것 같고...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 요즘... 모두 비워버리고 싶다고... 남편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했다.
남편과 나는 좋아하는 성향이 비슷했다. 그래서 우린 훗날 작은 가게를 차려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을 정도로 나누면서 살아 보자고 얘기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게 못하는 현실이기에... 참아달라는 말뿐이 못 하여 미안해하는 듯했다... 나도 그 마음을 알기에 오늘도 힘든 출근길을 나섰다.
그 날 퇴근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빵집에서 빵 굽는 냄새가 내 코로 스쳤다. 그 순간 그 고소한 냄새에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집에 들어와 부엌으로 가 있는 재료를 꺼네 레시피를 찾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찾다... 프랑스 심플 케이크를 찾게 되었다. 숙성이나 반죽기가 필요 없어서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재료를 계량하며 빵을 구워 고소한 향기가 온 집안을 덮을 것을 상상하니 설레어졌다.
프랑스 심플 케이크
남은 요구르트를 넣고 숙성이 필요 없이 바로 구워서 먹는 빵.
요구르트와 레몬 제스트의 향이 온 집안에 퍼지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니...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남편과의 미래를 천천히 준비해 나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어제 만든 케이크로 아침 식탁을 차려놓고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였다.
남편은 고맙다는 눈빛으로 평소처럼 어제의 일들을 얘기하면서 아침을 같이 나누었다.
갑자기 찾아온 설렘으로 나는 다시 힘이 났고, 마음이 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