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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ahrang Jun 30. 2020

#김엄마와꽃

#mymomandherflowers

김엄마는 여행 갈 일이 생기면

나에게 꼭 식물들에게 물 주는 것을 부탁하셨다.


그것은 식물 가꾸는 것을 즐기지 않고,

식물의 가치는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식충이에겐 참으로 귀찮은 일이었다.


우선은 화분이 한두 개가 아니라

게처럼 옆으로 걸어 들어가야 할 만큼

화분들이 베란다를 가득 채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전부 식용할 수 있는 것은 나지 않고

꽃이 겨우 피는 식물들이었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여행에서 돌아오신 다음 날 아침에도 

베란다에서 물을 주는 김엄마의 모습에

식물에게 밀린 것 같아 질투 난 내가

잎을 툭툭 치며 툴툴거리자 엄마가 말씀하셨다.


"식물이라고, 말 못 한다고 함부로 하지 마라.

얘들도 다 안디.

지들을 아껴주는지 아닌지 다 느낀다."


그래서일까 봄이 되면 식물들은

김엄마의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꽃이 피었고,

항상 김엄마는 하나하나 집어 자랑을 하신다.

가꾸고 아껴주어 핀 꽃들이

사랑스러워 보이셨으리라 생각한다.


이론적으로 식물을 자라게 하는 요소는

물과 영양소, 광합성 등이 있겠지만

꽃들이 피어 있는 베란다 정원과

기뻐하는 김엄마를 보며 생각하게 된다.


사실 꽃을 피우게 하는 것에는

기르는 자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


빨리 자라지 않는다고 조급한 마음에

물을 듬뿍 주면 뿌리가 썩어버리고

일상에 지쳐 잊어버리는 날이 길어지면

말라버리고 죽어버린다.


생명을 사랑하고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과 책임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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