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평호에 잠긴 한반도 지형

진천 여행 1

우리나라엔 한반도 지형을 닮은 명소들이 제법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이 영월 선암마을이고 충청권에는 세 곳이 있는데 옥천 둔주봉, 영동 황간 월류봉과 진천 초평호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진천의 초평호 한반도 전망대이다.

내가 찾은 3월 6일엔 안타깝게도 미세먼지가 많고, 날이 흐려서 깨끗한 전망을 담지 못했지만 진천군청에서 포스팅한 내용을 보니 3월 초 아주 맑은 날 한반도 지형을 바라보며 찍은 멋진 일몰 사진이 있어 모셔왔다.

두타산에 위치한 한반도 지형 전망대는 그곳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작년 이맘때 찾았을 때는 전망대 공사와 코로나로 인해 입구를 막아놓아서 가지 못했는데 올해는 개방되어있다.

초평붕어마을에서 시작되는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 오르다 보면 바로 두타산 7부 능선에 이르게 된다. 두타산은 해발 598m로 진천군 초평면과 증평군 도안면 경계에 걸쳐있는 산이다. 부처가 누워있는 형태이며 초평면 영구리에서 시작된 등산로는 정상까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전망대 올라가는 길목 곳곳에 공들여 쌓아올린 돌탑이 눈에 띄는데, 두타산에는 모두 33기의 돌탑이 있다.

두타산 돌탑 33기의 축조 안내문에 따르면,
두타산 돌탑은 초평면 화산리 금오마을에 거주하며 한학에 조예가 깊었던 덕유 배한성 선생이 71세의 나이에 접어든 2003년 1월 천년 고찰 영수사에서 깨달음을 얻어 참선하는 마음으로 돌탑을 쌓기 시작하여 2011년까지 8년의 세월에 걸쳐 28개의 돌탑을 쌓았는데 지관이 자리를 보듯 탑이 놓일 만한 자리를 짚어나가다 보니 우연하게도 동서남북으로 각각 7개씩 놓여 하늘의 별자리 28수와 맞아떨어지는 것을 알게 됐다.

탑 쌓아가는 과정은 돌 하나하나에 작은 정성을 모아 가족과 이웃이 함께 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고, 두타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에 평화의 촛불이 밝혀져, 다툼과 애증이 없는 용화세계를 구천하고자 하는 미륵 고행의 실천이었다. 덕유선생과 함께 마을 주민 신원식씨와 임병섭씨도 돌탑을 쌓으며 산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등산로를 정비하고 소나무를 심었다. 또한 5기를 더 쌓아 하늘의 개천을 여망(모든 사람이 간절히 기대하고 바람)하는 33기를 완성했다.

7부 능선에 자리한 한반도 지형 전망대에서는 초평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정상까지 약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전망대 공원은 약 10여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탑모양의 한반도 지형 전망대는 계단 끝으로 넓은 전망데크가 조성되었고, 그 끝으로 나선형의 완만한 오르막의 데크로드가 3층까지 이어진다. 높은 구조물의 특성상 안전을 위해서 바람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설계된 전망대는 높이 올라도 거의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전 장태산휴양림에도 이런 데크로드가 있는데, 그곳은 층이 더 높아서인지 꽤 흔들림이 느껴져서 이곳과 비교되었다.

'청룡이 품은 한반도'란 수식어를 지닌 초평호는 광복 이후 축조된 저수지인데 1985년 증설했다. 하늘로 비상하는 청룡이 휘감아도는 모습 사이로 한반도 지형이 자리 잡고 있다. 초평호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전망대에서 초평호를 바라보면 한반도 지형 주변으로 수많은 낚시좌대들이 둥둥 떠있는 모습도 꽤 이채롭다.

날씨가 청명한 날 오면 정말 가슴이 뻥 뚫릴 것같은 멋진 전망인데, 날이 도와주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맑은 날 찍힌 사진을 찾아서 올려본다.(표지의 사진은 충청북도 공식 블로그에 올려져있는 사진)

진천은 김유신의 고향이라 김유신을 주제로 한 문화재들이 좀 있다.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충청북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가 그곳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종박물관이 있으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라는 천년 세월을 이겨낸 '농다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꽤 많은 마애불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초평호 한반도 지형을 찾은 김에 근처에 있는 이곳들도 둘러보심이 어떠할지~
(아래 사진에 진천의 주요 관광지 나와 있어요)

진천군청 블로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