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희원 Feb 16. 2023

인지, 이해, 연구

자기윤리학 10장 

이제 자기이해와 자기탐구를 거쳐서 자기교육을 할 시간이 되었다. 앞서서 나는 자기탐구의 마지막 파트인 ‘자아’에서 행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자아의 의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자아의 의지를 높인다는 것은 이성적인 인간에 가까워 진다는 것과 같으며, 이성적인 인간이 된다는 것은 최대한 자신의 능력 내에서, 자기보존에 한해 자신의 좋음과 싫음을 명확하게 판단하고 의지하는 인간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성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자아를 명확히 인지하고 이해하고, 연구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자아의 의지를 높이기 위한 4단계를 제시하였는데, 1)인지, 2)이해, 3)연구, 4)노력 이다. 해당 단계들을 나의 상황에 대입해 2번에 걸쳐 자기교육을 마치고자 한다.


나의 자아의 의지를 높이기 위한 교육


1. 인지, 이해



여기서 자아의 <인지>와 <이해>의 단계는 ‘자아를 파악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비슷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나는 앞서서 내적기제, 외적기제, 상호작용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나의 내적기제, 외적기제, 자아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기에 많이 부족(?)하고 부정확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생각하기에 <인지>와 <이해>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나의 내적기제와 외적기제를 각각 파악하고 그것의 상호작용을 파악해 나의 자아를 파악하는 작업보다, 현재 내가 표상하고 있는 나의 자아의 모습을 나열하고, 역으로 각각의 자아에 영향을 준 내적기제와 외적기제를 인지하고 그것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현재 표상하고 있는 나의 자아라는 그 느낌이 오히려 더 정확할 것 같아서이다.


즉, 


<방법 1>

1. 내적기제 + 외적기제 + 상호작용 각각 인지 및 이해

2. 나의 현재적 자아를 도출


<방법 2>


1. 내가 현재 표상하는 나의 자아를 나열

2. 각각의 자아에 영향을 준 내적기제, 외적기제, 상호작용을 인지 및 이해

3. 나의 자아를 이해 및 수정


위의 2가지 방법 중에서 <방법 2>가 더 타당하다는 말이다. 해당 방법을 통해 나의 자아를 간단히 인지하고 이해해보고자 한다. 다만 여기서 덧붙이고자 하는 말은 해당 작업은 단일적이고 일시적인 작업이 되어서는 안되며, 자아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인생의 전반에 걸쳐, 심지어 죽기 전까지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방법 2>에서 초반에 나열한 나의 자아가 진실로 나의 자아가 아닐 수 있다. 이를 명석판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나의 자아를 면밀히 연구를 해야 한다.


자 그럼 해보자. 현재 내가 표상하는 나의 자아는 무엇인가?


1) 나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2) 나는 헤어짐을 두려워한다.

3) 나는 안정성을 추구한다.

4) 나는 힘들 때 남에게 의지한다.

5) 나는 명예를 추구한다.


나의 자아는 정말 많겠지만, 지금은 이 정도만 언급을 해두겠다. (만약 시간이 많으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자아를 최대한 나열해보는 작업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럼 각각의 자아를 내적기제와 외적기제, 그리고 상호작용으로 뜯어서 이해해보자.


Ver 1.

 

1) 나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 외적 기제: 과거 초등학교 때 어머니로부터 받은 트라우마가 있다/ 진실로 실패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아버지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다

- 내적 기제: 나는 눈물이 잘 나온다.(잘 운다)/ 나는 잘 웃는다./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2) 나는 헤어짐을 두려워한다.

- 외적 기제 : 중학교 때 무리에서 멀어진 경험, 친구가 많지 않았던 경험

- 내적 기제 : 나는 겁이 많다./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3) 나는 안전성을 추구한다.

- 외적 기제 : 나의 아버지의 직업(공무원)/ IMF 경제위기에 대한 지식/ 실패에 대한 두려움

- 내적 기제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 나는 눈물이 잘 나온다. / 나는 겁이 많다.

4) 나는 힘들 때 남에게 의지한다.

- 외적 기제 : 여자친구

- 내적 기제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5) 나는 명예를 추구한다.

- 외적 기제 : 아버지의 직업

- 내적 기제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 나는 겁이 많다


2. 연구


현재 나를 대표하는 5가지의 자아에 영향을 미친 외적기제와 내적기제를 내 나름대로 써보았는데, 해당 작업을 하면서 자아 내에서도 위계와 상호작용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컨대, 내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이고, 내가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자아의 공통적인 내적기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다르게 말하면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실패로 인해 우울해질 나의 고통을 쉽게 두려워하며, 헤어짐을 통한 고통을 쉽게 두려워하며, 남에게 쉽게 의지하며, 남들의 칭찬(명예)를 통해 나의 우울감을 덮으려고 한다. 동시에 나는 겁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한 나의 고통에 겁을 많이 느낀다.

내가 쉽게 우울해지고 겁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서 말한 것처럼 정말 이것은 나의 내적기제인가? 나는 태어나서부터 쉽게 겁을 많이 먹고 쉽게 우울해지는 물질적 내적기제를 지니고 있는가? 어느정도 맞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외적 기제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렇다면 <겁이 많다>와 <쉽게 우울해진다>는 내적기제가 아니라 하나의 자아가 된다. 


Ver 2.(수정)

 

1) 나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 외적 기제: 과거 초등학교 때 어머니로부터 받은 트라우마가 있다/ 진실로 실패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아버지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다

- 내적 기제: 나는 눈물이 잘 나온다.(잘 운다)/ 나는 잘 웃는다.

- 자아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2) 나는 헤어짐을 두려워한다.

- 외적 기제 : 중학교 때 무리에서 멀어진 경험, 친구가 많지 않았던 경험

- 자아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3) 나는 안전성을 추구한다.

- 외적 기제 : 나의 아버지의 직업(공무원)/ IMF 경제위기에 대한 지식/ 실패에 대한 두려움

- 내적 기제 : 나는 눈물이 잘 나온다.

- 자아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4) 나는 힘들 때 남에게 의지한다.

- 외적 기제 : 여자친구

- 자아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5) 나는 명예를 추구한다.

- 외적 기제 : 아버지의 직업

- 자아 : 나는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겁이 많다.


그렇다면, 내가 표상하는 나의 많은 자아들은 내가 쉽게 우울해지고 겁을 잘 먹는 나의 또 다른 자아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아를 위계지을 수 있으면, 나의 토대가 되는 자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쉽게 우울해지고 겁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내가 살면서 겪은 트라우마들(외적기제), 쉽게 눈물을 보이는 나의 물리적인 특성(내적기제)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서서 말한 나의 자아들 (실패를 두려워 하는 것, 헤어짐을 두려워 하는 것, 안전성을 추구하는 것, 힘들 때 남에게 의지하는 것,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 과연 명석판명한 나의 이성의 외침, 자아의 의지인지 파악하는데에 있다.


내가 지금 생각하기에, 앞서서 말한 나의 자아들은 나의 자아의 의지가 왜곡되어 표상된 결과이다. 앞서서 나는 자아의 의지를 자기보존과 관련지어 나의 좋음과 싫음을 나의 능력 안에서 최대한 명석판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 적 있다. 그러나 나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과 좋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나의 자아를 명석판명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예컨대, 나는 쉽게 우울해지고, 겁이 많기 때문에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인생을 방어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이 된다. 이는 아버지가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에 있고 그러한 보호막 속에서 살아온 외적기제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명석판명한 자아를 가지기 위해서는 나는 고통에 대한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제쳐두고, 나의 행복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나는 언제 행복한가? 대표적으로,


1) 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행복하다.

2) 나는 소속감을 느낄 때 행복하다.

3) 나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때 행복하다.

4) 나는 내가 무엇을 성취했을 때 행복하다.


-> 공통점 : 나는 내가 존재한다고(살아있다고) 생각할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앞선 사고실험으로 나는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때 특히나 행복을 느낀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명예를 추구하는것은 내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내가 우울한 이유는 내가 살아있는 원인을 찾지 못해서이다.


그러므로 나의 이성은 나보고 이렇게 말하는 듯 싶다. 


“너의 존재를 증명해라.” 


나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지금까지 남을 통해 증명하고자 하였다는 결론이 동시에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경쟁을 통해 자신의 유능함을 증명하고, 그것을 통해 명예를 얻음으로써 나의 존재를 다른 사람들의 머리에 부각시켜 나의 존재를 증명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기에 이것은 나의 행복을 이루기 위한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최악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의 평가는 파도와 같기 때문에 자주 변한다. 나의 외부로부터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은 불안정하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앞으로 나의 노력은 ‘나의 존재를 최대한 쉽고 효율적으로 증명하는 방법을 찾는것’이 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물론 지금의 방식(남들에게 의지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전 09화 자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