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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플래폼 Dec 31. 2017

건축학도가 말하는 건축이야기 (1)

대한민국 건축을 말하다 vol.1


[대한민국 건축을 말하다]

건축학도편 (1)


에이플래폼에서는 2017년 총 3개월에 걸쳐 전국 건축학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3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설문에 참가해주었고, 개개인 모두 대한민국 건축계에 대해 진심어린 걱정과 함께 어디서도 풀어놓지 못한 고민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에이플래폼은 지난 2년 동안 전국의 300명이 넘는 건축가를 만났고, 100여 건축학도들과 각종 행사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건축가와 건축학도들 사이 소통채널의 부재로 인해 상호오해와 불신이 쌓여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실 건축학도들의 경우 지도교수와 외부강사로 오는 건축가분들을 제외하고는 현업 종사자들과의 접점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바라보는 건축계는 본인들이 실습한 회사의 모습 혹은 가까운 선배들이 들려주는 몇몇 사무소의 이야기로 재단되어 나타납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실습이후 건축에 대한 환상이 깨지게 되었다며 자신의 미래직업으로 건축을 지속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반면 기성 건축가 그룹은 건축계에 들어오는 젊은 건축인이 부쩍 줄어들었다며 인력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건축계의 동력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축계는 10년 전에도 힘들었고 20년 전에도 힘들었으며 현재도 여전히 힘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직업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건축의 경계가 확장되어가는 오늘 날, 건축학도들이 건축을 대하고 이해하는 태도는 과거와는 분명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훗날 건축가들의 세대교체가 되어지는 때, 대한민국의 건축계와 건축문화는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현재와는 다른 모습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날, 건축학도들은 건축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그리고 건축학도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무엇이며 건축가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할까요?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서로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정보들. 그래서 오로지 경험으로 판단해왔던 이 모든 것들을 정리하여 우리의 건축계가 직면한 문제와 그 변화의 방향을 인지하고, 오늘날 젊은 건축인과 건축가 사이 상호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마련하려합니다.


이를 통해 2018년,

대한민국에 보다 나은 건축문화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총 293명의 건축학도가 설문에 답하였고, 이 중 3명은 해외체류 중인 건축학도, 17명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건축학도입니다. 다행히 1학년부터 5학년까지 다양한 그룹이 참여해주었습니다.^^ 덕분에 각 학년 별 고민의 내용과 생각의 변화까지도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첫 질문은 가장 기본에서 시작했습니다.

건축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60%가 넘는 학생들이 건축에 대한 관심과 흥미. 그리고 건축가로서 성장하는 것을 꿈꾸며 건축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인 수능성적에 맞춰서 건축과에 입학했다는 것(10.1%)인데요. 과거 이공계에서 비교적 상위권에 속했던 건축이 요즘은 거의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타학과로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일단 만만한(?) 건축과에 입학을 한 뒤 편입이나 전과를 준비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ㅠㅠ 


그래서일까요?


아래 문항에도 나오지만 <건축과 재학 중 힘든 순간>을 적은 칸에 '탈건축을 선언하고 분위기만 흐리는 선후배,동기들'이라는 씁쓸한 답변이 보입니다. 


만약 매년 이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면 <수능성적에 맞춰서 입학(10.1%)> 했다는 비율과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어서 건축과를 왔다는 <취업목적(6.4%)>의 비율이 역전되는 날이 올까요?


<타인의 영향(9.7%)>은 부모님이나 친인척들이 건축가여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건축가로의 꿈을 가지고 자랐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건축과를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글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와 마찬가지로 <꿈> <흥미> <관심> <매력> 등의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멋>의 경우, '멋진 건축가가 되고 싶다'라는 의미보다는 '멋진 건축가들을 보고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는' 의미의 답변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어떤 건축가분들이었는지 궁금하네요~^^



▼ 아래는 수백 개의 답변 중 대표성을 띠거나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선별한 것입니다.

건축학과가 5년제여서 1년 더 대학생으로 남을 수 있다니..

어차피 건축학과 학생들은 2,3학년 정도에 한 번씩 휴학한다는 건 함정ㅎㅎㅎ (6년 대학생...)



건축과 재학 중 힘든 순간은?

가장 많은 학생들이 역시나 밤샘설계를 꼽았습니다. 설계실에서 층층히 쌓아 놓은 핫식스와 구석에 놓인 간이침대는 이미 너무 흔한 풍경이 된 지 오래입니다.


밤을 새가면서 설계를 했는데 아이디어는 안 떠오르고, 모형은 디벨롭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시간에 교수님에게 까(?)이고.. 교수님 크리틱 디벨롭 시키느라 다시 밤을 새는 풍경.. 으로 요약하면 될 듯 합니다ㅠㅠ


1주일에 2번씩 진행하는 크리틱으로 모형비는 계속 나가고.. 졸업작품 한 번 할라치면 눙물이ㅠ
대학 5년 동안 교양과목 충실히 들었던 분~ 손?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에 보다 나은 건축문화를 꿈꿉니다. ⓒ에이플래폼



건축학도편 2부

- 방학기간 주로 무엇을 하나요?

- 졸업 이후의 계획은?

- 학년 별 건축에 대한 생각의 변화

- 건축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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