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예선은 다시 찾은 카페에서 타르트를 먹으며 울분을 삼켰다. 아니, 단순한 울분이라기보다는 혼란과 의문에 가까웠다. 양 팀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깊이 느껴본 적은 없지만, 상식으로 생각해보건대 사랑하면 상대에게 잘해주고 싶어하는 것이 보통이다. 상대가 더 행복해지길 바라고, 상대도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주길 바라는 게 일반적인 사랑이다. 에로스적 사랑은 상대에게 받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법이다. 욕망을 욕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니상대에게 굳이 못되게 굴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양 팀장은 왜 나를 괴롭히는 걸까? 괴롭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 작업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난관을 넘으라고 요구하는 걸까? 그러면 장기적으로 더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으로 강요처럼 보이는 배려를 하는 걸까?
자신의 상식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양 팀장의 태도에 예선은 고통스러웠다. 자신이 제공할 수 없는 것을 남이 갈구하는 상황도 괴로웠지만, 그 방식이 이해를 넘어서 있기에,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전혀 상상할 수 없다는 사실도 괴롭기 짝이 없었다. 이해하거나 예상할 수 있는 고통은 인내하기도 쉬운 편이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어디에 맹수가 숨어 있을지 모르는 밤중의 숲속을 촛불 하나 없이 걷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지옥에 떨어져야 했던 걸까.
예선은 타르트를 입안에 욱여넣다 목이 막혀 커피를 마셔야 했다.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천천히 드세요.”
정원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예선은 곧장 희미한 안도를 느꼈다. 자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참견할 이유도 없는 사람을 만났다는 게 다행으로 느껴졌다.
예선은 알았다거나 고맙다는 대답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장 말이 나오지 않아 그만두고, 입안에 들어간 것들을 간신히 다 넘기고 한 호흡을 쉰 뒤에야 간신히 입을 열 수 있었다.
“업무 얘기 좀…… 해도 될까요?”
정원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곤 접시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예선은 말했다.
“로봇에게 사랑을, 아니, 사랑의 표현을 가르쳐야 하는데 뭘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사랑도 모르겠고 사랑의 표현도 어디서 본 게 전부고, 진짜 그쪽으론 완전히 새하얀 백지장, 문외한이거든요. 어린애만도 못해요. 그런데 그 미친 팀장은 대체 왜 날…….”
분노를 토해내려던 예선은 자신의 언성에 놀라서 멈췄다.
“죄송해요. 대뜸 화풀이를…….”
정원은 보일듯 말듯 고개를 희미하게 젓고는 타르트를 한입 먹었다. 그 표정은 다소 즐거워보였으나 어딘지 모르게 속이 빈 것 같기도 했다.
“감정을 토해내야 할 때 상대로 제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자이긴 합니다.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에선 대나무숲이나 우물에 가까우니까요.”
“네?”
뜻밖의 답에 놀라서 되묻자 정원은 담담히 설명했다.
“저는 뇌수술을 받으며 일부 기능을 컴퓨터로 대체했습니다. 덕분에 감정이 다소 마비되었어요. 구조적으로 공감을 할 수가 없죠.”
수술을 받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문제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예선은 그가 일전에 큰 위로가 되어준 것을 떠올리고 물었다.
“하지만 전에는 절 이해해주시지 않았어요?”
정원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웃음을 지었다.
“정서가 아니라 이성으로 이해했다고 할까요? 날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니까 사고 전의 습관대로 움직였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습관…….”
예선은 잠시 생각했다. 습관이 사려깊은 배려보다 좋지 않을 이유는 없을 듯했다.
“따뜻한 습관이 있으셨네요.”
“일종의 알고리즘이죠. 문제는 자신이 따르는 알고리즘이 옳은지 자기 판단으로 수정하기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종종 평판이 좋은 캐릭터를 롤모델로 삼곤 합니다.”
“학습이 불가능한 로봇 같은 거네요.”
부지불식간에 중얼거린 예선은 급히 덧붙였다.
“죄송해요, 주임님이 로봇 같다는 게 아니라…….”
정원은 표정 변화 없이 답했다.
“괜찮습니다. 로봇과 가까운 면이 분명 많을 겁니다. 아무튼 그런 문제를 떠안은 인간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사랑에 관한 동작이나 패턴은 대충 입력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의 특징 같은 얘기를 찾아 그대로 따라 넣으셔도 될 테고, 영화나 드라마 따위에서 묘사된 행태를 마구잡이로 넣어도 될 겁니다. 사람들이 욕망하는 모습을 반영하여 그린 게 창작물의 캐릭터니까, 그걸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겠죠. 제 경험으론 다들 더 좋아했습니다.”
논리 자체도 믿을 만했지만 내가 해보니 그렇더라는 정원의 말은 충분히 믿을 만했다. 예선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가, 데이터 입력 이후의 일을 떠올리곤 다시 불안해졌다. 그녀가 행동 원리를 짠 로봇이 정원처럼 요령 좋게 움직일 것 같지는 않았다.
“로봇이 그렇게 움직이면 너무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정원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사랑은 원래 작위적인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연애라는 행위는 근래부터 생긴 역할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급된 행동양식에 따라 움직이기로 상호 합의하는 것이죠. 그러니 로봇 동반자를 구입함으로써 애초부터 연애라는 행동 양식을 따르기로 작정한 사람이라면 작위성을 문제로 인식할 확률은 낮습니다. 누구나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작위적으로 살고 있으니까요.”
누구나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작위적으로 산다.
합리적으로 들리는 말이었다. 그 말을 따르자면 자연스러운 애정 표현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사랑의 방식이 원래 작위적인 역할극일 수밖에 없다는 말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득 생각해보니 모두가 그런 역할극에 사로잡히는 것은 아니었다. 양 팀장은 그런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연애라는 역할극을 전혀 따르지 않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뭘까요? 왜 그런 걸까요?”
“인간은 자신이 빠르게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좇아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정원은 타르트를 둘로 나누어 큰 조각을 앞으로 밀고는 작은 조각을 포크로 찍었다.
“그러니 그런 사람은 사랑과 연애라는 역할극을 통해 상호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보상이 아니라 다른 보상을 더 가깝게 여기고 갈구하는 것이 아닐까요?”
예선은 그 말을 소화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이윽고 머릿속에 낀 안개가 어느정도 가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양 팀장이 원하는 보상은 연애가 아니라 더 확실히 얻을 수 있는 무언가일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도 어떤 보상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두려움이 덜했다. 상대를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가 모르는 보상을 바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았다. 아마 그 보상이 무엇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면 이 공포에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
예선은 다음날부터 작업을 매우 빠르게 진행했다. 하루 전까지와는 전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비결은 간단했다. 로맨스 소설과 로맨스 영화를 참고하며 닥치는대로 애정 표현 묘사를 베껴넣기 시작한 것이다. 로봇의 감정표현에 관한한 당사자에 가깝다고 할 만한 정원이 인정한 방법인 만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저항감을 한번 꺾어버리니 그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물론 ‘이게 최선의 방법 같지는 않지만 네가 무리하게 시켰으니 무슨 문제가 생기든 말든 내 알바 아니고 어디 한번 잘 처리해봐라’라는 식의 질러버리는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그런 한편으로 예선은 양 팀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감시하듯이 관찰했다. 팀장을 잘 보려면 몸을 아예 돌려야 하는 자리라 대놓고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근처를 지나갈 때면 이상한 낌새를 보이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곁눈질로 눈치를 살폈다. 복도를 스쳐 지날 때도 회의를 할 때도 자신을 보는지, 그 시선에 숨은 의도나 욕구, 또는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알아내려 했다.
그 결과 알아낸 것은 두 가지였다. 양 팀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눈빛만으로 사람의 감정을 알아낼 수는 없다는 것.
양 팀장의 눈빛과 감정은 생각하기에 따라 뜨거운 증오가 담긴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차갑고 분석적인 것 같기도 했으며, 이루 말할 수 없이 저속하고 비열한 욕망이 들끓는 것 같기도 해서 도저히 판단의 근거로 여길 수 없었다. 그러나 양 팀장이 자신을 보는 빈도가 비정상적이라는 건 분명 객관적 사실이었다.
언제든지 반복적으로 자신을 지켜보는 눈이 있다.
예선은 시험관에 갇힌 채 감시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언제든 시험관에 손가락이 들어와 자신을 짓누를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그 공포가 영원히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중의 공포가 시작되었다.
몰랐다면 차라리 나았던 게 아닐까? 그러나 예선은 어떤 위험이 어디에 어떻게 도사리고 있는지 알아야 했다. 예상하지도 못한 채 등을 떠밀리듯 진창에 떨어질 수는 없었다.
시험관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한 변화는 바로 다음날 찾아왔다. 양 팀장이 예선을 스튜디오로 부른 것이다. 스튜디오는 각종 영상 촬영과 녹음, 모델링 작업을 위한 스캔 따위를 하는 시설인데, 회의실이 아니라 굳이 그런 특수한 목적이 있는 곳으로 부른 이유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예선은 거미줄을 향해 날아가는 날벌레가 된 기분으로 움직였다.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양 팀장은 예선을 세워둔 채로 차갑게 물었다.
“왜 이렇게 내 눈치를 보죠?”
다소 비웃는 어조로 들렸다. 예선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날을 세웠다.
“팀장님한테 감시당하는 것 같아서요.”
뜻밖의 반응이었는지, 양 팀장은 흠칫하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감시라니, 별 소릴 다 들어보네요. 팀이 제 기능을 하게 관리하는 게 내 역할이에요. 그러려면 팀원들을 지켜보지 않을 수가 없고. 나는 평소랑 달라진 게 없는데, 예선 씨가 제 발 저려서 그런 거겠죠.”
“제가 왜요?”
그러자 양 팀장은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섰다.
“어제 작업한 분량 전부 어디서 그대로 베껴넣은 거잖아. 아니에요?”
“뭐든 참고하라고 하셨잖아요? 뭐가 문제인데요?”
예선은 자신이 그럴 거라고 상상한 것 이상으로 격하게 항의했다. 치미는 분노에 가슴속이 들끓는 게 느껴졌다. 아마 얼굴도 상기되었으리라.
양 팀장은 다시 헛웃음을 지었다. 드라마에서 악랄한 여자들이 기가 차서 내뱉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누가 작품을 보고 그대로 넣으라고 했습니까? 미디어에서 나온 거면 어디서 본 것 같은 패턴이라고 시비 거는 사람도 나올 테고, 법적인 문제도 일어날 수 있어요. 그걸 예선 씨가 감당할 수 있겠어요?”
예선도 저작권에 대해 모르지 않았다. 로봇의 기본 대사를 검토하는 작업을 할 때 같은 대사를 하는 제품이 없나, 유명한 광고문구와 겹치지 않나 조사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용 로봇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저작권에 관해선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예선도 미디어에서 본 것을 다 그대로 묶어 넣으면 문제가 될 수 있을 뿐더러 조합의 가짓수가 줄어들어 손해이므로 움직임과 대사 중 분절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분절해서 반영했다. 어떤 캐릭터나 인물의 특징이라고 알아볼 수 있을 만한 덩어리는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문제점이 남았다면 수정 요청을 하면 될 일인데 이렇게 따로 가둬놓고 면박을 주는 건 그냥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가…….
예선이야말로 드라마의 악녀처럼 기가 찬 소리를 내고 싶었다. 대체 양 팀장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양 팀장은 예선이 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자 반성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다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몹시도 작위적인 한숨이었다.
“이렇게 하죠. 문제는 내가 정리할 테니까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하지도 않은 잘못을 비난한 뒤에 이어지는 부탁이 편하게 느껴질 수는 없었다. 심지어 아무도 없고 누가 찾아오지도 않을 곳에서 하는 부탁이다. 예선은 욕실에 바퀴벌레와 단둘이 남은 것처럼 두려워졌다.
“무슨 부탁이신데요?”
“모델이 필요해서요.”
“모델이요?”
양 팀장은 지극히 사소하면서도 당연한 일을 설명하듯 말했다.
“기존의 모델링 자료는 전문 모델의 모습과 움직임을 스캔해서 매끄럽고 품질이 우수하지만, 그게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너무 유려해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움직임처럼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아무 트레이닝도 되지 않은 일반인의 모델링을 따는 게 자연스러워 더 좋을 수 있겠다는 안이 나왔고, 그 테스트를 이번에 처음으로 해보려는 겁니다.”
예선은 망측하거나 괴이쩍은 부탁이 아니라는 사실에 한시름 놓았다. 부탁이라곤 하지만 일에 관련되어 있었고, 이유도 수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근데 왜, 저를 고르셨죠? 아니면 몇 명이 더 하게 되나요?”
“여러 명을 하긴 해야 할 텐데, 몇 명이나 필요할지는 연구해보고 생각해야겠고…… 예선 씨를 골라서 먼저 시키는 이유는…….”
양 팀장은 예선을 짧은 순간 응시하곤 말했다.
“가장 평범한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예선 씨는 어느모로 보나 눈에 띄는 부분이 적은 편이죠. 어떤 점이 그런지 일일이 다 설명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으니, 혹시 동의하기 어렵다면 평범하지 않은 부분을 말해보세요.”
예선은 반사적으로 자신이 결코 그렇게 평범하지는 않다고 주장하고 싶었지만, 딱히 근거가 없었다. 실제로 평범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평범하지 않은 구석은 바로 사랑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괜히 그런 말을 꺼냈다간 긴 논쟁에 휘말리거나 대단한 비웃음을 살 것 같았다.
예선은 할 일 문제 없이 하고 있으니 부탁을 들어줄 이유 따위 없다고 말할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작자와 저작권에 대해 입씨름을 하는 것보다는 간단한 모델링을 도와주고 빠지는 게 정신적으로 훨씬 경제적인 일일 것 같아 그만두었다.
“알았어요. 그럼 지금 바로 해요?”
말을 마치자마자 떠오른 이미지가 있어 덧붙였다.
“그, 여기저기 마커가 붙은 전신 타이즈도 입어요?”
움직임을 잘 포착해서 컴퓨터에 입력하기 위해서는 배경과 분리가 잘 되는 색상의 딱붙는 타이즈를 입고 관절부를 비롯해서 곳곳에 표시까지 해야 하는데, 남 앞에서 그런 꼴을 한다니 끔찍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심지어 상종하기도 싫은 양 팀장 앞에서 그런 꼴로 이리저리 움직인다니, 과연 참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잠시 그 감당하기 어려운 불쾌감을 참고 망측하고 추한 꼴을 보여줌으로써 양 팀장의 이해할 수 없는 호감을 뿌리뽑을 수 있다면야 해볼 만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양 팀장의 이상한 행태로 미루어 짐작해볼 때, 도리어 상상 너머의 이상성욕 따위를 자극한대도 이상하지 않았다.
예선이 오만가지 암담한 예상을 하며 죽어도 못하겠다고 말할까 고민하는 짧은 순간, 양 팀장은 예선을 훑어보곤 가볍게 웃고는 가볍게 웃었다.
“심하게 긴장되는 차림이 되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게 되겠죠. 그냥 이대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