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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가 먼저 박수를 쳤다. 짝! 짝! 그녀의 눈이 동그래졌다.
"우와! 엘리나, 정말 달라졌어! 예전엔 불덩이가 이리저리 흔들렸잖아!"
브렌트는 말없이 표적을 바라봤다. 안경 너머의 눈이 좁아졌다. 분석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떻게 이렇게 안정적으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궤적도 일직선이고, 크기도 균일해. 이건... 이론적으로 완벽한 형태야."
린은 눈을 감고 있었다. 공기 중의 마나 흐름을 읽는 듯했다. 그녀의 손목 팔찌가 미세하게 빛났다. 눈을 뜨며 작게 중얼거렸다.
"마나 소모량도 평소의 절반 같은데?"
엘리나가 돌아섰다.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손을 비비작거렸다. 이제 말해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유성의 눈치를 봤다.
토마스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엘리나가 입을 열었다. 유성을 봤다. 손가락이 로브 자락을 또 비틀었다.
"그게..."
토마스가 유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혹시... 당신이 뭔가 한 건가요?"
마르쿠스가 유성과 엘리나 사이로 걸어 나섰다.
"유성 씨께서 엘리나의 마법을 조금 봐주셨다."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이지."
"새로운 관점이요?"
토마스가 비웃었다.
"마법은 감정과 정신력이 핵심인데, 무슨 새로운 관점이 있나요?"
한 발짝 유성에게 다가섰다.
"제가 지금까지 배운 건, 마법은 마음에서 나오는 겁니다. 하루 만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는 또 한 발짝 다가섰다. 유성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혹시 꼼수를 쓴 건 아니겠죠? 일시적으로 좋아 보이게 만드는..."
"토마스..."
마르쿠스가 경고하는 눈빛을 보냈다.
유성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토마스는 계속 다가왔다.
"당신이 진짜 실력자라면 증명해 보세요. 여기서, 지금 당장."
"토마스!"
마르쿠스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무례하게 굴지 마라."
"아니에요, 선생님."
토마스가 고개를 돌려 마르쿠스를 봤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궁금하잖아요. 진짜인지 아닌지."
그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공기가 떨렸다. 붉은 마나가 그의 손 주위에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불씨처럼. 그러나 점점 커졌다. 열기가 퍼졌다. 훈련장 온도가 올라갔다. 다른 제자들이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저는 화염 폭발 마법을 씁니다."
토마스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담겼다.
"파이라보다 훨씬 강력하고 복잡하죠. 이것도 봐주실 수 있나요?"
마나가 점점 커졌다. 그의 손 주위로 불꽃이 소용돌이쳤다. 하지만 불안정했다.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다. 형태도 일정하지 않았다.
"폭염구!"
토마스가 외쳤다.
거대한 불덩이가 생성됐다. 파이라의 세 배는 되는 크기였다. 하지만 심하게 흔들렸다. 형태가 계속 변했다.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불덩이가 날아갔다. 궤도가 물결치듯 흔들렸다. 표적을 향했지만... 빗나갔다. 표적 옆 벽에 부딪혔다.
콰앙!
폭발이 일어났다. 강력했다. 벽이 검게 그을렸다. 하지만 정확도는 형편없었다.
토마스의 얼굴이 붉어졌다. 귀 끝까지 빨개졌다. 목이 뻣뻣해졌다.
"이건... 평소엔 더 잘 되는데..."
유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서 있었다. 증명하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마르쿠스가 유성에게 다가왔다. 작게 속삭였다.
"유성 씨...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그의 목소리에 부탁이 담겼다.
"한 번만 보여주시는 게 어떨까요? 토마스도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 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확신을 주시면..."
유성이 잠시 망설였다. 마르쿠스의 눈빛이 진지했다. 제자들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엘리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한숨을 작게 쉬었다.
"알겠습니다."
유성이 말했다.
"하지만 전 전투 마법은 잘 모릅니다."
훈련장 구석을 둘러봤다. 시선이 움직였다. 벽 옆에 금속 장치가 보였다. 여러 개의 수정구슬이 달린 복잡한 기계였다.
"저기 측정기 같은 게 있는데.. 어떤 측정을 하는 건가요?"
"마나와 마법 측정을 합니다."
마르쿠스가 그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마법은 감정과 정신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측정을 통해 현재 상태를 체크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그럼.. 저 측정기를 이용해서 마법 정확도를 테스트하는 게 어떨까요?"
"정확도 테스트?"
브렌트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측정기 쪽으로 몇 걸음 다가갔다.
"네. 같은 마법을 열 번 시전해서 얼마나 일정한 결과가 나오는지 보는 거죠."
토마스가 코웃음 쳤다.
"그런 걸로 뭘 증명한다는 거죠?"
"마법의 안정성이요."
유성이 조용히 말했다.
"실전에서는 그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마르쿠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수염을 쓰다듬었다.
"좋은 생각이네요. 그럼 각자 자신 있는 마법으로 테스트해 보죠."
미라가 손뼉을 쳤다. 딱! 소리가 훈련장에 울렸다.
"재미있겠다! 저도 해볼래요!"
토마스는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반대하지는 않았다. 팔짱을 풀고 측정기 쪽으로 걸어갔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좋아요. 대신 공정하게 하죠. 모두가 똑같은 조건에서."
브렌트가 측정기 옆으로 가서 조작하기 시작했다. 수정구슬들이 하나씩 빛나기 시작했다. 파란빛, 붉은빛, 흰 빛. 기계에서 낮은 웅웅 거리는 소리가 났다.
"준비됐어요."
첫 번째는 토마스였다. 그는 자신감 있게 측정기 앞에 섰다. 어깨를 펴고, 턱을 들었다.
"저부터 하죠."
그의 목소리가 훈련장에 울렸다.
"뭐가 진짜 실력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폭염구를 시전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열 번의 시도. 브렌트가 측정기 옆에서 결과를 기록했다.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87점, 72점, 52점, 81점, 65점..."
브렌트가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평균 68.3점. 편차가... 꽤 크네."
토마스의 턱이 굳었다. 주먹이 꽉 쥐어졌다.
"장비가 이상한 거 아니에요?"
"아니야, 정상이야."
브렌트가 측정기를 확인하며 말했다.
다음은 미라였다. 그녀는 측정기 앞에 섰다. 두 손을 땅으로 향했다.
"작은 돌이여 더욱 단단히 굳어라---페트라!"
작은 돌들이 생성됐다. 열 번. 브렌트가 결과를 확인했다.
"평균 61.2점. 토마스보다는 안정적이네."
린의 차례였다. 그녀는 조용히 측정기 앞에 섰다. 눈을 감았다. 심호흡을 했다.
"산들결아 균형을 잡아 흔들림을 멈추어라---제피라!"
부드러운 바람이 일었다. 린의 머리카락이 살랑거렸다. 열 번의 시도.
"평균 72.5점. 편차도 적어."
브렌트의 차례였다. 그는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었다. 측정기 앞에 섰다.
"손바닥샘이여 여기서 맑게 솟아라---아쿠아!"
손바닥에 작은 물방울이 생겼다. 열 번.
"평균 70.1점. 안정적이야."
마지막 엘리나 차례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토마스도 팔짱을 끼고 지켜봤다.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엘리나가 측정기 앞에 섰다. 심호흡을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녀의 어깨가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손을 앞으로 뻗었다.
"마른 불씨여, 한 점으로 모여 타올라---파이라!"
첫 번째, 85점.
불덩이가 일정하게 생성됐다. 흔들림 없이 날아갔다.
"마른 불씨여, 한 점으로 모여 타올라---파이라!"
두 번째, 84점.
똑같았다. 크기, 속도, 궤적.
"마른 불씨여, 한 점으로 모여 타올라---파이라!"
세 번째, 85점.
열 번의 시도가 계속됐다. 엘리나의 목소리는 한 번도 떨리지 않았다. 영창이 정확했다. 마나 흐름이 일정했다.
84점, 85점, 86점, 84점, 85점, 86점, 84점, 85점, 85점, 84점.
브렌트가 기록을 확인했다. 그의 눈이 커졌다. 안경을 다시 꺼내 쓰고 측정기를 다시 봤다.
"평균 84.8점. 표준편차는..."
그가 계산했다.
"거의 0에 가까워."
침묵이 흘렀다.
"말도 안 돼..."
토마스가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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