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일만사천삼백구십다섯번째 어른날

2020.08.25



여자는,


남자가 더 나아지려면 여자를 버리고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그 사람이 온전하기를


내내 기도할만큼 그 사람의 안부를 걱정했다.



농담으로 흘린 한 마디에 몇 달을 마음에 새겨


선물을 생각하던 여자보다


돌아서면 그만일 사람들과


시간을 더 보내는 모습에


결국 의미없이 시간을 버리기를


그만 둔 그 이후에도 진심이 그랬다.



그 이후 여자는


혼자 마시는 술이 늘었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고


눈물로 매일 아침 눈이 부었다.



남자에게 여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아는 사람 중 남자를


유독 챙기는 고마운 사람일뿐이라고


확인시켜주는 그 사람의 소문도


애써 모른척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여자는 만나는 내도록


시간을 마음을 오롯이 다 쓴것처럼


그 이후에도 매 순간이 질리도록 진심이었다..



어른의 사람 사귐이란 원래 이런 것인지


그 사람의 마음이 그 정도였는지...


진심을 보며 견디기엔


남자에게 여자는 예민했고


남자를 견디기엔 여자는 섬세했다.


그렇게 마지못한 이별 뒤에는


무뎌질 시간을 기다리는 것말고는


애써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밤은 갈수록 짧아졌고


지겹도록 잔병을 앓고 말수는 더 줄었지만


결국 괜찮아질거라고 그렇게 시간을 믿는 수밖에.


그럴 도리밖에는 없었다.




+


구구절절히 보여 줄수는 없지만


내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는


말도 선뜻 못꺼낼만큼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온거에요.


내가 나와 다른 삶이라고


어느 누구의 삶이 잘못됐다 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내 삶 자체로 인정받아야 해요.


그렇다고 삶이 다르다고 관계가, 마음까지


다른 취급을 받을 수는 없어어요.


내 욕심때문이라고 생각은 말았으면 해요.


나는 당신한테는 가장 연약한 마음


그걸 안아줄 사람이라고 날 보였는데


당신은 난 강한 사람이라고


누구나 나를 대하는 방식으로 대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헤어진겁니다.



마음 한 쪽에서는 나만큼 당신에게 진심일 사람


찾기 힘들거라 얄랑하게 자부하지만


사실 당신이 또 그런 사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런 마음이 되어서


시간을, 정성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해서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내가 보내는 진심입니다.



이제 약없이도 매일 일찍 잠에 들 수 있기를


꼬박 밥을 챙겨먹을만큼 힘이 나기를


그리고 내 마음... 허투루 쓴게 아니도록


행복해지기를 바래요.























매거진의 이전글 일만사천삼백구십다섯번째 어른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