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 나는 환자이자 간호학생이었다

병을 아는 만큼 더 겁이 나는 요즘

by beautyshin

3학년 기말고사 기간


그때의 나는, 간호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2026.1.20에 돌아보며.)


2025년 3학년 기말고사 기간의 나는

이제 제법 ‘간호학과 사람’ 같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공부와 실습,

그리고 인생이라는 더 큰 과목 앞에서

여전히 배우는 중인 학생이었다.


더블 수업은 이미 일상이었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딱 한 달 간격으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한 학기는 눈 깜짝할 새 흘러가 버렸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시간.

곧 시작될 응급실 실습을 떠올리면

가슴 한쪽이 조용히 먹먹해지곤 했다.


실습복을 입고 병원 현장에 서게 되면,

그때까지 내가 배운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손끝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사실 실습땐 우린 V/S check 만 한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다~


몸살 기운이 몰려왔고

기침에 콧물까지 겹쳤다.

오랜만에

‘아픈 사람’의 자리에

나 자신이 앉아 있음을 느꼈다.


평소 같았으면

“에이, 감기겠지” 하고 넘겼을 텐데

실습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내 몸에도 유난히 조심스러워졌다.


그때 처음으로

내 몸 역시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들려온

엄마의 건강 소식은

마음을 더 깊이 짓눌렀다.


당뇨 합병증이

심장과 눈까지 찾아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간호를 배우고 있음에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처럼

그저 무력해진 기분이 들었다.


병을 아는 만큼

오히려 더 겁이 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그럴수록 더 간절해졌다.


내가 배우고 있는 이 모든 것이

언젠가는 엄마를 지켜줄 수 있기를,

그리고 나와 같은 누군가의 딸을

조금이라도 안심시켜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날도 노트를 펼치고

조용히 책장을 넘겼다.


서툴렀지만,

그때의 나는 분명

간호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간호학생으로,

엄마의 딸로,

그리고

아들의 엄마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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