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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살면서 이렇게 많이 내린 비는 처음입니다" "내 생전에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최근 폭우 현장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다.


 2022년 8월 서울에 내린 비는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비였다. 일 강수량, 시간당 강수량 모두 기존의 기록을 경신하는 관측사항 115년 만의 폭우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호우가 내리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7~8월 두 달 동안, 많은비가 쏟아져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천5백 명을 넘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경험하지 못한 위기가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반복적이고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한 위기를 바라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역사적으로 이런 위기의 순간은 많이 있었지만 위기의 신호를 무시한 리더가 있다면,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만든 군주도 있었다. 그 위기가 지금도 계속된다는 점에서 시대라는 옷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그대로다. 과거의 지나간 일들이 지금도 유용한 교훈이 되고, 이것들을 응용하면 새롭게 발생하는 어려움도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책 읽기의 효용 중 하나는 '지나간 일들을 살펴서 현재와 앞날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옛날과 오늘은 다른 점이 많다. 환경과 기술의 수준, 사회구조도 다르다. 하지만 삶의 근본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의 위기 대응 노트》는 수많은 재난, 위기, 문명의 대전환을 맞아 조선의 리더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고 위기를 넘겼는지에 대한 20가지의 사례가 깊이 와닿는 통찰을 준다. 조선의 리더들 선택을 현대적인 관점과 이론으로 위기 상황을 준비하고, 결정적인 선택을 앞둔 이들에게 교본으로 삼을 만하다.


 인간이 재난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인간이 어떻게 대비하고 대응하는지에 따라 재난의 결과는 달라진다. 예방을 강조한 세종은 평소 재난의 작은 기미만 보여도 즉각 대응했다. 이 밖에도 구휼 행정 전반을 정비했는데, 흉년이 든 지역의 수령에게 구휼미를 사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는데, 상급 기관의 허가를 받느라 백성을 살릴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었다. 또한 최고 전문가를 현장 지휘관으로 파견하여 신속하게 중앙정부의 협조를 함께 끌어내며 피해를 조기에 수습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인재경영의 프로세스에서도 책봉된 세자가 왕위 계승자의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세심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왕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전문 육성기관인 시강원을 설치하여 세자를 훈련하고 피드백과 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는 지도하였다.


 우리 삶에는 여러 가지 위기가 있다. 천재지변의 위기, 판단과 결정의 오판으로 발생하는 위기, 건강과 경제적인 위기 등.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들도 있지만, 과거의 역사를 들추다 보면 반복적으로 그리고 예상되는 위기들도 충분히 눈에 보이게 된다.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복기하고, 위기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기출문제집 같은 위기관리 대응 노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소개도서

《조선의 위기 대응 노트》 (김준태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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