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요가하기(One Nimman Free Yoga)
One Nimman (Chiangmai, Thailand)
(남편의 시선)
요가를 처음 접한게 벌써 4개월 전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요가보다 맨몸운동을 더 많이 했는데, 여행을 와서는 요가수련에 더 재미를 붙이고 있다. 요가는 와이프과 같이 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는 근력도 많이 필요로 하지만 수련을 오래 한다고 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처럼 근육이 커지지는 않는다. 요가가 필요로 하는 최대 근력은 자기 몸무게(body-weight)를 지탱할 만한 힘이기 때문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자기 몸무게 그 이상의 바벨이나 덤벨로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가를 하면서 내가 부족한 신체능력은 근력보다는 유연성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진 round-shoulder (말린 어깨)부터 좌우골반의 불균형, 그리고 짧은 햄스트링까지. 몸의 정렬과 유연성이 필요로 하는 동작들에는 아직 많은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몸의 정렬과 유연성, 근력 모두는 결국 바른자세로 일상생활을 해나가기 위함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운동할 때 뿐 아니라 평상시에 바른 자세를 갖도록 인지하는게 중요하다. 24시간 중에 운동으로 교정할 수 있는 시간은 1-2시간. 남은 시간은 결국 평상시에 바른 자세와 몸의 정렬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요가 수업을 듣고,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연남동에 있을 법한 아주 까리하고 맛있는 브런치카페였는데, 그곳 의자가 등받침이 없는 의자였다. 처음 앉을 때는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앉았지만 이내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를 꼬거나 구부정하게 앉게 되었다. 바른 자세로 앉는다는게 그만큼 어렵다. 그래도 4개월 전에 비하면 나의 몸은 많이 유연해지고 균형을 찾았다. 이렇게 꾸준히 수련을 하면, 지금은 안되는 동작들도 하게 되고, 더 바른 정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님만해민에 숙소 정한 것을 만족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원님만 요가수업이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 9시반에 진행되는 요가 수업은 무료이긴 하지만 수업의 난이도도 있고, 선생님도 잘 가르쳐 주시고 무엇보다 넓고 예쁜 광장에서 국적과 성별을 모르는 여행객과 현지인 50여명이 모여 요가를 수련하는 경험은 늘 새로웠다. 치앙마이를 떠날 날이 다가오면서 이곳에서 더 이상 수련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
목요일은 우리가 한달살기를 하며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Ashtanga 수업이 있는 날. 평소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광장에는 이미 수업을 들으러 온 많은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우리는 구석에 앉아 조용히 수업을 기다렸다. 매일 15분씩 늦게 오던 선생님도 오늘 우리가 마지막 수업임을 알았던지 정시에 오셨다. 약 70분정도 진행되는 Ashtanga 수업. 이 공간에도, 이 분위기에도, 선생님의 Teaching에도 익숙해진 우리는 마치 1년은 그곳에서 수련한 사람처럼 능숙하게 동작들을 이어 나갔다.
하이라이트는 수업의 끝자락에 진행되는 머리서기. Head Stand동작을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주신 후,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연습할 시간을 주시는데 1주차 때는 하염없이 요가고수들의 머리서기를 지켜봐야만 했던 나도, 이제는 당당히 머리서기를 하게 되었다. 넓은 광장에 한명씩 머리서기를 하며 솟아 오르는 모습이 마치 지각변동이 있던 지구의 융기를 연상케 한달까.
그렇게 너무나 좋았고, 마지막이라 아쉬웠던 아쉬탕가 수업이 끝나고 그동안 가르쳐준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이 와이프를 보며 "You are very flexible, and strong, keep working!" 이라며 칭찬을 해주셨다. 순간 "그럼 저는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우리의 마지막 기억을 아름답게 남기고 싶어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우리의 치앙마이한달살기를 풍요롭게 채워주었던 원님만요가! 인연이 닿는다면 다음에 다시 한 달살기 하러 와서 만나요.
(아내의 시선)
남녀노소 다양한 인종이 함께 아쉬탕가를 하는 소중한 경험을 원님만에서 했다. 무료지만 여타 요가원의 유로클래스에 밀리지않는 선생님들의 티칭과 수련 난이도덕분에 한 달간 매트위에서 참 많은 땀을 흘렸다.
대자연을 핑계로 3일간 쉬고 하는 요가는 이렇게나 좋은 것을. 요가는 이래서 좋다. 하루종일 아침을 수련으로 열었다는 뿌듯함이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