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by 고효경

너는 밀려오는 파도
불쑥 내 마음을 휘감고
끝없이 나를 덮치네


부드럽게 스미고
거세게 부딪쳐
물기를 남기고 가네


나는 바닷가의 바위
그 자리에 묵묵히 서서
흔들리지 않으리


네가 아무리 요동쳐도
나는 부서지지 않아
네가 만들어낸 소용돌이 속에서도
내가 더 단단해질 뿐


또다시 너는 온다

성난 물보라로 나를 감싸지만
결국은 잔잔해지겠지


너는 가고

나는 남아
어둠을 뚫고 스며드는
희미한 빛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서 있을 거야


네가 삼킬 수 없는 것

네가 흩을 수 없는 것

네가 끊을 수 없는 것
그게 바로 나니까.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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