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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Dec 03. 2021

붉게 물든 메타세콰이어숲이 장관이더라

장태산 출렁다리

장태산은 대전 남부에 있는 산으로 대전팔경(유성온천휴양지.구봉산. 엑스포과학공원. 계족산. 보문산. 식장산. 대청호)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메타세콰이어숲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서 대전시민의 휴식처이기도 하고, 우리가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봄부터 여름까지 초록으로 쭉쭉 뻗어올라간 메타세콰이어숲도 예쁘지만, 가을에 붉게 물든 메타세콰이어숲도 아름답다. 메타세콰이어는 언뜻 상록수로 보이지만 낙엽수라 가을에 단풍 든 모습이 기가 막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메타세콰이어 단풍을 보기 위해, 작년에 개장했으나 아직 못 건너본 출렁다리도 건널 겸 11월 28일 일요일에 장태산을 찾았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입장료, 주차료 모두 무료이다.

메타세콰이어는 약 2억 년 전부터 공룡들과 함께 살았던 나무로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재밌는 것은 오랫동안 멸종된 줄 알았는데 1945년에 화석으로만 존재했던 메타세콰이어가 중국 사천성 양쯔강 유역에서 발견되면서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가 '부활한 화석식물'이라는 점이다.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연의 한 켠에서 자신의 삶을 지탱해온 메타세콰이어의 강한 생명력이 어쩌면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꾸 장태산으로 잡아 끄는지도 모르겠다.

초록숲은 작년 5월에 찍은 사진

장태산은 서구 장안동과 금산군 복수면 신대리 경계의 안평산 옆에 있는 산으로 높이 374m의 나지막한 산이다. 남쪽의 대둔산과 서쪽의 안평산에서 발원한 시냇물이 산 입구 용태을계곡을 거쳐 용태을저수지로 흘러든다.

이 장태산 일대는 대둔산에 뿌리를 둔 산줄기가 장엄하고 아름답게 뻗친 곳에 마을이 생겨서 장안동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전하며, 임진왜란 때 장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난을 피해 장군봉 아래 베틀굴에 숨어서 3년 동안 베를 짜며 살다가 지금의 원장 안에 터를 잡아 편안히 살기 시작하였다 하여 장안동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전설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장태산은 지금은 휴양지로 개발되어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예전에는 아주 깊은 산골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대전은 놀 곳은 많지만 진정한 휴식의 공간은 없다’라고 한탄한 故 임창봉 씨가 1973년부터 사비를 들여 나무와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20만 평에 이르는 장태산 일대에 낙엽송, 잣, 오동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하나둘 심은 나무들이 2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13만 4,000그루로 번성해 군락을 이룬 지금의 휴양림으로 탄생했다. 국내최초로 사유림을 조성해 자연휴양림을 가꿔오다가 1994년 2월 5일(1991년 5월 15일로 표시된 곳도 있으나 대전시청 홈피 참고)에 개장했다.

국내 유일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울창하게 형성되어 있어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전 팔경 중 하나이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전국 최초로 민간인이 조성·운영하여 왔으나, 2002년 2월 대전광역시에서 인수한 후 새롭게 개축하여 구역 면적 81만 5,855㎡, 이용 가능 인원 6,000명으로 2006년 4월 25일부터 개방하게 되었다.

하루 전에 찾았던 진안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붉은 잎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장태산도 다 떨어져버렸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며 갔는데 다행히 아직은 남아있어서 메타세콰이어 단풍 끝물을 마음껏 감상했다.

숲속어드벤처(스카이웨이 및 스카이타워)에서 맞은편 등산로와 연결되는 출렁다리는 2019년 12월에 준공됐지만 출렁다리의 안전을 보강하기 위해 CCTV, 낙석방지망, 출입문을 설치하고, 제4주차장 바닥정비와 조경수목 식재 등 주변 환경도 정비하느라 개장이 늦어졌다. 작년 5월 초에 갔을 때만 해도 공사중이라며 출입문이 닫혀있었는데, 내가 다녀간 며칠 뒤인 2020년 5월 11일에 개장했다.


남편은 출렁다리 개장소식 듣자마자 바로 아들과 함께 다녀왔다. 그런데 나는 개장 뒤로도 장태산에 몇 번 갔건만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았거나, 너무 일찍 가서 문이 아직 열려있지 않을 때가 많아(여는 시간 9시부터) 안타깝게 쳐다만 보고 오곤 했더랬다.

이제는 숲속어드벤처와 더불어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찾는 탐방객들의 필수코스가 된 출렁다리는 길이 140m, 폭1.5m로 주탑의 높이가 45m에 이를 정도로 높다. 현수교 방식으로 조성돼 다른 출렁다리들에 비하면 많이 흔들리지 않지만 밑으로 스카이웨이와 차량들이 보여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다소 아찔하다.


그리고 출렁다리를 지나 스카이웨이 반대편 산으로 연결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장태산의 그림같은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올 가을 가장 아름다운 풍경 가운데 하나를 이곳에서 만났다.

등산로 오르는 길은 대부분 자연그대로인 채로 두어서 다소 위험한 구간도 있고, 경사가 가팔라서 꽤 힘도 들지만 전망대에 올라서면 땀흘리며 올라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니 이곳에도 꼭 올라가보시길 추천한다.

나는 스카이웨이와 스카이타워부터 들러서 다리를 푼 뒤에 출렁다리를 건넜는데, 순서는 어떻게 하든 상관이 없다. 출렁다리를 내려와서 장태산 안으로 들어가면 메타세콰이어숲의 장관을 온몸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얼떨결에 등산까지 하느라 체력이 고갈된 남편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어 산 깊이는 못 들어갔지만 초입의 연못과 그 주변만 걸었어도 충분했다. 만추에 접어든 2021년 11월의 마지막 휴일을 메타세콰이어 붉게 물든 장태산에서 멋지게 보낸 하루였다.

그럼 이제부터 장태산의 가을을 사진으로 만끽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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