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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사천사백두번째 어른 날

2020.09.01



'그 사람은 내가 얼마나 미울까...'


사람 많은 환승 지하철역 발걸음을 옮기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책임 질 것도 없는 사람도


하루 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고된 날들인데


매일 매일 짐을 지고 사는건 어떤 기분일까.


담배연기를 후욱 내뱉는 것이


서툰 그 사람이 표현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래서 다시 돌아가서는 안되겠구나


내가 놓아야 하는구나 하고 알았다.


못견디겠다고 돌아선 내가  


이제껏 인연의 끈을 못놓았네.


미안하라고... 내가 그랬네.


나까지 짐이 되진 말아야지.


그래 그래야지.



우린 다시 서로를 못견딜테고


겨우 남은 좋은 기억들도 없어질테지.


그렇게까지는 되지 말아야지.


내가 당신을 보내야지.


그래야 당신도 좋은 사람을 만나겠지.


아무리 사람 좋다해도


당신을 힘들게 했던 내가 아닌


당신에게 좋은 사람 만나겠지.


그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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