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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Jun 08. 2020

A10. MBA 와 경력 관리


   직장인의 경력 관리는 중요합니다. 어떤 경력을 갖추는 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10년 또는 2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경력을 관리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랜 경력을 가진 선배들은 '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어느 날 문뜩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되었을 때 ‘경력관리’ 보다는 ‘인생 2막’이 먼저 떠오를 나이가 됩니다. 경력관리를 염두에 둔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경력 관리의 방향성을 짚어봅니다.  


   우선 누구나 아는 경력 관리의 방향은 직급의 수직선입니다.  직장인들은 자격증이나 영어를 공부하고 승진 시험을 준비하면서 자기 계발을 합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합니다. 직급의 수직선 측면에서, 먼저 승진한 사람과 나중에 승진한 사람의 차이는 길어야 몇 년입니다. 승진이 몇 년 누락되면 상심이 크지만, 30년 직장 생활을 기준으로 보면 비슷합니다. 경력 관리는 백 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또 다른 경력의 방향은 직급의 수직선과 직각을 이루는 직무의 수평선입니다. 직무의  수평선은 인사, 재무, 마케팅, 영업, 엔지니어링, R&D, 전략, 기획 등으로 나뉩니다. 직무의 수평선은 마케팅 부서의 직원이 영업 부서로 이동하거나 엔지니어링 부서의 직원이 전략 기획 부서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직장인이 직무의 수평선을 만날 때는 업무에 익숙해져 매너리즘에 빠질 때, 미래를 고민할 때, 업무에 불만이 쌓일 때, 지금 하는 일이 맞는 지 의문이 들 때입니다.


   경력 관리는 직급의 수직선과 직무의 수평선으로 이루어진 이차원 평면 구조입니다. 모든 직장인들은 주로 직급의 수직선에서 위로 이동하고, 그 중 일부는 직무의 수평선을 이동합니다. 그리고,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삼차원의 세번째 선을 인지합니다.  세번째 선은  주변에서 중앙으로 향하는 것으로 조직의 평범한 인재에서 핵심 인재로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핵심 인재 또는 우수 사원이라는 이름으로 전체 직원의 10% 정도를 별도로 관리합니다. 회사는 교육 이나 해외 연수, 승진, 그리고 중요 업무 할당 등에 우선권을 부여합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사원일 때부터, 경력이 쌓이면서 능력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과장이나 차장부터 핵심 인재가 됩니다.  


   삼차원의 경력 관리는 ‘용 꼬리와 뱀 대가리’ 이야기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용 꼬리도 용이지만 가장 하찮은 것이고, 뱀 대가리는 뱀이지만 최고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를 꼴찌로 졸업해도 서울대 출신이고 지방 대학에서 수석 졸업을 해도 지방 대학 출신입니다. 대기업에서 만년 과장으로 지내도 대기업 사원이고, 중소기업에서 임원으로 지내도 중소기업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사례의 느낌은 다릅니다. 학교는 용 꼬리가 나은 것 같고, 직장생활은 중소기업이 나은 것 같습니다. 대기업의 평범한 직장인과 중소기업의 핵심 인재나 임원은 직장생활의 만족도가 크게 다릅니다. 작은 기업의 임원이 대기업의 만년 과장 보다 백배는 낫습니다. 


   삼차원의 경력 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용 꼬리와 뱀 대가리’의 이야기처럼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로 나아갑니다. 경력이 짧은 사람은 큰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선호하고, 경력이 긴 사람은 탄탄한 중소 기업이나 작은 외국계 기업을 선호합니다. 경력 관리의 방향은 생각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다릅니다.  


   경력 관리를 이차원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은 머리 속에 MBA라는 단어가 맴돌기는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있습니다. 한 두 번 즈음 생각하고 쉽게 잊어버립니다. 경력 관리를 삼차원으로 인지한 사람들은 자기계발을 통해 핵심 인재에 다가갑니다. 그들은 MBA 과정을 경력 관리의 여정 중에 하나의 관문으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언제’를 고민하지 ‘왜’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경력 관리를 반드시 삼차원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경력 관리의 방향과 목표는 모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MBA 학생들을 멀리서 보면 비슷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어마어마하고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영어도 잘하고 발표도 잘하고 성적도 좋은 사람들이 차고 넘칩니다. 분명한 것은 MBA 졸업생들 중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 것이 아니라 MBA 입학생들이 이미 대단한 경력을 가졌습니다. 삼차원의 경력 관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MBA는 종착지가 아니라 중간 기착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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