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나이에 서서

by 고효경

엄마가 나를 낳았던 지금의 나의 나이

엄마는 나를 낳고 어떤 눈빛이었을까?


세상과 이별을 너무 일찍 준비한 그녀

나는 그녀에게 기쁨으로 머물렀을까?

혹은 잠시 찾아온 생의 미소였을까?


늙은 몸

숨겨둔 상처와 무거운 시간들이 깃든

그녀의 몸에서 지우려다 낳았다는

나를 품으며 이미 자식 많은 집에

마지막으로 태어난 막내딸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한 번도 묻지 못했던 질문이

이제야 목 끝에 걸린 채

생명과 죽음의 길목에서 내게 안겨 숨 쉬던

그날의 그녀에게 묻는다


죽음이 손짓하던 그 맑은 날

엄마는 나를 위해 그리운 생의 무게를

조용히 움켜쥐었지

크게 떨렸던 호흡과 노란 눈물은

나를 두고 그대로 떠나야만 하는

그녀의 안타까움이었을까?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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