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날 방울토마토 수확기

8월 텃밭일기 1

by 말그미

장마철이 끝났으니

이제부터 뜨거운 태양 아래

폭염이 시작이겠구나~ 했는데 웬걸?

지난 주엔 하루 걸러 비가 오다가,

이번 주엔 내리 비소식이다.


비가 자주 오니

텃밭에 물 주러 자주 안 가는 건 좋은데

이렇게 비가 잦으면 작물이 제대로 안 자라고 병 들고 썩기 마련이라 걱정스럽기도 하다.


지난 일요일은 가을의 문턱이라는 입추였다. 양력으로는 8월 8일, 음력으로는7월 10일. 입추는 24절기 가운데 13번째 절기로 '입추 때는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벼 자라는 소리가 개에게 들릴 정도로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야 한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고 한다.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므로 이날 날씨를 보고 한해의 농사풍작을 점친다고 한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풍년, 이날 비가 조금만 내리면 길하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긴다. 또한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고, 지진이 있으면 다음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고 한다.

절기상 입추부터 동지까지를 가을로 치기때문에 입추가 지난 뒤에는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때부터 가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어 김장에 대비한다. 이 무렵에는 김매기도 끝나가고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해서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한국세시풍속 사전 참고)

올해 입추는 하늘은 흐렸지만 낮에는 덥다가, 밤부터 서울경기강원쪽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충청이남으로는 비가 조금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아서 위쪽은 흉작, 아래쪽은 풍작이라고 봐야 하려나 싶다. 그나저나 입추 지나 비가 계속 내리고 있으니 정부에서 기청제를 올려야 하나~ 싶기도.

어쨌든 우리집 텃밭은 딱 두 주밖에 심지 않은 방울토마토가 풍작을 이뤄서, 이웃들에게 따가라고 하고도 많이 남아 나머지를 모두 따왔다. (제법 양이 많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뒤 네모난 포장용기에 담아 관리실에 갖다드렸다. 더위에 여러모로 애쓰시는 분들인데 마침 드릴 게 있어서 기뻤다.)

비가 주기적으로 내려줘서 일주일 넘게 안 갔더니 그새 또 풀이 자라서 고구마밭 사이사이 돋아난 풀들을 후다닥 김매고, 이웃밭들은 어떤가 둘러보니, 바로 옆밭에는 향긋한 바질이 자라고, 부지런한 이웃밭엔 참외랑 수박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걸 보고 깜놀했다. 올해 처음 농사 짓는 분이라는데 어쩜 이리 잘 키우시는지 모르겠다.

구청텃밭 옆 개인소유밭에서는 작년까지 열심히 감자, 들깨, 땅콩 등을 심으시다가 올해는 아무것도 안 심어서 풀이 사람키 넘게 웃자란다 싶더니, 반 정도 제초작업을 한 것도 눈에 들어왔다. 풀은 따로 가꾸지 않아도 어쩜 저리 잘 자라나 싶다.

바질밭 쥔장이 바질 뜯어가라고 미리 알려준 덕분에 파스타요리에 넣어볼까 하고 좀 뜯어왔는데 향이 정말 강하다. 말 그대로 향신료! 깻잎향도 강하다 싶은데 바질에 대면 한단계 아래다. 딸이 피자요리에 넣어본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향이 너무 강해서 숨쉬기 힘들다며 주방에서 마스크를 하고 요리를 할 정도였다. 나머지는 잘 보관했다가 바질파스타를 만들어 봐야겠다.

친환경으로 키우느라 벌레먹은 자국들이 많은 바질
집으로 가는 길, 붉은 해가 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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