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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안 May 16. 2024

영국 코츠월드

아름다운 마을

코츠월드(Cotswold)는 영국의 전통 마을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양의 우리를 뜻하는 cot(코트)와 월드(wold)에서 유래되었다.


월드(wold)는 고원 또는 낮은 구릉이나 언덕 지형을 뜻한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오름과 비슷하며 걷기에 좋고 풍경이 아름다워 걸을 수 있는 둘레길(trail)이 많다.


2010년 둘레길 중 하나인 코츠월드 웨이는 한국의 제주도 제3코스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 도시의 옛 가옥들은 지역에서 나는 석회암으로 지어졌고 돌이나 타일을 재료로 하여 양쪽 방향으로 경사진 박공지붕으로 덮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리는 코츠월드 중 '버튼 온 더 워터 마을'과 '바이버리 마을'을 다녀왔다.



버튼 온 더 워터 마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마을 한가운데로 윈드러시(Windrush) 강이 흐르고 벌꿀색의 벽돌 건물들이 강가에 들어서 있는 작은 마을이다.


넓지만 깊지는 않은 개울 같은 강을 중심으로 상점과 집들이 모여있고 사람들은 이곳에서 만나서 소통하고 휴식한다. 이 마을의 중심축 같은 곳이다.



어린아이도 발을 담그고 서 있을 수 있을 만큼 강물은 얕고 잔잔하다.

그래서 물에 들어가려는 아이를 아빠가 평화롭게 서서 보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자연과 풍경이 아름다우니 그 속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아름다워 보인다.



평화롭고 조용하다.

강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뭔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강가에 있는 의자나 풀밭에 앉아 물을 바라보며 그냥 앉아 있다.

그 모습에 기분이 묘하게 울컥했다. 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는 거였구나...


목울대가 치받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뛰어다닌 나의 지난날에 갑자기 위로를 보내고 싶어졌다.



영국의 특징적인 문화 중 하나인 애프터 눈 티(Afternoon Tea)

점심식사 후 차와 간식을 먹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애프터눈 티는 영국을 상징하는 문화이다.


스콘과 케이크가 곁들인 홍차를 천천히 마시며 우리는 이 마을의 아름다움과 이제까지 영국에 와서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했다.


평화롭고 행복했다. 많은 것을 볼 때보다 여행 온 기분을 훨씬 더 만끽한 시간이었다.


삶의 방식은 참으로 다양하리라. 내가 쥐고 있는 것들을 놓았을 때 얻을 수 있는 평화... 그 평화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햇살 아래 홍차를 마시며.



차를 마시고 있는데 우리 바로 옆에 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강가 상점에는 예쁜 소품을 파는 곳이 많았다.

구경하다가 일행을 놓쳐서 한참 헤매느라 본의 아니게 마을 골목골목을 걸어 다녔다.


잠깐이었지만 낯선 시간 속을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 바이버리 마을로 이동했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바이버리((bibury)는 자연과 전통 가옥의 모습이 잘 보존된 곳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 눈을 어디에 두어도 카메라를 어디에 두어도 아름다운 동화 속이다.

영국의 작가이자 건축가였던 윌리엄 모리스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동네이기도 하다.


바이버리는 송어 양식지로도 유명하다.

오래된 송어 양식장에서는 3~10월까지 송어 낚시도 가능하며 송어 양식장에 인접해 있는 스완 호텔은 1650년 오픈한 컨트리 호텔로 바이버리의 세월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코츠월드의 마을 대부분 그렇듯이 특별한 관광지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연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영국 전통 가옥을 보며 마을을 산책하듯 돌아보는 것이 여행의 전부이다.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것은 콜른(Coln) 강이다.


콜른강은 영국 코츠월드 지역을 흐르는 강으로 송어가 많이 살고 있어 강변을 따라 걸으며 송어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습지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나 강물은 놀랄 정도로 맑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와 같이 튀어나와도 놀랍지 않을 풍경이었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작은 창문과 굳게 닫힌 철문의 오래된 석조건물들은 이곳을 더더욱 영화나 동화 속 세상처럼 느끼게 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평화롭고 비현실적인 마을을 보는 것만으로도 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런던을 떠나 야간열차를 타고 콘월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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