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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어틴 Oct 02. 2018

알아두면 쓸모있는 환절기 잡학사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겐 뻔한 잔소리

오늘의 주파수: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


태풍 영향 때문인지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렇게 갑자기 겨울이 오나 싶다가도 한낮에 뜨거운 햇빛은 영락없는 가을이구나 싶다. 덕분에 옷 입기도 애매하다. 낮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대중교통 같은 실내에서도 땀이 나는 날씨다 보니 무작정 아침저녁에 옷을 맞출 수도 없다. 한마디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이다.


기침을 하거나 콧물이 심해 보여서 “병원 한번 가봐”라고 말하면 “아냐. 이거 잠 좀 자면 나아”라던가 “이거 집에 가서 배에 꿀 넣고 끓여 먹으면 낫는다”하며 “내 몸은 내가 잘 알아”하고 대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바로 나였다. 밥만 잘 먹고 푹 자면 낫는데 뭐 병원을 가나?

그러다가 사단이 났었다. 기침은 심한데 열은 안나는 상태가 두 달 넘게 지속됐다.  잘 먹고 푹 자는 건 먹히지도 않았다. 병원도 이병원, 저 병원 다니고 약국도 저 약국, 이 약국 다니며 한 달 가까이 약을 바꿔 먹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밤, 온몸에 빨갛게 반점이 올라오고 간지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밤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약을 너무 이것저것 먹은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목 내시경을 한 후 들은 병명은 ‘후두염’이었다. 후두염에 쓰는 약이 따로 있는데 종합 감기약과 감기약만 먹은 셈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환절기만 되면 후두염이 도질까 봐 이것저것 방비를 꽤 하는 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내가 체득한 걸로 정리한 <알아두면 쓸모 있는 환절기 잡학사전>. 의사는 아닌지라 의학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갈수록 병원 방문 횟수가 줄어들고 있으니 알아두면 쓸모는 있을 것이다. 쓱 훑어보며 자신의 오랜 증상이 있는지 함 찾아보시길.


목이 자주 붓는 사람들이라면 아침저녁으론 꼭 묶고 다니는 건 필수지만, 잘 때 묶고 자는 걸 더 추천한다. 면 스카프가 아닌 실크 소재 같은 스카프로 해야 한다.(보온성이 좋다.) 새벽에는 방안 온기도 꽤 쌀쌀해져서 목의 열을 찬 공기에 뺏기게 되니 이를 막으려 하는 것. 긴 스카프는 잘 때 불편하니 짧은 스카프를 마련해서 잘 때 착용해보길.

목이 붓는 것과 연관되는 곳이 어깨 통증이다. 보통날이 추워지면 우리는 어깨를 움츠리게 된다. 어깨가 뭉치게 되면 목도 잘 붓는다. 목에 염증이 생기면 감기가 들기 쉽다. 그래서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 좋다. 유튜브에 어깨 스트레칭/ 목 스트레칭 등으로 검색하면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도 많다. 회사에서 졸릴 때나 자기 전에 티브이 보면서 하면 매일 하게 된다. 나의 경우엔 안 해주고 자면 다음날 바로 어깨가 아파왔다. 덧붙이자면, 어깨 통증은 허리와도 연결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 다리를 꼬지 않는 바른 자세와 코어 운동까지 해주면 신기하게도 목도 덜 부었다.

익숙하지 않아도 차와 친해지는 것을 권유한다. 차가 싫다면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셔주는 것이 좋다. 병원 가서 감기라고 하면 의사들이 하는 말을 생각해보자. “술 담배 하지 마시고요, 따뜻한 물 많이 마셔주세요” 

열 없고 잦은 기침을 한다면 후두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같은 증상이었는데 나는 후두염이었고 지인은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았다. 나의 경우엔 밤에 자다가 기침하느라 깰 정도였다.) 잦은 기침과 후두염엔 도라지차가 좋다. 달달한 배 도라지청은 효과가 없었다. 그러니 청으로 마실 거면 순수 100% 도라지를 추천한다. 도라지청을 물에 타서 마시거나 배와 도라지, 대추 등을 팔팔 끓여서 두고두고 마시는 것도 좋다. 시중에 도라지와 생강을 말려 만든 티백도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말하길 나는 콧뼈가 안쪽에서 휘어져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안경을 쓴 게 이유였다. 그래서 남들보다 비염, 축농증이 심할 거고 숨을 남들보단 불편하게 쉬는 것이라 목도 자주 부을 수밖에 없다고. 비염에는 작두콩차가 좋다. 시중에서 아직 작두콩차가 티백으로 나온 걸 본 적이 없다.(있으면 알려주시길..) 시장에 약재상 같은데 가면 작두콩을 껍질째로 말린 게 있다고 한다. 나도 지인들에게 조금씩 얻어서 먹어봤지만, 구하기 힘들어서 자주는 못 마신다.

이런 염증이 자주 몸에 온다는 것은 몸의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증거다. 프로폴리스나 홍삼을 약으로 삼아 아침저녁으로 먹어주면 좋겠지만, 일상에서 차로도 자주 방비해주는 것도 좋다. 면역력 강화엔 레몬티트리 허브티가 좋다.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레몬의 향이 나는 차로 완성된다. 시트러스 향이 몸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라 밤에 자주 마시게 된다. 오후나 저녁에 커피를 못 마시거나 줄이고 싶다면 약이 되는 이 차들을 즐겨보라 권해보고 싶다.

잔기침과 콧물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바람이 불거나 집 청소할 때 필수이다. 그대로 바람과 먼지를 맞으면 갖고 있는 염증을 키우는 셈이다. 1회용 마스크를 잔뜩 사놓고 환절기에 가방에 한두 개씩은 넣고 다니자. 특히, 잦은 기침은 폐가 차가운 상태에 더 잘 생기니 찬바람이 불 땐 마스크를 하는 게 좋다.

경험상 콧물이 나는 건 바로바로 풀어준 것이 목 붓는 것도 막아줬다. 숨을 쉬는 데에 코와 목은 중요하지 않던가. 코로 숨쉬기 편해야 목이 덜 부담 간다. 귀찮더라도 휴지도 가방 안에 두고 콧물이 나오는 것은 바로바로 풀어주자.

몸이 뻐근하다거나 머리가 아프고 기침 콧물이 나기 시작할 때가 있다. 바로 감기가 오기 직전의 증상이다. 그럴 땐 타이레놀 한 알을 먹고 바로 잠드는 것을 추천한다. 의사도 약사도 아니지만, 이 방법은 약사 생활 10년 넘은 친구가 알려준 방법이다. 타이레놀만 먹고 자도 꽤 효과 보지만, 여기에 따뜻한 쌍화탕도 함께해주면 더 좋았다. 먹고 잠들면 밤새 식은땀이 날 때도 많았다. 이때, 덥다고 이불을 걷고 자지 말고 꼭 덮고 자서 땀을 확 빼줘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꼭 미온수로 씻겨내야 갖고 있던 몸살이 낫는다.
※주의※ 쌍화탕을 전자레인지에 뎊힐 때 그대로 넣으면 병이 폭발한다. 꼭 다른 컵에 붓고 뎊히자. 3~40분 정도면 타이레놀 삼킬 수 있을 정도로 따땃하게 데워진다.

서점에 ‘체온을 1도 올리면 암도 이긴다’라는 카피의 책이 나와서 논란이 된 걸 기억하는가. 물론 암을 이기는지는 모르겠다만, 나의 경험상 확실한 건 면역력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스카프로 목을 보호하며 몸안에 찬 공기가 돌지 않도록 돕거나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등 체온을 조금 높여주면 앞서 말한 염증의 증상들이나 몸살이 쉽게 오지 않았다.



글 제목만 보고 엄청난 비법이 있을 거라 기대했을 수도 있겠지만 일상에서 쉽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옆에서 알려줘도 다 잔소리로 들리는 그런 말들이고. 다 알고 있던 방법이라면 이제부터 지키기만 하면 되겠다. 여기 있는 거 다해봤는데도 아프다면 병원 가는 걸 미루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약국에서 한두 번 먹고 낫지 않는다면 병원 처방 약을 권장한다. 약국 가서 그냥 사나 병원 진료비+처방약 가격은 결국 비슷하지 않던가.

글 초반에 말한 피부 발진 후에도 나는 몇 번 더 발진이 일어났었다. 감기가 걸려도 주고 사랑니를 뽑아도 주는 항생제나 소염제가 문제였다. 그때 먹었던 몇몇 항생제와 소염제가 발진을 나게 했는데 몸에서 아직도 반응을 하는 것이다. 겨드랑이 안쪽과 뒤쪽 허벅지가 가장 심했는데 간지러움이 심해서 앉아서 있기도 힘들었다. 밤엔 모든 증상이 심해져 잠이 드는 것도 힘들었다. 가까스로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독한 피부약을 먹기 위해 졸린 채로 생두부를 꾸역꾸역 먹을 때 서러웠다. 여행 다니는 것도 노는 것도 내 행복도 결국 내가 건강해야 즐길 수 있구나-하고 하나둘씩 위의 습관을 들인 이유가 이때부터였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라는 이 뻔한 말엔 얼마나 스스로 자신의 습관을 꼼꼼하게 만들어나가는지, 그걸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담고 있다. 오늘 오후는 따뜻한 차한 잔에 담긴 '건강'에 주파수를 맞춰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을 본 모두 분들이 자신에 맞는 건강한 습관을 찾고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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