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 위에
생각에 이름을 지어 적는다.
내 마음을 한 글자씩,
고독은 잿빛 자리에 머물고
상념은 잎맥을 따라 퍼진다.
시냇물 위로 떠나보내는 마음,
그 이름들이 천천히 떠내려간다.
떠오르는 생각마다
낙엽 위에 쓰여 있다 믿어보자.
그 말이 속삭이듯 멀어지고
그림자가 얹히듯 그대로 느껴본다.
시냇물 옆에 멈추어 서서
흐름을 재촉하지 않고,
속도를 바꾸려 하지 않으며
오직 흘러가는 낙엽에 시선을 둔다.
낙엽이 어딘가 닿아도
손대지 않고 그저 바라본다.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조차
있는 그대로 떠나보낼 준비를 하며.
흐르는 시냇물 위로,
낙엽 위에 적힌 생각이
조용히 내 눈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