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설계도와 결과물
지난 글에서, 우리는 생명의 중심원리인 복제, 전사, 번역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중 전사와 번역을 통해 만들어지는 최종 결과물이 단백질이라고 하였다. 즉, 세포가 그렇게 유전정보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이유는 모두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단백질이 뭐길래 그 설계도를 그렇게 소중하게 보관하는 것일까?
단백질의 기본 단위, 아미노산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우선 단백질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그 사람의 얼굴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단백질의 기본 단위는 '아미노산'(amino acid)라는 분자이다. 기억나는가? 핵산의 기본 단위는 뉴클레오타이드였다. 핵산과 마찬가지로, 아미노산이 여러 개 모인 거대 분자가 단백질인 것이다.
아미노산의 분자 구조는 다행히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아래 분자 구조 그림을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미노산은 중심에 탄소(C)가 하나 있고, 양 옆에 팔로 아미노기(NH2, amino group)와 카복실기(COOH, carboxyl group)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탄소의 위에 수소(H)가 있고, 아래에 무언가가 하나 더 붙을 수 있다. 여기에 붙는 것을 '곁사슬'(R, side chain)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의 종류에 따라 아미노산은 총 20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20가지의 이름을 전부 나열하는 것은 정말 의미가 없는 일이니 넘어가자.)
단백질의 구조
아미노산이 단백질이 되기 위해서는 분자들끼리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 그렇다, 한 아미노산의 아미노기가 다른 아미노산의 카복실기와 결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미노산이 쭉 사슬처럼 연결된 구조를 단백질의 '1차 구조'(primary structure)라고 부른다.
1차 구조가 있다는 말은, 2차 구조도 있다는 말인가? 안타깝게도 그러하다. '2차 구조'(secondary structure)는 사슬이 꼬이면서 나선 구조(helix)를 이루거나, 접혀서 병풍 구조(sheet)를 이루는 것이다.
단백질의 구조는 2차 구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기서 한번 더 접히면서 입체적인 구조인 '3차 구조'(tertiary structure)를 이룰 때 비로소 진짜 기능을 할 수 있는 단백질이 된다. 그리고 이 3차 구조가 여러 개 모여서 같이 행동할 때, 우리는 이 구조를 '4차 구조'(quaternary structure)라고 부른다.
아래 그림을 보면 1차 구조부터 4차 구조까지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은 이해하기 수월할 것이다.
단백질의 기능
다시 본 목적으로 돌아가자. 단백질은 도대체 뭐길래 그렇게 중요하단 말인가? 단백질은... 사실 세포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세포가 살아있기 위해서는 단백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말 그대로 온갖 기능을 수행한다. 외부에서 물질을 들여오거나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 물질을 합성하거나 분해하는 공장 역할, 심지어는 전사와 번역 과정에서도 역할이 있다!
단백질의 역할을 나열하자면 정말 끝도 없을 것 같으니 이쯤 하도록 하자. 어쨌거나 정말 중요한 분자라는 것은 틀림없다. 이제 세포가 왜 그렇게 설계도를 꽁꽁 숨겨 놓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가?
이것으로 우리는 생물을 이루는 기본 분자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마쳤다. 축하한다, 당신은 드디어 분자 수준에서 생명을 들여다볼 준비가 된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분자'생물학의 세계로 뛰어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