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9개월 초속성반에 등록하다
나의 검색 범위에 걸린 간호학원중 우리 동네보다 서울과 조금더 가까운 동네의 A간호학원에 먼저 찾아갔다. 간호조무사는 국가고시를 치러서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데, 매년 3월과 9월에 시험이 있다고 한다.
내가 학원에 찾아간 것은 4월 중하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이미 3월 정규반_1년 과정은 시작된 상태였다.
앗, 한발 늦은 건가...게다가 수업료가 300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에는 한숨부터 터져나왔다.
아무리 업종전환이라지만 300만원이나 쏟아부을 엄두는 쉽지 않은 것이다.
망설였다.
그런데 국비훈련과정으로 등록을 하면 내일배움카드(국가보조금으로 기본 300만원이 충전됨)를 발급받아서 등록을 하고 나머지 자기부담금 몇십 만원정도만 실제로 내면 된다는 것이다.
자기부담금이 있는 이유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훈련과정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듯했다. 그리고 무직상태에서 교육을 받게 되므로, 매달 작으나마 일정금액의 지원금이 나온다고도 했다. 게다가,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것을 운영하는데, 일정기준에 따라 선발되는 경우에도 교육기간동안 적어도 20만원에서 최대 50만원씩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다. 차비나 밥값이라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국가지원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바로 그런 이유로, 국비훈련과정은 출결관리가 매우 엄격해서 매월 일정하게 출석률을 지켜야했다. 언뜻 생각하면 교육을 받는 9개월동안 모든 시간을오로지 공부하는데만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다.
이론과정 740시간과 실습 780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부담을 크게 느끼는 사람은 일반과정으로 이수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해주었다.
일반과정은 국비훈련과정이 아니니 본인이 300만원 넘는 학습비를 모두 부담해야(내일배움카드 사용 대신) 하는 것이다. 대신, 출결사항을 엄격히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A간호학원 원장은 자기네 학원은 사실 국비과정은 운영하지 않으니 일반과정으로 수업을 들으라고 나를 꼬드겼다.
언뜻, 꽤 괜찮은 제안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선뜻 매달 30만원 가까운 돈을 1년동안 내면서도 출결에서 자유롭다는 이유로
수업시간에 다른 곳에서 다른 짓을 하는 멍청이같은 짓은 하고 싶지가 않았다.
물론, 열심히 출석을 지키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그 원장은 '너 학원 안 나와도 되게 해줄게 편히 놀다가 시험만 봐서 붙으면 되잖니?'였다.
그것은 마치 나를 생각해주는 것같지만 사실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 발길을 돌렸다.
결국 공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닌가...출석을 꽉 채우든 아니든 공부를 해야 할 사람은 당사자인 나인데,
출석에 자유롭다는 말같지도 않은 말로 호의를 베푸는 듯한 태도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생전 처음 접하게 될 의학적 지식을 어떻게 강의도 듣지 않고 스스로 공부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물론, 그런 사람들도 실제도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은 놀다가 치러도 될정도로 쉽다는 뜻인가.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실제로 일반과정에 등록한 어떤 사람은(실습지에서 만난 다른 학원생)
학원 등록 후 이론740 시간 수업 동안 단 한번도 학원에 가서 강의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수업 안 듣고 그냥 혼자 할건데요? 실습끝나고 문제풀이 좀 하면 붙는다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어리둥절했던 적이 있다.
실습도 마찬가지다.
국비과정은 실습시수 채우는데 무척 엄격하게 관리되지만 일반과정은 그런 엄격관리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매우 유연하게(좋게 말해서)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로서는 아무리 해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잡듯이, 배우게 될 교과서의 첫줄부터 끝장까지
낱낱이 내 눈으로 보고 이해를 해야겠다는 결심인지 욕심인지 알 수없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니, 만약 과정등록을 한다면 가능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으로 우리집 동네의 학원에도 가 보았으나 내키지 않았다.
세 번째로 30분 정도 거리의 신도시에 있는 B간호학원으로 찾아갔다.
그곳은 앞서 내가 둘러본 다른 두 곳의 학원보다 학원비가 훨씬 비쌌다.
같은 국비과정인데 왜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데, 국비과정이고 내일배움카드를 쓸 수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나의 내일배움카드 잔액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미 수년 전에 그 카드를 발급받아 몇가지 직업훈련을 받는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카드의 총 잔액은 B학원의 국비훈련과정 수업료(내일배움카드를 처음 발급받은 경우
300만원이 충전되므로 전액을 수업료로 쓸 수 있고 나머지 90여만 원은 자부담금으로 책정되어,
누구나 국비지원금 외 자부담이 필수적이다.)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결국 나의 자부담금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의 상황과 여건을 조합하여 판단하건대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으니.
결과적으로 내가 등록한 과정은 1년 정규과정이 아닌 초속성반이다.
이론 740시간과 실습 780시간을 채우려면 1년 정도는 시간을 가져야
어느 정도 여유있게 진행이 되는 듯하다.
그런데, 내가 학원에 등록할 당시인 4~5월에는 이미 3월 정규반이 시작되어버린 상태였다.
또한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한 살이라도 덜 먹기 전에 시작하고 끝내도 모자랄 나이가 아닌가.
다행히 속성반 초속성반이 있었다.
상담실장이 안내한 과정은 9개월과정의 초속성반, 2025년 6월에 시작하여 2026년 3월에 끝나는 것이다.
즉, 1년 정규반과 달리 무려 3개월을 단축하는 과정인 것이다. 3개월이면 9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