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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히 May 07. 2024

자궁내막종, 난관수종 수술

수술,  하느냐, 마느냐

수술 상담


난임을 진단 받은 병원에서는 난관 수종과 자궁내막종을 난임의 원인이라고 알려줬다. 난임의 진단과 수술 권유까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고, 당연히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나는 선택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의사 선생님이 너무 태연하게 다음주 목요일에 할래요? 라고 물어봐서 더더욱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수술 방법에 대해서, 회복 시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 것도 같은데 당연히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고, 게다가 강의를 하고 있었던 나는 학기 중에 수술을 할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가 없었다. 일단 아픈 배를 부여잡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한테 전화로 간단히 상황을 알리고 난임 카페 서치를 시작했다. 난임 카페는 정보의 바다인데 문제는 너무 많은 케이스가 있다 보니 선택을 내릴 때 결정 장애를 야기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다; 대강 내막종, 수종을 키워드로 수 십 개의 글을 읽었고 내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난소기능저하라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난소 기능 VS 임신에 유리한 환경 


처음 자궁내막종을 발견했을 때가 20대 후반이었고 그 때도 의사 선생님은 내막종이 자궁에 유착되면 난임을 유발할 수 있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얘기해줬었다. 하지만 자궁내막종 수술은 재발 확률이 너무 높고 (20대 나이에 세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는 사람도 있었다!) 내 친구의 친구는 10Cm 가까이 커져서 수술을 했다고 들어서 수술을 바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고작 2cm였으니. 하지만 이게 두 개로 늘어나고 난소를 상하게 할 줄은 몰랐다. ㅠㅠ 


처음에는 그래도 수술을 미루고 시험관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난임 병원 선생님은 수술을 해야 임신을 할 수가 있다고 단언했다. 선생님은 우리 동네 삼신할배로 소문 난 분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거 가지고 있어 봤자 암 밖에 안 되는데?"라고 말씀을 하셔서 수술을 안 하고 싶다는 말이 쏙 들어가버렸다. 사실 내막종 → 암으로의 발전은 꿈에도 생각 하지 않았던 변수라 그 대사가 임팩트가 크긴 했다. 임신이고 뭐고 일단 내가 건강해야 하지 않은가! 


난임 카페 사람들은 난소 기능이 걱정이 되면 배아를 미리 만들어 놓고 수술을 하는 방법을 권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수술을 해서 건강한 배아를 만드는 편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수술은 해야 하는 게 맞지만, 어느 시점에 수술을 할지 결정하는 건 정말 어렵다. 사실 언제 수술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정답은 없다. 앞서 말했지만 내막종은 난자의 성숙과 배란을 방해하고 수종은 착상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시험관이 거듭 실패하니, 내 선택이 틀렸나, 괜히 수술을 했나, 오만 잡생각이 다 들고 막판에는 죄책감도 들어서 의사 선생님 붙들고 울기도 하고... 


이성을 되찾고 나니(물론 이성은 자주 사라진다) 수술을 하긴 잘 했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수술 시점을 선택하는 건 너무 어려운 문제다. 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는 거긴 하지만, 역시 이렇게 고민이 될 땐 전문가인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난임 tip

난임과 관련된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단연코 네이버 카페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고 많은 정보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만큼 정보들이 주관적이고, 케바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은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일단 기본적인 난임과 관련된 정보들은 병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 블로그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나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난임 관련 정보들은 병원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얻었고, 그 외에 세부적인 정보들은 난임카페 서치를 통해 얻었다. era, prp, 방추사 시술과 같은 시술에 대해서 알게 된 건 난임카페를 통해서였고, 해당 시술이 궁금한 경우 주치의에게 문의를 해서 내 상황에 적용시켜보곤 했다. 

난임카페에는 많은 케이스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음 차수 진료가 막막할 때, 전원을 결정해야 할 때 좋은 참고점이 되었다. 아울러 위로가 필요할 때, (남편에게 서운하다거나 병원에서 서운한 일이 있었다거나, 세상이 야속하거나 ... 등등) 난임 카페의 동료들은 매우 큰 위로가 되어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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