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와의 인연

by Happyoung

내 인생에서 과학고와의 인연은 고2때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나는 공립고등학교에서 특이하게 조기졸업반이 있었고, 나는 조기졸업반 학생이었다. 학학년 위 선배가 조기졸업하여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 조기졸업하여 대학진학할 것이라고 야무진 꿈이 있었다.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조기졸업을 위해 방과후 수업과 시수를 채우고 고2 때 고3처럼 나 역시 조기졸업 전형으로 입시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나름 열심히 준비하여 면접을 보러 갔지만 교수님 앞에서 말한마디도 못하고 나와 엉엉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면접을 끝나고 캠퍼스에서 나를 기다리던 엄마의 모습도 잊지 못한다.


“OO아. 다른 학생들은 다 아는 것이 나왔나봐.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오데~ 잘 봤니?”

이 한마디에 내가 많이 실력이 부족하고 무지한 상태임을 알아버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거의 모든 학생들이 과학고 학생들이었다고 들었다. 고등학생 때에는 나의 실패 경험을 가지고 과학고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미리 한 학생들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면접에서 푼 문제들은 고등학교과정에서 배우지 않았던 내용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학교 내에서는 내가 아는 문제들로 가득했던 세상에서 도저히 몇 번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들로 가득찬 면접 문제를 다시금 떠오르면 아직도 그 당시의 기분이 생생하다.


나의 학창시절의 실패 경헙으로 만난 과학고 학생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과학고 발령을 받아 교사로써 생활을 시작하였다. 과학고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딱 하나다.

“아 내가 그때 조기졸업을 못한 이유가 있었네..?” 어마무시한 과학고 학생들의 교육과정과 교육내용을 접한 순간 바로 인정하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 까지만해도 우물안 개구리였던 나는 나만큼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은 없을것이라고 자부했지만, 과학고 교육과정과 학교생활을 겪어보니 나의 학창시절이 그리 대단하지만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교사가 되어 다양한 학교에서 근무해보고 과학고 학생들을 만나니 학생이지만 참 배울점이 많은 멋진 학생들이 많다. 이렇게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여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은 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실 현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학생들이 질문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의문점이 들면 질문하여 해결하고, 수업을 마치고 서로 질문하러 나와서 토의하며 문제를 해결해내는 모습은 교사로써 가장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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