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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Jul 13. 2024

4인 가족의 환상

열린 결말

어쩌다 보니 비혼(미혼)이 됐다. 함께였던 적은 손에 꼽으며 혼자인 적은 그보다 흔했다. 또 어쩌다 보니 현재 하는 일이 부부 상담을 많이 하게 되었다. 다른 기혼 설계사들은 " 저희 애가 ~ "로 시작하는 예를 많이 들고 자연스럽지만 난 저희 조카로 시작하는 예를 들며 상담한다.


아이러니하게 임신 /출산/육아라는 키워드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면 현생은 거의 기혼자와 아기 어린이들에 둘러싸여 있다. 음... 거리감 괴리감을 안 느꼈다면 거짓말이지.


내 공식 연애는 10년 전에 잠시 반짝이다

소멸됐다. 그 여운이 블랙그림자에 가깝기 때문에 연애와 친밀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남사친도 생겼지만 우정과 친밀함을 기반으로 서로를 전혀 이성으로 여기지 않는다. 하하~~^^ 이렇게 혼자인 채로 멈춰있던 나였는데 내 원 가족에게서 독립해서 나만의 가정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워낙 혼자인 걸 편해하고 내가 아닌 타인과의 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른 결혼으로 설익은 결혼생활과 육아로 힘들었던 엄마를 오랫동안 지켜본 탓으로

결혼은 나완 상관없는 일인 양 방관해 온 세월이 길었었다.


그런데 그런데 최근 부부들을 보면서 함께 하는 일상은 어떤 것일까? 그런 생각들을 종종 하게 됐다. 비혼을 할 거야! 선언한 것도 아니고 난 연애는 이젠 금지를 결심한 것도 아니기 최근의 내 심정의 작은 일렁임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혼자 잘 사는 사람이 둘이 돼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걸 잘 안다. 그런데 열린 결말이란 말이 있듯이 내가 기혼으로 열린 마음을 갖지 않으면 기회조차 오지 않을 거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난 연애하긴 너무 늦었어가 아닌 어쩌면 내 가족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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