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고백 : 엄마 나는 지금이 행복해
행복이 뭔지 너는 아니?
저녁에, 그 시간쯤이면 늘 그렇듯,
아이의 온몸을 거품투성이로 만들고 있는데,
아이가 느닷없는 고백을 한다.
엄마,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해.
코로나 빼고는 다 행복해
내 입에서도 합을 맞춰서
엄마도 행복해 라고 기계적인 대답이 나왔지만,
그건 그냥 명가수 혼자의 음색으론 부족해서 넣어주는 코러스 같은 그닥 의미 없는 잔상
행복이 뭔지 아니
더 파고들며 대화를 잇기에는
7살짜리의 눈높이를 맞춰줄 자신이 없다
그러다 모든 먼지가 가라앉은 이 같은 밤이 와서,
낮의 어지러움 속에서도 반하지 않을 수 없어 한 조각 오려냈던, 아파트 뒷동산과 하늘의 풍광을 꺼내다 보니,
아까 아이에게 미처 그 얘기를 왜 해주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엄마도 오늘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