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직접 경험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추천하는 학생이라면, 스타트업에서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하나하나 가르쳐주고 결정해 줄 수는 없어요. 언젠가 소셜 미디어에서 어떤 분이 ‘우리 상사는 가르쳐 주지도 않고 나한테 해보라고 한다’ 고 불평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분이 회사를 학교로 오해한다고 생각했어요. 회사는 돈을 주는 곳이지, 돈을 받고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대학생 때처럼 필요한 걸 다 배워 그 일만 하고 싶은 분들은 시스템이 잘 잡힌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분업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실험'해서 기존의 비즈니스와 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불안정하고 모험적인 곳이에요. 스스로 배우고, 시도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 개발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일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이 도전한다면 잘 맞을 것 같아요.
저는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일을 했어요, 방학 때마다 인턴십을 했었어요. 빨리 뭔가를 배우고 싶었고, 다양한 걸 많이 체험해보면서 이게 나하고 맞고 어떤 건 나와 안 맞구나는 직접 체험해보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4학년 1학기 여름방학 때 쿠팡이라는 회사에 처음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제가 첫 직원이었거든요. 되게 우연히 들어갔는데 잘 맞고 좋아서 학교랑 같이 병행했어요. 대표님이 다행히 그렇게 해주셔서 졸업을 한 후에도 3년 반, 4년 정도를 쿠팡에서 계속 있었어요.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과연 스타트업이 나한테 맞는지 안 맞는지가 당시에는 제일 궁금했어요. 제 경험의 전부가 스타트업이었으니까. 다른 걸 해보면 좋겠다고도 생각을 했는데, 사실상 그 전에도 MBA도 하고 공부도 더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서, 나중에 MBA를 갔고, MBA를 가서도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인터뷰도 하고 회사를 알아봤지만, 결국엔 스타트업 중에서 테크 쪽이 저한테 맞겠다고 판단했어요.
MBA 때도 1학년 여름 방학 때 인턴이라는 걸 해요. 눔이라는 회사에서는 그때 인턴을 했던 거예요. 또 졸업을 하고 또 스타트업에 취직을 하면서 정말 나는 스타트업이랑 맞는 사람인 것 같다는 걸 알고 배우게 되었어요.
또 저한테 제일 재밌는 점은, 당연하지만 더 큰 대기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큰 회사는 이미 많은 게 셋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무언가를 바꾸어 볼 여지가 되게 적어요. 정말 창의적으로 한국 시장에 맞춰서 이 전략을 해보고 싶다고 해도 오케이가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죠. 하지만 스타트업 같은 경우 제가 직접 허슬을 해야 하는 환경이라 정말 많은 책임감과 자유가 동시에 주어지는 것 같아요. 자유가 많은 만큼 책임과 대가가 따르는 거죠.
추천하는 친구들로는 솔선수범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용기 있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업무량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 제일 맞지 않을까. 도전적이면서 책임도 잘 질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요. 그리고 제가 1부터 10까지 일일이 하나씩 포인트를 해주면서, 이걸 하세요, 저걸 하세요라고 스타트업은 어디를 가든 포인트 해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그래서 그런 모습을 그런 일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제일 맞을 것 같아요.
1인 기업과 같은 스타트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호기심이 많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네요. 정보가 넘치는 정보화 시대에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만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스타트업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정보수집과 활용을 생활화하는 학생들 있다면, 이 분야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팀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좋은 팀을 만나기는 어려운 일일 수 있는데, 면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면접할 회사에서는 면접을 하는 사람을 알아가는 거고, 면접할 사람도 면접하는 회사를 알아가는 거고. 그래서 너무 긴장한 상태에서 내가 꼭 이 회사에 되어야 돼,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같이 면접을 하는 상황에서 면접관에 대해서 더 알게 되고, 면접관의 성향은 어떨지 알아가고. 왜냐하면 사람이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뽑게 되는 게 있잖아요. 나와 이 사람은 어떤 게 맞을지, 면접이 끝나고 나서도 팀원들과 성격이 맞아서 내가 이 팀원들과 잘 일할 수 있을까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궁합이 좋은 팀이 나중에 나한테도 훨씬 좋은 팀이 되는 거죠.
스타트업은 어떻게 잘 성장시킬 수 있을까요? (눔, 쿠팡 등 초기 멤버로 조인해서 지금은 다 큰 회사로 성장했잖아요? 그때를 회상해 보시면 어떤 부분을 더 기여를 하셨었다거나, 아 이런 건 내가 좀 잘했다 한 게 있으셨을까요?)
저는 어느 회사를 가던 발로 뛰고 열심히 했어요. 나는 이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것만 해야지 하지 않고, 다양한 업무가 있으니까 다양한 걸 다 해보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고. 정말 사소한 거라도 개의치 않고, 두 손 두 발 다 걷어서 참여를 한 성격이었고요. 그런 게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 회사에도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었겠죠.
제일 큰 건 이건 내 일이 아니니까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아요. 정말 열심히 하지만 다른 일도 열심히 하려고 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참여하려고 하고, 그게 아무래도 제 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되고, 팀원들한테도 도움이 많이 되고 하겠죠. 그래서 저는 항상 그런 마음가짐이에요. 또 뭔가 하나를 시작하면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 때문에 대충 이 정도 했으면 되었을 거야라는 이런 태도는 어디에서나 안 좋은 것 같아요. 끝까지 정말 책임지고 내 회사처럼 생각하고 끝까지 열심히 하는 그런 태도로 최대한 하려 해요.
스타트업 혹은 1인 기업을 하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까요?
힘든 점은 제가 해보지도 않은 많은 일들을 처음부터 배워, 시행착오를 겪느라 일을 생각만큼 빨리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인 것 같아요. 마음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서 이상적인 성장을 꿈꾸고 있는데, 현실은 혼자서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자잘한 일에 파묻혀 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리소스들로 이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할 것 같아요. 그에 반해, 제 프로젝트 (또는 사업)를 통해 비즈니스의 전반을 처리하다 보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인사 담당자로 일할 때는 세일즈, 마케팅, 파이낸스 등 제가 담당하지 않는 업무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요. 각 부서의 사람들이 전문가가 되어 담당 업무를 커버하니까요. 이런 업무에 익숙해지면 한 분야에 깊은 지식을 쌓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기업 전반의 목표와 흐름을 보기 힘들어지죠.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빨리 제 사업을 통해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웠더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해요.
정말로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거나 직접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다면, 국내외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s,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시간이 날 때마다 작은 것부터 짬짬이 배워보세요. 프로그래밍, UX/UI/그래픽 디자인, 온라인 마케팅 등 기초적인 수업은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을 거예요. 하나씩 관심이 가는 것을 배워 본 다음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조금씩 더 깊게 들어가 보는 거에요. 그런 다음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UX 디자인을 공부했다면 특정 웹사이트를 분석해서 재디자인해보거나, 온라인 마케팅을 공부했다면 관심 있는 분야를 잡아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커뮤니티를 만들어보는 거죠.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공부해서 실제로 적용해보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쉬울 뿐만 아니라 커리어 개발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어요.
또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학부 전공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전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부 때 전공했다는 말은 남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는 정도일 뿐이거든요. 마음만 있다면 사회에 나온 다음에도 얼마든지 여러 루트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원하는 분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한 번에 다 할 생각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꾸준히 배워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