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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꽃을 떠났어요. 벌은 그 떠남을 애도해야 하나요? 꽃들은 애도하지 않은 벌을 절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건가요? 사람도 그런가요? 누가 누구랑 사랑하다가 헤어지면 반드시 애도기간이 있어야 하고 애도의 감정이 사라져야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사랑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언제나 능동적인 '현재'이고 과거라는 생각의 산물이 아니므로 애도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아요. 그건 마치 3년상 같은 관념의 감옥살이를 강제하는 것 같잖아요?
그리고 만약 애도의 감정이 지워지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애도만 하고 새로운 사람은 만나지 말라는 건가요? 몰라서 묻는 거예요;;;;
덧) 관계 정립이 조금이라도 잘 풀리지 않으면 "우리 연인 말고 친구 하는 거 어때?" 이렇게 푸는 것도 참 싫어요. 진지함이 없잖아요. 인생 수없이 반복하는 것도 아니고 겨우 한 번 사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