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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 May 01. 2020

[오늘부터] 사장님 03

위기는 당연한 것이고 나를 시험하는 것이다

작지만 내 사업이 조금씩 풀려나갈 때에 앞으로 내 미래는 장밋빛이 가득할 줄 알았다. '내 사업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위기가 있겠어?'라는 안일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업 위기란 기술력에 문제가 있다던가, 누가 회사 돈을 횡령했다던가, 아니면 부도가 났다거나 등등 뉴스, 드라마, 영화에서 큰 기업의 오너가 겪을법한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위기는 찾아왔다. 마치 위기는 테스트처럼 다가왔다. 

어라 저 녀석? 돈을 벌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걸 계속할 마음이 있는지 테스트 좀 해볼까?

그 외에도 여러 에피소드도 있고 위기라 불릴 수 있는 사건들도 있었지만 2년간 운영하면서 크게 다가왔던 위기는 아마 매출이 아닐까 싶다.

내 사업은 갑자기 기대 이상의 매출을 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정도면 계속 내 사업이 잘 되겠구나 싶었는데 아쉽게도 나의 바람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은 곤두박이칠 쳤다. 작년 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매출을 유지했는데 여름이 되면서부터 매출이 점점 반토막이 되었다. 원인은 경쟁자가 많아졌음과 동시에 이런 시장을 예측하지 못하고 내가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탓이라 생각한다.


그 이후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어차피 평균 최저 임금만도 못한 매출이었고 수입은 다른 데서 의존하기 있었기 때문에 포기한다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돈을 바라고 했던 사업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이라는 이유 만으로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렸다.


나는 2가지 아이템을 주로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에 아이템은 팔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손님들이 찾아와 탐색할만한 흥미를 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해결할만한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데 무엇을 팔아야 할까?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핸드메이드 샵]이었기에 핸드메이드 아이템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품은 무조건 만든다고 팔리는 게 아니요, 단번에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리서치와 그리고 샘플 작업을 거쳐 완성된 것만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게다가 내가 0부터 시작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는 기술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기존의 기술을 살려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았다.


그러나 새로운 상품을 만들다 보니 '계속 핸드메이드 샵 콘셉트를 유지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과 동시에 손으로 만든 것이 더 정성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에 고집했던 콘셉트이었다. 그러나 내 사업을 넓게 확장해보면 사람들이 상품을 받았을 때 즐거울 수 있는 오브젝트를 전달하는 일이 내가 하는 일이라 여겨졌다. 생각을 확장하니 마음이 조금 한결 가벼워졌고, 핸드메이드 샵에서 셀렉샵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 이후 나는 도매업에 가서 내 브랜드와 어울리는 상품들을 찾았다.


나는 위의 과정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들을 보여줄 수 있었고, 나 역시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었다. 또 처음 해보는 것들을 접하느라 시간은 걸렸고 매출은 확 오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 개의 물건이 팔렸다.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 한정된 사업 영역을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위기이고 계속해서 사업을 키워나가야 하는 위기를 갖고 있지만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면 그 답은 찾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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