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태풍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네요.
부디 무사히 지나가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어젯밤에는 비가 요란하게 왔습니다.
바람과 천둥까지 대동한 채로요.
당신이 있는 곳은 어땠나요?
오늘도 날씨를 물으며 시작합니다.
요즘 저는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집에만 틀어박혀있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있고,
오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니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튀어나오더군요.
그래서 당신께도 들려드리고 싶어
한 자 한 자 열심히 쓰며
하루에 하나씩 이야기의 조각을
이곳에 올리고 있습니다.
저는 생각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하지만 생각으로 꾸며놓은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서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은포기할 수가 없어요.
하나의 이야기를 풀기 위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만들고 꾸며냅니다.
하고 싶은 말만 써도 사람들이 다 알아주면 좋겠지만,
제 머릿속에서만 벌어진 일이니까
축약해버리면 모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하고 있답니다.
모순이지만 당신도 그렇게 일상을 꾸리고 계실 거예요.
한 가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여러 가지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삶.
말만 듣는다면 가성비가 좋지 않은 삶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는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던순간의 고됨은
하고 싶던 일을 하게 되는 순간 모두 잊게 됩니다.
혹은 영광을 위한 순간으로 기억되죠.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순간들이 대부분입니다.
하기 싫은 것을 하는 순간까지도
사랑하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그래서 지금은 견뎌보려고만 합니다.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아주 대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견디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무언가 보일 거라고 굳게 믿고 싶습니다.
그러니 당신께도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함께 잘 견뎌내 보자고 말하고 싶어요.
티끌만 한 눈송이를 불려
훗날 얼굴만 한 눈덩이를 만들어서 만나
견뎌냈던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 곧 주말이니 주말에 무슨 일을 할지,
어떻게 얼마나 쉴지를 생각하며
즐거운 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내일 또 편지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20. 09. 03. 나무.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