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ya Apr 02. 2021

#8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도서관 매점 아주머니가 분주하다.
점심시간이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남편과 작은 감정다툼을 했다.
피곤하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창문 밖 잔디를 다듬는 아주머니들이 덥다.
숟가락 식판 부딪는 소리가. 난다.
밥냄새가 진하다.
피곤하다.
웃고싶다.
루시드폴 노래가 좋다.
노래 위에 눕고 싶다.
날카롭고 힘겹고 무거운 것들이 싫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뜻하다.
도서관에는 잔디가 많다.
세금이 많이 들었겠다.
잔디에는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햇빛이 뜨겁다.
그래서 들어갈 자리가 없다.
관상용은 싫다.
사람이 없다.
관상용이 세상을 지배한다.
보기 좋은 것만 살아남는다.
생명이 없어진다.
살아있는 것은 관상용이 될 수 없다.
우리는 70% 관상용 이 되었다.
우리는 30%만 살았다.
야영 간 둘째를 기다린다.


                                                -    어느여름  도서관 앞마당

매거진의 이전글 #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