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행복한 성장을 위한 공간 점검하기
기업들의 비전 목표에 자주 등장하던 숫자 2020년이 현실로 다가왔다.
매년 목표를 계획하고, 달려오지만 올 해는 좀 더 풍성한 열매를 맺어야 할 것 같은 건전한 부담이 든다. 먼 여정을 떠나기 전 차에 기름을 채우고, 이상여부를 체크하듯이 행복한 변화와 성장으로 2020년을 운행할 수 있도록 잠시 리더의 3가지 공간을 점검한다면 멋진 출발이 되리라 생각한다.
1. 소통 공간 점검하기
소통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키워드가 ‘경청과 공감’이다.
경청(기울일 傾경, 들을 聽청)은 한자의 뜻만 보아도 단순히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니라 눈(目)과 귀(耳), 그리고 마음(心)을 활짝 열고 듣는 능동적인 과정이고, 공감(함께 공共느낄 感감)은 상대방의 상황이나 감정을 자신이 경험하는 것처럼 밀접하게 느끼는 것이다. 소통을 통해 일을 추진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에게 ‘경청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는 사실이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리더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은 반복과 축적을 통해 하나의 공식과 믿음이 형성되어 중요한 의사결정 및 업무 추진 과정에서 적절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답으로 고정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할 수도 있다. 소통은 상호간의 생각과 감정이 연결되고 통하는 과정인데, 리더의 지식과 경험에 확신을 발라 견고한 벽을 세우면, 소통의 통로는 막히고, 갈등과 불통을 야기할 수 있다. 상생과 협업으로 나아갈 수 없다. 환경 변화와 치열한 경쟁은 복잡한 문제들을 양산한다. 서로의 역량과 전문성으로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며 교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 다름을 가진 구성원들이 공유비전을 통해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 구성원들과의 업무적, 일상적 대화에서 일방적인 생각을 앞세워 경청과 공감 없는 조언과 판단이 앞선다면 소통 공간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서로 다른 의견을 포용하며 공감, 소통할 수 있는 연결 통로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가?
2. 생각 공간 점검하기
조직의 당면한 문제와 달성해야하는 목표는 사안에 따라 논리적, 창의적 접근을 요구한다. 성과를 만들고, 현상을 유지했던 전략과 방식은 익숙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줄 수 없다. 생각지 않은 문제로 기대했던 방향을 이탈할 수 있고, 성과를 내는 상황에서도 내일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아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성장의 시계바늘을 움직일 전략과 초점을 잡고, 구성원들의 역량과 동기를 높이며 몰입하게 할 지혜, 통찰력이 필요하다. 통찰력(insight)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sight)이 아니라 깊이(in)있게 들여다봐야 볼 수 있는 in+sight이기 때문에 경험해온 지식과 익숙한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안전하다고 착각하는 곳을 잠시 벗어나 객관적, 거시적으로 개인과 조직을 바라보는 것(메타인지 Metacognition)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것, 모르는 것은 무엇일까? 전략과 프로세스는 어떠한가? 요구되는 지식과 스킬은 무엇일까? 익숙한 발걸음을 멈추고 새로운 추진력을 갖기 위해 생각을 점검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씨앗 없는 밭에서 수확물을 기대할 수 없듯이 새로운 아이디어도 그냥 떠올려지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지식과 스킬을 연마하며, 꾸준히 독서와 조언을 구하고, 피드백을 통해 생각의 공간에 알찬 씨앗을 심어야한다. 학습과 성찰은 위기를 모면하고, 성과를 만들 핵심 전략과 질문을 떠올리게 해줄 공급원이다. 나의 생각 공간은 비옥한가? 비어있는 공간이 많고, 부실한 줄기들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학습과 경험을 피드백하고, 더 좋은 열매를 맺도록 생각 공간을 채워가자.
3. 쉼과 충전 공간 점검하기
케렌시아(Querencia)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귀소 본능, 안식처’ 등을 뜻하는 말로, 투우경기 중 소가 잠시 쉬며 숨을 고르는 영역이라고 한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공간은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소가 피난처로 삼은 영역으로, 케렌시아에 멈춰있는 경우 투우사는 소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을 통해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쉼과 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 또는 그러한 공간을 찾으려는 경향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과업과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희비와 굴곡을 경험하고, 심신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쉼표를 찍고 싶을 때가 있다. 충분하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주어지면 좋겠지만, 그리 녹록치 않다. 굵직하게 주어진 휴가와 쉼은 아니라도 치열함 속에 잠시나마 쉼과 충전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케렌시아는 없을까? 커피맛과 음악이 좋은 카페, 서점의 오픈 테이블, 푹신한 의자가 있는 거실, 점심 후 누리는 20여분의 셀프타임, 풍경 좋은 산책로 등 저마다 긍정적 정서를 높여주는 케렌시아가 있다. 잠시라도 무거움을 내려놓고 릴렉스 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은 어디인가?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만이 아닌 심리적, 시간적 공간일 수 있다. 그리고 케렌시아는 주관적인 인식일 수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공간 속에서도 잘 생각해보면 충전을 주는 순간을 기억하고 음미할 수 있다. 나는 케렌시아를 인식하고 있는가? Here and Now, 이미 누리고 있는 쉼과 충전의 공간을 생각해보고, 틈 새 없이 달려가고 있다면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다시 달릴 수 있는 충전의 공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행복한 성장을 위한 2020여정을 위해 3가지 공간을 점검하고 멋지게 주행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