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은 맑음 처서는 비

팔월 텃밭일기 4

by 말그미

지난 주엔 간간히 소나기도 내려주고

입추, 말복도 다 지나서 가을장마가 시작돼 비가 자주 와서 텃밭에 따로 물 준 날이 이틀 정도밖에 안 됐네요.


시금치랑 상추씨 심은 거 신경 쓰여서 물을 따로 주면서 주는 김에 다른 애들도 물을 뿌려주었는데요, 애네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물을 따로 주지 않았어도 고구마, 들깨, 토마토, 가지, 토란, 까마중은 잘 자랐을 거 같아요.

일요일인 어제 며칠만에 텃밭을 갔는데,

마침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이었어요.

세벌김매기가 끝난 후 여름철 휴한기에 휴식을 취하는 날이라는데 전 텃밭에 가서 일을 했네요.^^;


백중은 농민들의 여름철 축제로 굳건하게 자리 잡아,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백중놀이를 즐기면서 하루를 보내던 농민명절을 뜻한답니다. 또한 연중 바닷물의 높이가 최대로 높아지는 백중사리도 이 무렵에 있고, 백중 관련 속담도 참 많아요.


백중날은 논두렁 보러 안 간다, 백중 무수기에는 메밀농사 끝에 늘어진 불 보려고 구멍에 든 소라 다 나온다, 백중에 물 없는 나락 가을할 것 없다, 백중에 바다 미역하면 물귀신 된다, 칠월 백중사리에 오리 다리 부러진다.

정말 많죠? 재미난 속담들인데 처음 들어보는 거 투성이네요^^


백중은 백종·중원, 또는 망혼일,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고도 부릅니다. ‘백종’은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고 하여 유래된 명칭이래요. ‘망혼일’이라 하는 까닭은 이날 망친(亡親)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술·음식·과일을 차려놓고 천신을 하는 데서 유래한 것이고, ‘우란분절’은 불교에서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지내는 날을 중국에서 명절화한 것이라고 해요.


백중이 되면 여러 행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선 각 가정에서 익은 과일을 따서 조상의 사당에 천신한 다음에 먹는 천신 차례를 지냈고, 종묘에 이른 벼를 베어 천신을 하는 일도 있었답니다. 농가에서는 백중날이 되면 머슴을 하루 쉬게 하고 돈을 주는데, 머슴들은 그 돈으로 장에 가서 술도 마시고, 음식도 사먹고, 물건도 샀답니다. 그래서 ‘백중장’이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고 해요.


최근 들어서는 백중날 행사가 마을잔치를 겸하는 방식으로 이장단이나 청년회 등 운영진에서 주최하기도 하고, 마을주민 전체가 모여서 한해 농사의 수고를 위로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식으로 바뀌었답니다. 날짜도 음력 7월 15일에 맞추기보다는 양력 8월 15일이 광복절이라 공휴일이므로 이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통 명절 기반의 새로운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가 백중, 오늘이 처서인데

"백중에 비가 오면 백 가지 곡식이 해롭고,

처서에 비가 오면 천 가지 곡식이 해롭다."

는 속담이 있다네요.


백중인 어제는 비가 안 와서 좋았건만, 처서인 오늘 비가 와버렸으니 천 가지 곡식이 해롭겠네요. 이를 우째... ㅜㅜ

제발 농작물에 큰 피해가 없기를 빌고 또 빕니다.


텃밭 오가며 보았던 멋진 아침풍경과

텃밭 이웃들의 작물들을 찍어보았어요.

즐감하시며 차분히 비 내리는 처서 보내세요~^^


* 우란분재란?

불가에서는 불제자 목련이 그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7월 15일에 오미백과(五味百果)를 공양했다는 고사에 따라 우란분회를 열어 공양을 하는 풍속이 있다.

부처는 지금 살아 있는 부모나 7대의 죽은 부모를 위하여 자자(自咨: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의식)를 끝내고 청정해진 스님들에게 밥 등의 음식과 5가지 과일, 향촉과 의복으로 공양하라고 하였다. 이는 신통력으로 자기 어머니가 아귀 지옥에서 고통 받는 모습을 본 목련이 어머니의 구원을 부처에게 청원하여 비롯된 것이다. 이후 불가에서는 자자를 끝내는 날에 우란분재를 올리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위의 백중 풍습과 우란분재 내용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참고했습니다)


아침놀 보며 텃밭으로 출발!
길냥이들의 아침
배밭 지키는 곰돌이들.
벼가이삭이 패여서 익어가요
텃밭에 자전거 타고 오는 분도 계신다. 시간 없을 땐 나도 그랬는데 지금은 되도록 운동삼아 걸어다닌다.
시금치와 상추 새순이 올라오는 중
강황
생강
이웃텃밭
메리골드를 텃밭에 키우시는 분들이 꽤 되시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소나무길에서 내려다본 텃밭
벌써 낙엽이? 간밤에 내린 비와 바람에 후두둑
구수한 향 풍기는 계수나무도 노랗게 물들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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