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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Jul 19. 2020

인생은 길 없는 산 속 하이킹

여긴 고속도로일까 길없는 산일까

예전엔, 인생이 '고속도로 운전'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무의식 중에 그런 프레임이 깔려있었다. ⠀


뭐랄까. 난 고속도로 위를 운전하고, 다른 차들이 옆에서 달리고 있다. 가끔 고속도로 IC, 출구 같은 갈림길 (진학, 취업, etc)이 나온다. 그러면 최단 경로를 잘 고민해본 뒤, 다음 고속도로로 잘 갈아타는 뭐 그런 것?

만약 그렇다면,
1. 멈춰서 쉬는 게 불안해진다. 갓길에서 다른 차들이 쌩하니 앞서나가는 걸 봐야하니까.
2. 인생에는 최적 경로가 있다고 믿게 된다. 목적지까지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잘 따라가는 데 집중한다. 핸들링보단, 길 따라가면서 엑셀 잘 밟는 게 중요하다.
3. 갈림길 나오면 잘 봐야 한다. 한번 잘못 타면 돌아가기 쉽지 않다. 1시간은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좀 다르게 보려고 노력한다. 인생은 '길 없는 산 속 하이킹' � 같은 거라고.

나는 산속을 걷는다. 내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른다. 남들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다들 시작한 시간도, 방향도 다르다. 딱히 올라야할 정상은 정해져있지 않다. 정상을 향해 가기는 하지만 풍경 보고, 운동하고 싶어서 올라간다. 어떨 땐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1. 전력질주보단 걸어야 한다. 산에서 뛰는 사람 봤어? 멈춰서 쉬기도 해야한다. 하이킹 왔는데 주변 풍경도 봐야지.
2. 꼭 최단 거리로 갈 필요는 없다. 돌아가는 길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 대신 아예 길을 잃어버리면 안된다. 계속 내가 어디있는지 파악하고, 방향을 자주 조정해줘야 한다.
3. 언제든지 아니다 싶으면 왔던 길은 되돌아갈 수 있다. 길 없는 나무 사이로 들어가 헤메다가, 나도 모르게 새로운 오솔길을 만나기도 한다. ⠀

물론 인생에 정답은 없다. 어떻게 보든 다 자기 마음이다. 그래도 나는 무의식 중에 배어든 관점보다는, 내가 좋아서 선택한 관점으로 인생을 살고 싶다. 마음처럼 잘 안 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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