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2시 11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 Oct 27. 2024

소울메이트

사람들은 말한다. 

소울메이트는 꼭 어디엔가 있다고, 

언젠가 그를 만난다면 모든 퍼즐이 맞춰질 거라고.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믿고, 

그를 찾아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 

삶의 틈마다 어딘가 맞지 않는 조각을 손에 쥐고, 

누군가 그걸 완성해주길 바랐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너와 나는 서로의 빈곳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 슬며시 기대어 보았다. 

나는 너의 깊은 골짜기였고, 

너는 나의 낮은 언덕이었다.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이 흘러내리고,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채우며 우린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었다. 

아무리 곁에 있어도, 아무리 나를 이해해주어도, 

결국 그 빈자리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있다는 것을. 

네가 채워줄 수 없는, 

내가 감당해야 할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울메이트란 어쩌면 서로가 아닌, 

각자의 길을 걸으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다독이는 사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함께 걸으며 우리는 각자의 고독을 인정하고, 

그것을 함께 나눌 뿐이었다. 

각자의 상처를 안고도 여전히 혼자일 수 있는 용기, 

그 고요한 사실이야말로 진짜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이전 10화 바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