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게 될까봐 두려워 선택이 망설여질 땐 어쩌죠?

by 오미셸 Michelle
사람이 죽고 나서도 사람의 인생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거기 때문에
끝이 아니에요


혜린님 :

젊은 세대들이 앞으로 나가면서, 내가 뭔가를 함으로써 얼마큼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고, 나 자신에게 만족해서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생각하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를(아마도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뭐 제가 문학 교수를 해도 다른 사람들이 제 직업에 대해 찾아보면서 이런 장단점이 있네 등등 이런 조건들을 따질 수 있잖아요? 물론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승진하고, 보수를 타고 이런 것들도 중요한데, 저는 그런 것들을 떠나서 제일 중요한 건, 창피해하거나 실패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부딪혀보고.


사람이 사람인데 실패하는 게 어떻게 안 두렵겠어요.. 실패를 해봤으면 어때요.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결과라는 건 모르는 거잖아요. 그 사람이 죽고 나서도 사람의 인생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거기 때문에 결론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내가 어떤 일을 겪었든 간에, 나중에 어느 시점에서 든 나한테 유용하게 쓰일 거예요. 인생에서의 낭비도 한계가 없고, 어느 것이든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니까. 그런 가치들을 되새기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요?



연실님 :

스타트업계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라면, ‘실패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한 번도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굉장히 진부하게 느껴지는 말이죠? 하지만 이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는 실제로 엄청나게 크죠.


한 번은 제가 이전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공동 창업자를 구하려고 공고를 냈었는데, 20대 초중반의 미국 남자한테 이메일이 왔어요. 첫 문장이 ‘나는 스타트업으로 3번 실패한 사람이야’더라고요. 물론 최고의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패에 대해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죠. 실리콘밸리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했다면, 그 도전한 후의 실패를 ‘결과'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다음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려고 하죠. 그래서 이 사람이 왜 스타트업을 시작했는지,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이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도전해 본 깡도, 망해본 후 생기는 통찰력도 경력으로 인정받으니까요.


그에 비해,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실패’가 ‘실패자'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하나하나 증명된 것만 인정되는 사회에서는 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게 되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대기업을 바라보며 큰 기회비용을 소모하기도 하고요. 이런 환경에서는 스타트업 하는 것이 ‘도전’이 아니라 ‘도박'으로 여겨지거든요. 물론 정부 지원, 견고한 네트워크, 많은 자본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스타트업 환경에 영향을 주지만, 전 이러한 사회적 인식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오래 일하고 싶은데, 전문직, 기술직 등 뭘 선택해야할지 모를 땐 어쩌죠? 또 제가 몸 담은 조직 문화(더 나아가 한국의 사회문화)가 힘들 때가 있는데, 외국으로 가거나 세대가 교체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을까요?


"여러분이 계신 그곳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그런 자리에 가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래 일하고 싶다고는 하나 전문직, 기술직 등 요즘은 업의 개념이 바뀌어서 어차피 하나의 직종에 오래 머무는 것보다는 어떻게 여자로서 경력 단절이 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을지 태도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현정님 :

강하게 맞서다가 뚝 부러져서 집으로 가지 말고, 일단은 견디세요. 유들유들하고 조금 유연하게. 그래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로 갑시다. 공무원이시라면 윗선으로 가시고요, 요리사라면 1등 세프가 되시고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가서 그 집단의 문화를 바꾸세요. 바꾸어 나가면 됩니다. 조금 더딜 수도 있고, 당연히 어렵고 힘들겠죠. 하지만 그게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이 계신 그곳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그런 자리에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죽고 나서도 사람의 인생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거기 때문에 결론이 아니에요”라니... 내가 어떤 일을 겪었든, 나중에 소중한 경험이 된다는 말씀들의 울림이 컸어요.


사실 처음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라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를 했을 때에는 글 한 편 한 편을 내보내는 게 엄청나게 두려운 일이었어요. 나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데, 이렇게 글을 쌓는다고는 하지만 결국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계속 저를 따라오기도 했거든요.


물론 첫 프로젝트 도전은 '응모'를 해보았다는 실패로 끝났지만 저는 그 덕분에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수집하며,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고, 올해로 2차 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해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런 정보와 책 속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똑똑하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자가 살아남는다(GRIT)'였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 재응모하는 것이 사실 즐거워요. 떨어지고 말고는 상관 없어요. 사실 이 매거진을 다시 편집하면서, 친한 언니와 여행을 갔었는데요, 그 언니가 만약 정말 프로젝트에 당선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건 생각 안 해봤다 했어요. 붙으면 붙는 건데, 이젠 붙지 않아도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가 되었고, 그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구요. 이번의 재편집 경험을 통해서 저는 또 무언가를 배웠고, 이 배운 점을 통해서 새로운 무언가들에 다시 도전할 마음의 근육을 기를테니까요.


사실 천재들, 에디슨이나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나 훌륭하다고 알려진 예술가들도 가장 많이 실패한 아이디어들을 낸 사람들이었다고 하죠. 또 마윈은 하버드 대학에서 10번 떨어졌습니다. 누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실험을 1000번을 할 수 있을지, 또 누가 9번을 떨어지고도 10번째 지원할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인데요. 경영학 수업을 통해서는 ‘아무 실패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 행동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말도 들어요. 한국 사회에서 그것도 다 실패가 고통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건 우리 사회가 급격한 산업화를 겪으면서 실패를 용인해주는 지수가 가장 낮았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반대로 사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실패들은 오히려 장려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업이나 국가는 실수하면 안 되더라도, 결국 그 기업이나 국가는 많이 실패하고, 실패를 통해 배운 많은 개개인들이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요.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세 번까지 창업 실패를 용인해 주어 계속 도전하는 여건이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1.3번’으로, 한 번의 실패로도 재기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하는데요, 한 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살기 위해, 90년 대생인 우리들만큼은 실패를 다르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일들을 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는 90년대 생인 만큼, 나의 실패에 너무 자책하지 않고, 배우되, 타인의 실패도 긴 과정 중 일부임을 알고 보듬어 주는 문화가 차차 쌓여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하고, 많은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을 배출하는 나라 핀란드에는‘실패의 날’을 기념해 모여서 실패를 통해 배운 점들을 나눕니다. 또 싱가포르에는 ‘Fucked-Up Night’이라고 해서 가장 창피했던 순간들을 밤마다 모여 서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처럼. 진짜 끝은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순간일 뿐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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