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성공까지 나 역시 3일이 걸렸다. 처음에는 한번 먹어나 보자였는데, 오기가 생겼다. 네이버 초시계를 켜고 수강신청솜씨를 발휘하여 겨우 구매를 하였다. 배송료가 7천 원이나 붙었다.
속으로는 이게 뭐라고, 한개에 65 디르함이나 하면서, 거기에 이렇게 시간까지 맞춰서 사야 하는 건가 싶으면서도,카다이프+ 피스타치오 + 초콜릿,이 조합이 상상이 되지않아 한 번은 꼭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찌릿할 정도로달디단두바이 디저트 중에서 그래도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디저트와 쿠나페는 대부분 맛이 없기 힘들기 때문에, 내심 기대가 커졌다.
다음날.
드디어 나의 손에 픽스 초콜릿이 왔다.
이미 40도를 넘긴 두바이 날씨 탓에 배송직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생각보다 작았지만 두께가 엄지 손가락만큼 두꺼웠다.
두그두그두그.
이게 뭐라고 이리 난리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두바이에서 만난 새로운 디저트에, 신이 났다.
아이들과 셋이
딱 반만 먹을 생각으로 반을 뚝 잘랐다.
색은 슈렉이 먹을 것 같은 색이지만, 자를 때 바사삭하는 소리에 군침이 돈다.
드디어 한입! 음~~~ 눈이 크게 떠지는 맛이다.
두바이 디저트답게 나에게는 너무 달기도 했지만 카다이프와 섞인 피스타치오 크림, 그리고 간간히 씹히는 피스타치오 조각들의 식감이 아삭하면서도굉장히 고소했다.
두바이에서 맛 본 원래 쿠나페의맛은 바삭하기보다, 쫀득한 맛이었는데, 초콜릿으로 재탄생한 쿠나페는 바삭바삭했다. 웨하스맛 같기도 한데, 그보다는 좀 더 가볍게 바삭하고, 말차 아이스크림 같기도 한데, 그보다는 부드럽고 또 달달하다. 달고 말고를 떠나 한 번도 못먹어본 맛은 확실하다.
나는 바삭한 크림맛은 좋았지만, 마지막에 씹히는 밀크 초콜릿 커버가 너무 달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거 웬걸.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계속 생각이 났다.
초콜릿 안 좋아하던 사람 어디 갔나? 상상할 수없던 맛이었는데, 지금은 또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유통기한이 3일로 굉장히 짧았지만, 유통기한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다 먹어버렸다.
더욱 마음에 드는 점은 신생 두바이 홈그로운 초콜릿이란 점이다. 다국적 도시 두바이는, 수많은 해외 브랜드, 레스토랑들이 들어와 있다.그 속에서 본인들의 색을 찾고 자생한, 두바이 출신Dubai Homegrown 브랜드와 음식, 그리고 문화에 큰 가치를 둔다.
픽스 초콜릿도 이런 두바이의 홈그로운 초콜릿답게, 누구도 예측이 어려운 본인들의 초콜릿 맛을 완성해 냈다.
중동 디저트에 대부분 들어가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이렇게 초콜릿으로 풀어내다니. 생긴지 2년밖에 안 된, 정말 두바이스러운 초콜릿이 대 히트를 쳤다.
그리고 그것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맛에 익숙하지 않은, 지구 반대편 한국에 있는 사람들도 궁금해한다는 게 참 신기한 일이다. 역시 알다가도 모를 두바이, 그리고 두바이의 초콜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