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저공비행

by 아름

오늘은 날씨가 아닌 기분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오늘 당신의 기분은 어땠나요?

기쁘고 즐거웠나요, 슬펐나요.

혹은 그저 가라앉은 상태였나요?


저는 그저 차분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앞에 앉아 있습니다.

딱히 이렇다 할 이유가 없어도

마음이 저공비행하는 날들이 있죠.

어쩌면 삶에는 즐겁고 슬픈 날보다

저공비행의 날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분을 아주 가라앉혀버리거나

높은 곳으로 띄워 올리려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해야 하니까요.

우리의 뇌는 사지를 움직이고

일을 하고 감정 표현까지 해야 하니

너무도 바빠서 하루 종일

고공비행을 하지는 못해요.

저공비행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겠네요.


혹, 일전에 제가 말한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의 끝에 즐거운 일이 있었다면

그날은 즐거운 날인 것이라는 말.

기억하시나요?

저공비행에서 마지막을

고공비행으로 장식했다면

그날의 에너지는

그 고공비행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스스로 다룰 수 없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예컨대 회사에서 벌어지는 돌발상황,

예상치 못하게 밀려온 일들.

혹은 조금 살만하다 싶을 때

찾아오는 작은 불행들.

오늘은 정말 안 되는 날인가 봐,

할 만한 그런 날들 말이에요.


우리 주변에는 반드시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럼 우리는 통제감을 잃고,

마음은 심연 속으로 잠수해버리죠.

그것이 아니면 그냥 수면(睡眠)에

스스로 빠져 회피해 버리기도 합니다.

어떤 반응을 보이던 그것은 옳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반응하는 것이 옳아요.


뜻대로 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일을

어디론가 끌어가 보려고 낑낑대지 말고

차라리 잊거나,

다른 것으로 덮어버리거나,

아니면 모르는 척해버리세요.

통제할 것을 허락하지 않는 일은

나의 영역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것은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나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후에 나와 연결되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통제할 수 없다면

나와는 깊게 연결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낯선 사람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고

주저앉아버리지는 않잖아요.

낯선 사람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를 해치는 것은 비이상적입니다.


모든 일을 제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일은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하겠지요.


저공비행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바른 목표입니다.

고공비행만을 유지한다고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심연에 가라앉아버리는 것도

우리의 의무는 아니지요.

우리는 목적지 없는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삶이 길어서 오래오래 여행해야 해요.


그러니까 지치지 않도록,

적당히 행복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비행하자는 말입니다.

늘 그랬듯이 저도. 당신도.

늘 그랬듯이 우리는 작은 것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편지가 당신께 잠시나마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다음 주에 다시 편지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럼 이만-.


20. 09. 04. 금.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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