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퍼머컬처 디자이너: 기후미식
실천생태학은 환경재난과 기후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우리의 일상(실천)과 환경(생태)과의 관계를 배우고, 이를 통해 삶을 꾸려나가는 새로운 전제를 확립해 일상을 바꿔나가기 위한 실천적인 공부의 과정입니다. 생태학적 지식의 갖춤과 우리 삶에서의 행동 실천 두 가지를 모색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실천생태학 8강 밥 생태학은 퍼머컬처 디자이너이자 기후위기 활동가인 소란님과 함께 했습니다. 소란님은 현재 전환마을은평에서 퍼머컬처 농사를 짓는 농부이기도 합니다. 이 강연에서는 먹어서 막아내는 기후위기, 대안적 농법이자 삶을 바꾸는 문화 그 자체인 퍼머컬처에 대한 소개, 기후위기를 극복해 내는 데 있어서 공동체의 중요성 등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 전 국민의 91.8%가 도시에 살고 있으며 4.3%가 농부입니다. 그중 땅을 사기 위한 가짜 농부는 3%에 달하므로 1%만이 농사를 짓는 농부입니다. 게다가 농부의 평균 연령은 73세입니다. 이처럼 노령화된 소수의 인구가 나라 전체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구조는 대량생산 농사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기계농, 화학비료, 하우스농사 등이 필수적이게 됩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 스페인 다음으로 하우스 면적이 세계 3위입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채소는 하우스에서 옵니다. 이러한 시설재배는 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고 지하수를 과다사용하게 되며 화석연료, 화학비료, 농약의 사용도 노지재배보다 훨씬 높습니다. 최근에는 시설재배보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식물공장인 스마트팜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에서는 채소를 흙 없이 양액이라 불리는 비료를 물에 타서 기릅니다. 스마트팜의 에너지 투입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시설채소 대비 약 60배에 달합니다. 또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의 영양소는 유기 임농산물의 50분의 1에 불과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먹거리는 양이 아니라 질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이 잘 드러납니다.
위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의 먹거리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관계가 깊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월에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매년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난방을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4월은 전지구적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 이때 땅을 갈아엎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농업은 1년생 먹거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년 땅을 갈게 되면서 땅 속에 저장되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것입니다.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미 400ppm(참고: 400ppm은 2015년 수치이며 2020년엔 410ppm을 초과)을 넘었습니다. 이는 기후변화 임계치 480ppm으로 향하는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진 것을 의미합니다. 소란님은 대기 중을 떠도는 늙은 이산화탄소를 가둬두기 위해 살아있는 흙에 탄소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살아있는 흙은 약 1,224평 당 1.9톤~3.2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년생 작물시스템과 임산물, 아카시아 나무 등의 질소 생성 나무를 심는 것은 중요하며 우리가 다년생 작물을 의식적으로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시스템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후위기의 영향에서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는 식량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식량난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토양의 침식을 꼽습니다. 2040년이 되면 많은 나라에서 토양의 침식으로 사막화가 심각해져 먹거리를 기를만한 흙이 충분치 않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흙은 우리가 서 있는 땅 아래로 60cm까지만 영양이 있어서 우리는 그 흙을 이용해서 먹거리를 기릅니다. 이 표토가 사라지면 먹거리를 땅에서 기를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영양가 있는 흙 1cm가 만들어지려면 100년 정도가 걸립니다. 현재 흙의 유실률은 석유보다 24배나 높습니다. 우리는 흙을 훨씬 소중히 대해야 합니다. 국지성 호우 한 번에도 많은 흙이 쓸려가 버리는데 일단 바다로 흘러간 흙은 복원이 불가능합니다. 이미 전지구적으로 토양 침식은 많이 진행되었고 기계로 흙을 매년 갈아엎으며 비료를 쏟아부어야 하는 대량산업농사로 인해 흙의 질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입니다.
흙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광합성과 협력해야 합니다. 다년생 식물들은 뿌리도 잎도 훨씬 크고 무성하며 무엇보다 겨울에도 뿌리가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는 식물의 뿌리 끝에는 토양미생물이 삽니다. 이 토양미생물은 탄소를 먹습니다. 핵심 키는 토양미생물입니다. 토양미생물이 식물을 기릅니다. 홍수 조절 기능도 합니다. 토양미생물들이 잘 살만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땅을 살리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선순환을 구축해 나가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대도시에서의 홍수, 폭우는 점차 잦은 횟수로 찾아오며 큰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데 하수도 용량만을 논할 것이 아니라 천천히 물을 흡수하고 내보내며 홍수를 조절하는 흙과 식물과 미생물이 살아있는 도시 녹지를 적극적으로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중소미기후를 바꾸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상으로부터 1.5-2m 정도의 공간을 생태적으로 어떻게 바꿔가느냐에 따라 중소미기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주 아담한 공원만 한 면적에서 흙을 살리고 녹지를 조성하는 것만으로 평균 기온이 주변 온도에 비해 3도 정도 낮아지고 습도는 평균 100% 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미기후는 연합을 하기 때문에 도시 곳곳에 작은 녹지들이 늘어난다면 도시 전반적으로 온도를 낮추고 습도를 높이게 됩니다. 도시의 재자연화가 된다면 기후위기의 재난들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없습니다. 나무가 자라서 기후에 영향을 끼치는 등의 역할을 해주기까지는 보통 3년 정도 걸립니다. 즉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흙이 살아있는 상태로 뿌리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면 기후대를 만들고 작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보다 이 3년을 버티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지구의 온도가 1.5도씨가 오른 후라면 그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입니다. 1.5도씨가 오르기 전에 우리 주변을 생태적 재자연화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먹어서 막아내자!라고 소란님은 제안합니다. 여러분이 아래의 방법을 기준으로 먹거리를 선택한다면 먹어서 막아내는 기후위기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방법은 '순환농법'입니다. 우리가 땅에서 먹거리를 얻었다면 그 부산물을 땅에 다시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벼를 길렀다면 지푸라기를, 직접 생산한 먹거리를 먹고 나서 생긴 음식물 쓰레기를 흙에 돌려놓는 것입니다. 순환농법의 모델은 우리나라의 '논'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휴경기 없이 한 가지 농작물로 연작하며 5000년 이상 논을 유지했습니다. 그 비밀은 땅이 고갈되지 않도록 땅에서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순환농법으로 기른 작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소농'입니다. 산업형 농업은 토지의 75%를 사용하지만 인류 식량의 30% 밖에 생산하지 못합니다. 즉 현재 생산되는 먹거리 중 1/3만이 유통 체계에 편입되며, 그중 1/3만이 소비되고, 그중 1/3만이 인간이 먹게 됩니다. 나머지는 폐기되거나 가축에게 갑니다. 그러니 굶주리는 사람이 없게 하기 위해 대량 생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개개인이 조금씩 생산하고 먹어야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도움이 되고 무분별하게 폐기되는 음식물에 의한 2차 오염도 막을 수 있습니다. 당장 내가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 소농과 연결된 먹거리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세 번째 방법은 '채식'입니다. 채식이 두려운 분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육식으로 인한 물 오염, 물 낭비는 심각합니다. 제주도는 흑돼지 사육으로 인한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오염이 심각해져 2040년에는 뭍에서 수도를 끌어와 먹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제주도뿐만이 아니라 전지구적인 문제입니다. 또한 채식을 하더라도 질소 비료로 길러져 크기만 큰 과일, 야채를 먹기보다는 작고 쌩쌩한 먹거리들을 선택하는 편이 지구환경에도, 우리 건강에도 좋습니다.
네 번째 방법은 '다양성'입니다. 우리나라 토종 감자만 해도 600종이 넘습니다. 감자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0년 정도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 동안 농부들이 환경에 맞게 육종해온 것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농작물의 특정한 한 종을 요구할 수 있으면 그 종은 지켜집니다. 농부님들이 다양한 감자를 꾸준히 길러낼 수 있도록 후원하고 지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섯 번째 방법은 '토종'입니다. 종자회사로 넘어가지 않은 토종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기후변화 때는 특정 지역에서 적응한 특정 종의 생존율이 훨씬 높습니다. 최소한 소비로라도 이러한 토종 종자를 지켜내야 우리의 건강한 미래 먹거리를 지켜낼 수가 있습니다.
여섯 번째 방법은 '탄소농법'입니다. 탄소농법은 다년생 위주의 농작물을 미생물과 협업해서 기르며 땅을 갈지 않는 농사를 의미합니다. 다년생 작물들은 씨가 떨어져서 자연 발아가 되기 때문에 단작의 산업농처럼 매년 땅을 갈아엎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땅 속에 뿌리가 발달해서 그곳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미생물이 살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면 1,224평의 대지에서 1년에 4,000kg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 방법은 '로컬푸드'입니다. 2040년이 되면 물류 이동이 힘든 시기가 도래하므로 도시에서의 먹거리 순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값싼 석탄, 석유로 멀리서 싸게 먹거리를 끊임없이 수입해 왔지만 더 이상은 그럴만한 사정이 안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자급 생산 체계를 농촌 30%, 교외농업 20%, 개인텃밭이나 정원 20%, 도시 내 농업 10%, 숲 20% 정도로 만들어두지 않으면 도시 식량 문제는 심각해질 것입니다. 해서 도시 공유지는 꼭 필요합니다.
여덟 번째 방법은 '야생먹거리'입니다. 야생먹거리들은 길러지는 채소에 비해 영양이 남다릅니다. 우리가 길가에 있는 풀만 만져도 손에 5조 정도의 미량원소가 붙습니다. 이러한 야생먹거리들을 섭취하게 되면 장내 미생물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안 먹어본 맛이 나는 야생먹거리로 요리를 하게 되면 탁월하고 특별한 맛을 낼 수가 있습니다. 독풀만 주의하면 되는데, 사람들이 사는 곳 가까이에는 거의 독풀이 없고 깊은 산속에 주로 많습니다.
아홉 번째 방법은 '함께 먹기'입니다. 소란님은 전환마을은평에서 마을 사람들과 '밥풀꽃'이라는 로컬푸드 식당을 차렸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채식식당으로 리뉴얼하게 되었습니다. 밥풀꽃은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에서 고립되어 식사를 못하시는 분들을 위한 도시락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을에 취약계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역사회에 알리게 되었고 사람들의 후원이 시작되었습니다. 1년 만에 도시락 생산은 300개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면서 2번째 마을부엌 '햇빛부엌'을 열게 되었습니다. 위기 재난 상황에서 서로 돌보고 같이 먹는 것을 고민하다 보니 주변에서 잉여 먹거리 재료 후원도 들어오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주변에 굶는 사람도 줄어들게 되었고 조미료가 안 들어가 도시락이 맛없다던 분들도 한 달이 지나자 몸이 건강해짐을 느끼고 천연의 맛에 익숙해지면서 자발적으로 식당을 찾아주시기도 했습니다. 건강하게 기르고 요리한 먹거리를 매개로 서로를 돌보고 함께 먹게 되며 식당 운영에도 도움이 된 선순환의 좋은 사례입니다.
열 번째 방법은 '단식'입니다. 잘 먹는 마을 전환마을은평에서는 1년에 한 번 함께 굶는 단식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널리 퍼져서 현재는 전국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미션에는 소비하지 않는 공복 3일, 탄소배출 없는 공복 3일이 포함됩니다. 이때 몸의 감각이 깨어나고 리셋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삶의 패턴을 바꾸기도 한다고 합니다.
열한 번째 방법은 '먹거리 공유지 만들기'입니다. 혼자 하면 어려우니 전환마을은평처럼 함께 하면 좋을 것입니다. 전환마을은 2000년도 초반 피크오일 때 생겨난 운동입니다. 오일이 고갈될 것이니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지금 당장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시작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전환마을은평도 2013년에 선언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전환마을 운동은 현재 전 세계 50여 개 나라, 만여 개의 전환마을로 이어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서른 개 정도 됩니다. 영국의 토트네스라는 전환마을에는 incredible edibles이라는 먹거리 공유지를 운영해 왔는데, 초반에는 동네 사람들이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다가 코로나 이후에 슈퍼마켓이 셧다운 되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런던, 파리, 베를린 같은 대도시에서도 재난상황에서 도시 먹거리 공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일정 면적 이상 확보하는 것을 법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한편 소란님이 처음 전환마을 활동가를 시작하게 된 영국의 토트네스는 지역경제가 아주 발달되어 있는 마을입니다. 로컬 마트에서 빵 하나를 사더라도 밀을 누가 길렀고, 누가 패키징을 했고, 누가 호두를 길렀고, 누가 호두를 깠는지까지 봉투에 모두 적혀 있다고 합니다. 내가 소비하는 돈이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는지가 투명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1 세계 국가는 소비되는 물품 대부분이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유통 체인망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소비로 인한 이익은 우리가 모르는 소수 주주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갑니다. 그래서 로컬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토트네스 마을은 귀농, 귀촌율이 매우 높은데 가장 많은 연령대가 2-30대라고 합니다. 이들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근간이 되어 소비자로, 또 생산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강의 전반부엔 소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소비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생산을 해야 합니다. 생산자가 되지 않으면 체계를 바꿔낼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농법을 배워 파마컬처 이론을 만든 Bill Morrison은 전 세계인이 10%를 자급하면 자본주의에 균열을 내며 대전환은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소란님은 개인이 1%를 자급해서 10%를 나누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도시에서 그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베란다 텃밭이든 게릴라가드닝이든 아주 조금이라고 생산해서 나누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배워 조금 더 생산성을 늘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란님은 기후의 기의 직접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그 첫 번째는 관계의 전환입니다. 모두가 각자도생으로 살다 보면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는 감각이 올라옵니다. 고립될수록 더 많은 위험을 느낍니다. 그러나 관계가 연결되면 생산을 같이 하게 되고 나누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에서 훨씬 나아간 공동 설루션을 내게 됩니다. 누군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우리는 물질의 노예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탈성장'을 꼽기도 하는데 이는 '관계'와 매우 밀접한 개념입니다. 함께 돌보고 함께 먹고 함께 사는 것이야말로 탈성장이기 때문입니다. 탈성장을 준비하고 연습하기 위해서라도 관계를 잇고 확장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퍼머컬처입니다. 퍼머컬처는 Permanent + agriculture의 합성어입니다. 의식주를 자급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드는 설계로서, 농법이라기보다는 문화에 가깝습니다. 문화를 바꾸는 운동이기 때문에 삶 전반에 대한 모든 것을 고민하게 됩니다. 퍼머컬처는 땅을 보살필 것, 사람을 보살필 것, 공정하게 분배할 것, 영혼을 보살필 것과 같은 네 가지 윤리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농사도 짓고 삶을 디자인하게 됩니다. 퍼머컬처는 통합적으로 지구를 보는 시각을 만드는 것으로, 전일적 세계관으로 불립니다. 퍼머컬처의 전일적 디자인에서 농사는 작은 일부분에 속합니다. 그 외에도 비인간 종으로부터 배우기, 시도와 실천, 오류, 소비하는 모든 자원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할 것, 폐기물을 주요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것, 구성요소 간 연결에 중점을 둔 디자인을 만드는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기후위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며 전환이란 어디에서 일어나는 것일까요?
지연전술(동시에 같이 하는 것이 중요. 지구생명방어) - 의식의 전환(인식, 사고, 가치의 전환) - 생명유지체제의 실천(새로운 경제, 사회구조 개발)이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지구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때는 과반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3.5%의 사람들이 결집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고 나머지 50%가 동의하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성참정권운동이 그랬고 흑인인권운동이 그랬습니다.
전환은 점진적인 변화이며 중요한 것은 차근차근 조금씩 일어나는 행동의 변화입니다. 사람들은 기후위기 행동을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살지 구체적으로 상상해야 합니다. 그 삶의 방식을 연구하고 옳다고 생각되는 방식이 지속될 수 있도록 내 삶을 바꿔나가는 것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상상하지 않으면 비전으로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실질적인 기후위기 행동입니다.
낙관주의는 의무입니다. 상상이 자기충족적 예언이 됩니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상상은 우리의 현재 행동과 내일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볼 수 있는 길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미래를 설계하세요! 그리고 그 상황 속에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은 엄청난 과제를 안은 것입니다. 우리의 행동에 따라 미래가 달렸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 선택받은 미륵이 아닐까요? 우리는 주변에 방주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방주가 되어야 합니다. 노아는 신탁을 받고 100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짐승과 새와 땅에 기는 모든 생명들을 실을 수 있는 큰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방주에 싣고 싶은 생명, 사랑이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그런 마음을 내고 있는 존재들이 있는지 떠올려 봅시다. 사랑합시다! 우리 모두 방주가 되고 그 안에서 맛있는 것을 맘껏 누립시다!
이상으로 실천생태학 8강 ‘밥 생태학’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음은 ‘집 생태학’입니다. 김기창 교수(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진정한 행복이 가득한 집을 위한 제안이 펼쳐집니다.
* 참고: 게시물 내 사진 중 별도의 표기가 없는 경우 그 출처는 소란님의 강의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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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퍼머컬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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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생명다양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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