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눈빛으로 벽시계를 바라본다
시곗바늘이 반쯤은 늘어져있다
시간은 누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깨어야 한다
일어나야만 한다 다시 잠들면 안 된다
꿈과 현실의 선이 흐려지고
일과 삶의 경계가 사라진다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하지?
해야 할 일은 있지만 하고 싶지가 않다
침대 스프링 안으로 들어가 사라지고 싶다
끝없는 마라톤
목적지도 중간 휴게소도 없다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같은 시간의 반복
이 고요 속에서 흐르는 숨결이 무겁다
시간은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눈을 감고 싶은 마음, 깊이 잠들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나를 붙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