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장마이되 비 온 날수가 그리 많지 않고, 강수량도 많지 않아서 농수확보에 충분할 정도로 완전해갈은 아니지만 텃밭 농사엔 딱 좋은 약비였다.
장마철엔 아무래도 텃밭에 갈 일이 적어 7월 텃밭일기도 이제야 3편을 올릴 만큼 텃밭을 자주 가지 못했다. 7월 17일 개천절에 물 주러 텃밭 가고 나서, 한동안 비가 하루 짬짬이 내린 덕에 열흘만인 7월 27일에야 텃밭을 갔다.
얻어다 심은 고구마순이
열흘 전에 살폈을 때 네댓 개가 고사했길래, 이웃밭에서 다시 얻어 심었는데 다행히 잘 자라고 있었다. 무엇보다 방울토마토가 어찌나 잘 자랐던지 지주대가 옆으로 누워버릴 정도로 자라서, 빨갛게 익은 방토부터 따고, 깻잎도 따고, 웃자라버린 상추들은 다 뽑아냈다. 저 혼자 자란 옥수수는 아직 알이 다 차지 않은 상태라 더 키워서 따먹어야겠고, 가지는 잦은 비에 꽃을 못 피워서 두 개밖에 수확을 못했다.
고구마순 얻어온 이웃분이 토마토에 병이 와서 다 죽었다고 하시길래,
"드디어 저도 드릴 게 생겼네요!^___^"
희희낙락하면서 봉지 가득 딴 방울토마토를 반 나눠드렸다. 며칠 지속된 더위에 토마토에 단물이 차올라서 아주 달달한 맛이 나는 방토를 나눔해드릴 수 있어 정말 기뻤다. 나누시기 좋아하는 이분은 그새 애호박 하나를 따서 갖다주고 가셔서, 아침반찬으로 호박나물을 해먹으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고구마밭 한가운데 신원미상의 풀 하나가 쑥쑥 자라고 있다. 처음엔 돼지감자인가 싶어서 냅뒀는데, 이웃분이 보시더니 돼지감자 아니라고 하신다. 그래도 그냥 잡풀이라고 뽑기엔 크는 모양이 예뻐서 그냥 두기로 했다. 텃밭에 꼭 먹을 것만 키우라는 법은 없잖은가!^^
비가 그친 뒤
연일 쨍쨍 나는 햇빛에 기온이 오르고
본격적으로 여름더위가 시작되었지만
새벽마다 텃밭을 다니며 영롱한 아침이슬 머금은 달맞이꽃이 핀 들길과 싱싱한 벼들이 자라는 논, 고추 오이 토마토 대파 가지 깻잎 애호박 고구마순이 어우러진 초록세상 속 좋은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감사한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