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처럼 불어와 가시처럼 잔인하게 박혀버린,
푸릇한 봄에 어울리지 않는 뜨거운 오한과 어둠보다 더 어두운 기대와 희망이
마음을, 가슴을, 마알간 손바닥과 거친 발바닥을, 온데간데 상관없이 후벼판다.
입구도 없는 곳에 순간 들어와 빠져나갈 좁은 틈 조차 없는 이곳을 어찌 나갈 수 있을까.
어디로 들어온 걸까. 언제 나갈 수 있을까. 휙 날아갈 순 없을까. 퐁당거리며 뛰어갈 수 있을까.
처참히 기어서라도, 탈출할 수 있을까.
해맑은, 따뜻한, 어쩌면 조금 속상한, 기특하기도, 얄밉기도, 한 대 때리고 싶다가도,
금세 쓰다듬고 싶다가도, 왈칵 눈물이 나려 하다, 울음을 참느라 목구멍이 터질 것 같다가도,
소리를 지르고 싶다가도,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가도,
금방 되살아나 열렬히 뜨겁게 살고 싶어지는, 어리숙하고 여리고
때론 뜨거운 분홍이었다가 어쩔땐 검도록 보랏빛인.
그 모든 순간, 삶, 사람, 너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